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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정미 전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안전 산울림] 특성화고 실습생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가장 힘든 일 해"
- 사고나면 제도강화, 또다시 흐지부지..특성화고 실습생 안전
- 여수 요트업체 실습 중 사망 홍정운 군, 잠수자격증 없는데도 잠수작업..2인1조 안전수칙도 안지켜
- 특성화고 실습현장 규정, 2017년 제주 이민호 군 사망 이후 강화됐다 업체 선정 수월 이유로 사실상 없어져
- 고교 실습생 신분이라 산재집계에도 빠져..중대재해처벌법도 사각지대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오늘 첫 순서는 안전 산울림으로 시작합니다. 기본만 지켰더라도 안타까운 목숨을 지킬 수 있었던 산업안전 사고들을 이 시간을 통해서 짚어보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전남 여수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한 요트 업체에서 현장 실습 중이었던 고등학생이 혼자 일을 하다가 사망하게 된 것인데요. 예비산업인력인 현장 실습생, 특히 특성화고 실습생들의 안전 문제 이 시간에 짚어보겠습니다. 여수 현장 습생 사망사고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의 송정미 전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대표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송 대표님 나와 계세요?
◆ 송정미 전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대표(이하 송정미)> 네, 안녕하세요. 송정미입니다.
◇ 김양원> 네 안녕하세요. 자, 지난 6일이었습니다. 특성화고 3학년이었다고 들었는데요. 고 홍정운 군은 요트 업체의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고 당일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 송정미> 고 홍정운 학생은 9월 27일부터 현장 실습을 사고 업체인 신호 해양 업체로 나가서 일을 시작한 학생이에요. 그런데 그 일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그 바닷속에서 요트 바닥의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가 이제 물속에 잠기는, 그런 익사한 사망 사건입니다.
◇ 김양원> 홍 군이 이렇게 뭐 수영을 하거나 이런 잠수 자격증이 있다거나 하는 학생이었나요?
◆ 송정미> 아니요. 이제 여수 과학 해양고 해양 레저 과였는데요. 홍 군은 잠수부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이제 그래서 자격증이 없었고 학과 과정 공부하는 중에 좀 작은 사고가 있었대요. 이제 그 뒤로 좀 트라우마처럼 물을 좀 싫어하는......
◇ 김양원> 해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3 학생이었고 잠수 관련한 자격증도 없었고 심지어 물에 대해서 상당히 두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 직원도 아니고 실습생이었잖아요? 왜 실습생에게 잠수까지 해야 하는 요트 청소를 시켰나, 주변에서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있거든요.
◆ 송정미> 그 일은 절대로 홍정운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객관적으로도 그렇고 또 법적으로도 절대 금지된 업종이에요.
◇ 김양원> 법적으로도?
◆ 송정미> 네 그렇죠. 왜냐하면 고등학교 3학년 현장 실습생이기 때문에 유해한 업종에는 현장 실습으로 갈 수가 없고요. 또 하나는 만 17세여서 우리나라로 따지면 연소근로자에 해당해요. 그리고 정확히는 아동에 해당하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특별 보호 대상이란 말이에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그래서 잠수 작업이나 탄광, 석탄업체, 그리고 위험 물질을 다루는 것들 있잖아요? 화학제품, 이런 폭발물. 이런 것은 절대 금지 종목이어서 사실 법적으로 따지면 상당히 형량이 무거워요. 그런데 (요트업체)사장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업무에 대해 지시를 했겠죠, 그래서 거절하지 못하고 한 것 같아요.
◇ 김양원>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우리 보통 2인 1조로 일하게 되어 있다고 하잖아요. 그날 홍 군은 함께 그 작업을 한 사람이 있었나요?
◆ 송정미> 없었죠. 지금 그와 관련해서는 해경이 정확히 조사하겠지만 일단은 저희들이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다음 날 오후에 그 현장에 가봤거든요. 요트 자체도 그 주변 요트보다는 굉장히 오래된 요트였어요. 수심이 한 7, 8m 되고요. 그리고 정운 학생이 거기에 있을 때, 누구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되었는데 그것이 안 되어 있어서 정운 학생이 물속에 잠긴 뒤 그 주변에 (다른 업체)요트 사장님이 좀 떨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학생이 보이다가 안 보이니까 그 주변 사장님이 잠수 경력이 있어서 그분이 물속에 들어가서 정운 학생을 건져낸 거죠. 시간이 너무 많이 갔었고 정운 학생은 119에 실려가서 긴급 조치를 받았지만, 사망하게 됐어요.
◇ 김양원> 학교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실습을 나간 것인데 그렇다면 엄선된 업체에 보통 학생들을 보내지 않습니까?
◆ 송정미> 우리나라 현장 실습 제도가 그래서 굉장히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거예요. 현장 실습을 학생들이 가서 만약에 정말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면 교육적인 장치들이 다 완벽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선도기업이라고 해서 법적으로 요건이 까다로워요, 상당히. 교육 실습이 가능한 업체의 현장 교사도 있어야 하고, 학습 교육할 수 있는 장비들이 다 마련돼 있어야 하고, 안전장치도 되어 있어야 하고... 그래서 선도 기업에 처음에는 보내게 되어 있었죠. 근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장비를 갖추고 교육 학생들을 받아서 실습을 시키고, 교육을 시킬만한 회사 자체가 없어요. 대기업이 아닌 이상 5인 이상, 30인 이상 기업에 어떻게 장비들이나 시설을 갖춘 데가 있겠어요? 국가에서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기업에서 그거를 어떻게 받겠어요. 그러니까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실습)업체가 안 나타나니까 그 조건을 계속 완화해 줬어요. 2019년도에도 완화해주고, 2020년도에도 완화해줘서 이제 누구나 신청하면 현장 실습이 가능한, 기업의 제약 조건들이 다 풀린 거죠. 그래서 홍정운 학생도 그 회사가 선박 회사도 아니고 그냥 해양 레저, 마을 관광하는 곳이에요.
◇ 김양원> 지금 말씀 중에 신청만 하면 된다, 어느 업체든.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테지만 몇 년 전에 제주에서 발생한 고 이민호 군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역시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었던 청소년이었는데 학생 신분으로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안타깝게 사망하고 말았죠. 그 사건 이후로 특성화고 실습 현장에 대한 규정이 좀 강화된 걸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죠?
◆ 송정미> 그전에는 학생들이 6개월 현장 실습을 하게 되어 있었어요. 당시에 현장 실습생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해서 그 당시에는 노동자라는 신분을 유지하게 돼요. 학생이면서 노동자였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어기면 어쨌든 회사는 노동법을 어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적용 대상은 그런 법이 상당히 엄격하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측면이 있었고요. 그런데 고 이민호 군 사망 사건 이후로 문제가 많다 해서 학습 중심 현장 실습으로 바뀌어요. 그러면서 6개월에서 3개월로 바뀌는데요. 그런데 이 3개월이 3학년 과정의 2/3,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사 과정 있잖아요? 2/3를 맞춰야 현장 실습에 가게 돼 있었어요. 그러면 3학년 학기말이 되잖아요?
◇ 김양원> 2학기 때 가게 되는군요.
◆ 송정미> 그렇죠. 네 2학기 9월, 10월, 11월 이제 이렇게 가게 되는데요. 이것도 나중에는 그러면 또 안 되는 거예요, 이제 기업에서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이 시기도 조정을 무조건 가능하게 만든 거예요. 그래서 3학년이 되면 3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현장 실습을 먼저 하든 학과 과정을 나중에 마치든 상관없이 3개월 현장 실습이 아무 때나 가게 되어 있어요. 이러한 처음에 만들어졌던 규정이나 규범들이 서서히 다 사라진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아예 문이 활짝 열린 거죠.
◇ 김양원> 엊그제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유족들을 만나서 사과의 얘기를 했던데, 특성화고 학생들의 이런 현장실습 도중에 발생하는 이런 안전사고들 어떻게 집계는 되고 있습니까?
◆ 송정미> 학생이 공부하러 현장을 간 거예요. 그러니까 노동부에서는 책임질 이유가 없는 거죠. 근데 교육부도 근로감독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근로감독관도 없는데. 이민우 학생 사망 사건 이후로 각 학교마다 특성화고에 배정된 노무사들이 계세요. 학교에 한 명씩 담당은 있지만 그냥 상담하는 사람이에요. 현장에 가서 날마다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취업지원관 제도도 생겼어요. 근데 말 그대로 취업을 지원하는 선생님이세요. 그런데 이게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게 돼 있단 말이에요. 전문성이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업체를 가서 뭐를 어떻게 알아보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취업지원관 제도가 있지만 학생이 어떤 업체에 가면 어떻게 일을 하고 실질적으로 가서 보고, 보고받고 어떤 노동인권 침해가 있는지, 학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현장 검증도 하고 점검도 하고 해야 하는데 날마다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서류로만 끝내는 거예요. 근데 현실적으로는 맞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내놓은 유은혜 장관 보도 자료도 제가 보고요. 2017년도, 2018년도 교육부에서 내놓은 보도 자료도 봤는데 똑같아요. 중앙에서 지도하고, 점검하고, 감독하겠다. 실태 파악하겠다 전수조사하겠다. 이후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하겠다. 이 세 가지거든요. 그래서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이민호 군 사고 이전에도 또 있었잖아요, 현장 실습 사고가. 그때도 그랬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거예요, 똑같은 말들이.
◇ 김양원> 정부는 계속해서 전수조사와 관리 감독을 내세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어린 학생들의 안타까운 사고 줄어들겠습니까?
◆ 송정미> 저희들은 지금 현재의 현장 실습제도라고 하는 것이 직업교육 훈련 촉진법에 의해서 지금 직업계 고등학교가 현장 실습을 보내고 있는 거예요. 이 교육과정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거든요.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이기 때문에 일자리도 필요하잖아요. 취업으로 연결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11월까지는 학교 교육 과정을 다 마치고 전국적으로 일괄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이제 취업시킬 수 있는 정말 잘 된 기업, 이렇게 해서 정부에서 고용노동부에서 직업 신청을 받고, 기업 신청을 받고요. 12월에 일괄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에 취업기관을 선정해서 학교에서 1월, 2월 취업과 연계되고 그게 바로 노동부에서 이런 인증된 업체들 있잖아요. 인증된 업체에서 실질적으로 취업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자기 보호를 받으면서 충분히 숙련된 기능과 기술을 익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잖아요. 지금 현장 실습은 임금이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일은 밑바닥 노동을 하는데 실습비를 그냥 받고 있는 거거든요.
◇ 김양원> 제대로 된 최저임금을 조차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런 지적이신 거죠. 그 앞서서 이게 직업 교육 훈련 촉진법에 의거해서 이루어지는거라 교육과정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은 학교 교육 내에서 이러한 실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 안에 들어와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송정미> 그렇죠. 왜냐하면 우리 직업계고 학생들은 전부 다 자기 전공과가 있어요. 자기 전공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게 합당하잖아요. 그런데 현장 실습을 가는 업체는 자기 전공과 결합된 업체가 거의 없어요. 저희가 지금 말하기로도 80% 이상은 자기 전공과 별개의 공간으로 가서 실습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얼마나 위험하겠어요. 전혀 관계없는 곳에 가서 가장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가장 힘든 그러한 일을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현장 실습 학생들이 자살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총체적으로 정부에서는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해요. 이 사망 사건이 일어나서 당장 이렇게 하겠다, 이게 아니라 정말 근본적으로 직업 교육이라고 하는 정상화된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정말 산업체에 현장 실습으로 가야 하는지,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밟아야 되는지 이런 부분을 정말 깊숙이 들여다봐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양원> 이번 홍종운 사망사고 일단 노동부의 안전 감독은 이뤄진 상황이죠?
◆ 송정미> 일차적인 책임은 교육부에 있습니다. 근로 감독을 하겠다, 고용노동부는 그렇게 나왔거든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5인 미만이니까 해당되느냐, 안 되느냐도 따져봐야하고요. 각 정부 부처가 서로 떠미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부처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그리고 이번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해서 정말 우리 부처가 서류로만 이렇게 하는 자기 역할이 아니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런 문제 하나하나를 살펴봐야 하는데 따로따로 보면 해결책이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이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양원> 네. 고 홍정운 군 만으로는 17살이라고 하죠. 이렇게 어린 청춘들을 어이없게 떠나보내고 그 후에 관리, 감독 또 처벌을 하는 이런 사후 약방문식에 처방 더 이상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고요. 안전에 대한 권리, 특성화고 실습생이라고 해서 무방비 상태에 놓이면 안 되겠죠. 송 대표님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송정미>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정미 전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대표였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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