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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 대담 :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교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전군 최초 자살 예방 전문 교관. 70만명에게 보고듣고말하기 전파 (공군 권순정 교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지금 흐르는 노래는 자신의 환자에게 죽음을 당했지만 안전한 진료 환경과 마음 아픈 환자들이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임세원 교수의 추모곡입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코너는 말 그대로 우리의 아픈 마음을 보고 듣고 말하는 시간인데요. 아들을 군대 보낸 어머니의 심정으로. 또 군대 간 남동생을 걱정하는 누나의 마음으로. 마음이 건강한 군 생활을 위해 일조하는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오늘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함께하겠습니다. 공군본부에 권순정 교관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교관님.
◆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교관(이하 권순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이슈앤피플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권순정> 안녕하세요. 저는 자살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공군본부 권순정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계룡에서 오셨다고.
◆ 권순정> 충남 계룡에서 왔습니다.
◇ 김혜민> 여기까지 날아오신 건 아니시죠.
◆ 권순정> 기차 타고 택시 타고 왔는데 택시 기사님이 생명 지킴이 역할을 아주 잘하고 계시더라고요. 택시에서 앞에 타셨던 손님이, 또 시동생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셨는데 들어주셨다고 하시고. 또 할머니가 손주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그래서 기사님이 이미 생명 지키는 역할을 잘하고 계시네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김혜민> 정말 우리 사회 곳곳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분들이 계셔요. 우리 공군에서는 우리 권순정 교관님께서 지키고 계시는데 혹시 이 방송을 오늘 우리 교관님을 태운 택시기사님 듣고 계시면 #0945로 문자를 좀 보내주세요. 저희가 선물 보내드릴게요.
◆ 권순정> 제가 택시 번호 알고 있는데 뒷자리만 말씀드릴까요. 8109번 기사님.
◇ 김혜민> 8109 기사님. 문자 보내주시면 저희가 생명 지키시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저희가 선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우리 교관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한데 공군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 권순정> 저는 2011년도에 공군본부에 올라가서 전군 최초 자살 예방 전문 교관이라는 보직을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자살 예방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요. 자살 예방 정책 업무도 하고 또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전국 순회 교육을 다니면서 또 생명지킴이도 양성하고. 그러다 보니까 수시로 상담 전화들이 오거든요. 새벽에 올 때도 있고, 주말에 올 때도 있고.
◇ 김혜민> 다 공군들이에요.
◆ 권순정> 아니요. 전역한 병사들이나 여자친구, 또 부모님. 여러 가지 걱정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 김혜민> 그 일을 그럼 몇 년도부터 하신 거예요.
◆ 권순정> 자살 예방 교관으로는 2009년도부터 시작을 했고, 공군본부는 2011년도에 올라가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공군 말고도 다른 부대도 국군에서도 이런 자살 예방 관련된 업무를 하시는 분이 계세요.
◆ 권순정> 해군하고 육군에서 최근에 그 조직들이 생기고 저처럼 일하는 사람이 또 생겼어요.
◇ 김혜민> 정말 감사하네요. 저희 코너가 임세원 교수 추모 코너인데, 사실 우리 교관님께서 임세원 교수와 인연이 깊으세요. 어떤 인연이 있으세요.
◆ 권순정> 네. 임세원 교수님과의 인연이 저를 오늘 여기까지 오게 했잖아요. 덕분에 방송국 구경도 하고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프로그램을 매주 잘 듣고 있거든요. 근데 제가 여기 출연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심하더라고요. 앞에 계신 분들이 다들 말씀을 어쩜 그렇게 잘하시던지, 괜히 기가 많이 죽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또 PD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니까 정말 기쁩니다.
◇ 김혜민> 그러면 99년도에 군에 들어오셨는데 이제 이야기를 좀 이어가 주세요.
◆ 권순정> 그때 당시에는 제가 정비사로 일을 했었거든요.
◇ 김혜민> 여성 정비사가 지금도 많지 않고 그때도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권순정> 그때는 더더욱 많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그러다가 2011년도에 공군본부에 올라와서 이제 자살 예방 일을 하다 보니까, 힘들고 또 도망가고 싶고. 이런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또 그때 당시에는 자살 예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서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고요., 또 제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또 예방 업무라는 게 정말 어려운 게, 사고는 눈에 보이지만 예방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뛰어다녀도 누군가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좌절하기도 하고 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가끔 나도 하지 말까. 나도 그냥 도망가 버릴까. 나도 이런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소식 들을 때 이렇게 아프지는 않을 텐데, 막 그런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2013년도에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보급되기 시작을 했고 제가 강사 양성 교육을 받고 아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우리 장병들이 한 명이라도 더 듣게 하고 싶은 이런 간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는 프로그램이 3시간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세 번씩 막 교육을 했어요. 야간 교육도 하고 이러면서 보고 듣고 말하기를 계속 교육을 하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이 교육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러니까 99년도에 정비사로 일을 하다가 공군본부에 올라와서 자살 예방 일을 하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자살 예방에 대한 개념도 없고, 뭐 교제도 없고. 나름대로 개인전이었던 거죠. 열심히 하는데, 그런데 또 막을 수 없는 아픈 소식이 들려오면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임세원 교수가 주축이 돼서 만든 이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신 거예요. 열심히 하시다가 임세원 교수가 직접 전화를 또 주셨다면서요.
◆ 권순정> 네. 2014년도 어느 봄날이었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왔어요. 제가 이제 낯선 번호 오면 전화를 얼른 받는데, 전화기 넘어서 저 임세원 교수라고 합니다. 이 목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이 프로그램으로 계속 교육하면서 교수님 한번 뵙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교수님이 직접 저한테 전화를 주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교수님이 보고 듣고 말하기 1.6버전으로 개정을 하려고 하는데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찾았더니 그중에서 제가 현장 경험이 가장 많은 것 같아서 개정 작업에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 김혜민> 그때 정말 마음이 벅차셨을 것 같아요. 내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던 그 프로그램의 개정 작업의 스텝이 되다니 굉장히 벅차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보고 듣고 말하기.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버전까지 개발하신 거예요. 이게 그런데 버전이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버전이 다 달라요.
◆ 권순정> 이게 군 특성이 다 다르다 보니까 군복도 다르고 군 문화도 조금씩 달라요. 그러다 보니까 각 군 특성에 맞는 스트레스, 또 보호 요인. 이런 것들을 임상 요인을 다 분석을 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 김혜민> 그렇군요. 교수님 돌아가시고 나서도 계속해서 함께 했던 스텝들하고 또 다른 프로그램도 개발하셨다면서요.
◆ 권순정> 교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보고 듣고 말하기 2.0 버전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권 선생님 그때도 꼭 참여해 달라고요. 근데 그게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래서 많은 연구원분들과 같이 교수님의 뜻을 이어서 2.0 버전을 만들게 되었고요. 또 탈북민 버전, 청소년 버전, 교사용 버전. 이렇게 다양한 버전들을 개발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누군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을 한다면 그게 얼마나 복합적이고 힘든 이유들이 있겠어요. 또 사람 개인의 특색에 따라 그 사람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 따라 다를 텐데, 이런 전문가들이 세밀하게 우리 북향민, 또 청소년, 교사,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이렇게 세밀하게 나눠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주시니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제1회 임세원 상도 수상하셨어요. 왜 이 상을 우리 교관님한테 줬을까요.
◆ 권순정> 저도 이번이 이 상이 제정되고 나서 1회거든요. 이 큰 상을 제가 받게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또 딱 한 명한테 주는 상이거든요. 그래서 유족분들과 재단에 개인적으로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받으실 수밖에 없는 게. 2009년부터 자살 예방 교관 활동 시작해서 현재까지 4천 회 이상의 순회 교육과. 순회공연은 제가 들어봤어도. 전국 방방곡곡 순회 교육. 70만 명 이상의 군, 공무원 시민에게 생명지킴이 교육을 진행하신 거예요. 우리 교수님한테 한마디 하고 싶을 것 같아요.
◆ 권순정> 제가 그동안 자살 예방에 정말 미쳐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전국을 제가 돌아다니고 늘 집을 비워야 되고. 주말이든 새벽이든 또 상담 전화가 걸려오면 그때는 또 계속 받아야 되니까. 저희 가족들이 같이 외식을 나갔다가도 저 상담 전화 오면 보통 한 시간, 뭐 이렇게 상담 전화 받으면 기다려주고 이랬거든요. 그래서 늘 응원해 주고 기다려줬던 저희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직접 운전을 해서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가족들이 집에서 얼마나 걱정이 많았겠어요. 하지만 저희 가족들은 제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잘 아니까, 한 번도 저한테 이 일을 그만하라고 말한 적이 없었어요. PD님 괜찮으시면 이 기회 통해서 저희 가족들 지금 듣고 있는데 고맙다고 말 한마디 해도 될까요. 제가 핸드폰에 저희 남편을 완전 멋진 남편이라고 저장했거든요. 또 슬기랑 유동이, 늘 기다려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바쁘겠지만 계속 기다려줘야 돼. 그리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 김혜민> 그럼요. 누군가에게 아낌없이 본인을 내어주는 사람에게 또 그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최근에 우리 남편분이 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게 되셨다면서요.
◆ 권순정> 저희 가족들한테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저도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제 남편이 10월에 암 진단을 받고, 10월 말쯤에 이제 수술을 하는 상황에서 이 수상 소식을 듣게 됐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임세원상 수상자 소식을 듣고 제가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얼마나 위로가 되고 또 임 교수님이 교관님 정말 고마워요. 잘했어요. 칭찬해 주는 것처럼 들렸을 것 같아요.
◆ 권순정> 네, 맞아요. 교수님이 저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들에게 그동안 수고했어요, 라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거든요.
◇ 김혜민> 맞습니다. 분명히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 정말 잘했다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실 거라고 저도 기대하고 이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 교관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자, 그러면 군인들을 위한 자살예방센터라든지 심리상담센터가 군 안에 있는 건가요.
◆ 권순정> 네. 현재 군에서는 600여 명이 넘는 병력 생활 전문 상담관님들이 전국에서 장병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고 또 복무 부적응을 호소하는 우리 장병들을 도와주고 계시고요. 또 사고 예방을 위해서 심리상담 활동도 하고 있고 군에서는 24시간 위기 상담 전화를 받는 국방 헬프콜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또 임세원 교수님이 같이 개발했던 보고 듣고 말하기가 있잖아요. 각 군별로 이렇게 특성에 맞게끔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금 군에서는 매년 자살 예방 전문 교관을 양성하고 또 그 교관들이 각 부대에서 생명지킴이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나라를 지키는 우리 장병들은 우리가 지켜야 되니까. 그 역할을 정말 엄마의 마음, 아빠의 마음, 가족의 마음으로 우리 권순정 교관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지금 애쓰고 계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우리나라의 이런 제도들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 나아갔으면 좋겠다, 라는 아쉬움이 좀 드는데 해외 제도를 살펴보면 독일 같은 경우에는 외부에서 군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또 부당 행위에 대해서 신고를 접수해서 처리할 수 있는 군 인권보호관 제도가 있고요. 대만 같은 경우에도 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군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단체도 만들고 또 정부와 의회가 관련 제도를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거 보면서 아, 우리나라도 좀 이런 제도가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아요.
◆ 권순정>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군 외부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군인권센터라든가. 또, 많이 들어보셨죠. 육대전이라고 육군훈련소에서 대신 전해드립니다. 이런 SNS를 통해서 우리 장병들하고 소통하고 있고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해외 사례처럼 군 인권 보호관 제도라든가 이런 좋은 제도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게 시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생명지킴이 활동과 또 군 인권 강화, 이 활동이 함께 이렇게 쌍방향으로 진행돼야 또 든든하게 군대가 서지 않겠어요. 더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관님이 어떻게 활동을 하시고 강의하시는지 궁금해졌어요. 70만 명 이상의 군인, 공무원, 시민분들을 만나신 건데 자살 예방 전도사라고 불릴 만하세요. 어떻게 이 자살 예방 전도사 역할을 지금 감당하고 계신 거예요.
◆ 권순정> 과찬입니다. 원래 9월 말쯤에 2020년도 우리나라 자살과 관련된 통계가 발표가 됐거든요. 그런데 자살로 사망하신 분이 1만3195명입니다. 오면서 택시 기사분께 이거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매일 36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1시간에만 1.5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어요. 교통사고로 같은 해 사망하신 분은 3079명인데 자살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4.2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분들한테 네 명의 가족과 두 명의 친구만 있다고 해도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약 한 8만 명의 자살 유족분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은 이런 일을 원했던 분들이 아니시잖아요. 아무도 가족이 자살하기를 원했던 분들은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를 자살로 잃게 되면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신을 또 자책하고 죄책감에 다들 힘들어 하시거든요. 특히 우리나라가 자살을 금기시하고, 또 터부시하게 생각하고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이분들이 가족을 잃어도 말조차 할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디에도 위로받지를 못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의 정신건강 문제 또한 지금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살로 인해서 고통 받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뛰어다니면서 알잖아요.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 많이 뛰어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 김혜민> 교관님도 자살 유가족이라고 들었어요. 맞나요. 그 이야기 좀 해주세요.
◆ 권순정> 네. 저도 자살 유가족인데요. 가족과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늘 자책하고 아프고 고통스럽게 살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늘 세상을 원망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한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하게 살아가야 되나. 이런 생각도 했었고,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까 늘 세상에 화가 많이 났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말하고 싶었어요. 세상에다가.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원했던 일이 아니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말조차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늘 저한테는 힘든 일들이 많았었고 또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9년에 제가 경제적으로도, 또 여러 가지 이유로도 정말 많이 힘든 시기에 처음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우연히 듣게 됐어요. 근데 교육을 듣는데 자살로 사망하시는 분은 돌아가시기 전에 자살의 경고 신호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그날 경고 신호를 보다가 제 동료가 보냈던 신호가 거기 들어 있더라고요. 그걸 보는 순간 막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화장실에 가서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처음으로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하나가 생겼었어요. 지금 알고 있는 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이런 교육을 조금만 일찍 받았더라면 저한테 와서 마지막 인사를 했던 제 동료한테 괜찮냐고. 많이 힘들었냐고. 그 말 한마디만이라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이런 후회가 많이 드니까 이런 교육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저처럼 잃고 나서 이렇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 김혜민> 그랬군요. 그런 또 개인사가 있으셨어요. 더 일찍 보고 듣고 말하기 같은 자살 예방 교육을 받았다면, 내가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 안타까움을 그냥 개인의 안타까움으로 멈추지 않고 그러면 살려보자. 그래서 많은 사람들한테 이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을 시키고 계시는 거예요. 장병들이 이 교육을 처음 접할 때 반응이라고 해야 될까요. 어때요.
◆ 권순정> 처음 자살 예방 교육을 2009년부터 제가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저항이 정말 많이 심했어요. 자살 예방 교육이라고 하면 그때 당시에는 나는 안 죽을 건데, 내가 왜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합니까. 그런 분들이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자살 예방 교육은 내가 죽을까 봐 교육을 한다기보다는 우리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이런 자살의 경고 신호를 식별하고 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봐 줘야 되거든요. 물어봤다면 이 사람들이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이후로 우리가 또 잘 들어주고, 그 다음에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이런 서비스들을 잘 연계해주는 사람을 우리는 생명지킴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정말 아까 말씀 중에 단지 군대에 있을 때만 장병들을 케어하는 게 아니라 그 친구들이 전역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보고 듣고 말하기를 우리 교관님께서 실시하고 계신 거잖아요. 최근 한 10년간 군대의 자살 건수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군 사망사고 원인 중에 자살이 사실 압도적인 비율로 높아요. 이런 현실이 굉장히 마음 아프실 것 같아요.
◆ 권순정> 네, 맞습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자살은 말씀하셨던 것처럼 계속 줄어들고는 있어요. 2020년 기준으로 보면 군 자살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7.12명으로 일반 사회 인구 10만 명당 25.7명. 또 일반 사회의 20대 남성, 30대 남성의 평균 29명보다도 훨씬 더 작거든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군의 사망 원인 1위가 여전히 자살이라는 건, 군에서 자살 예방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 늘 듭니다. 특히 군은 다른 집단하고 달라서 단체 생활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한 사람의 자살, 한 사람의 자살 시도는 해당 부대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고요. 동료들도 큰 충격을 받기도 하고 부대 사기 저하라든가. 또 국민들이 봤을 때는 더 많은 심려를 또 끼쳐드리게 되잖아요. 또 소중한 전우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미안한 마음. 그래서 남겨진 우리 부대 장병들의 정신건강 문제도 걱정이 됩니다. 또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군에 보내셨잖아요. 그런데 그 자녀들이 죽음으로 돌아왔을 때, 그분들. 또 가족 분들이 받게 되는 충격과 아픔, 고통은 그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가 없을 것 같아
◇ 김혜민> 그럼요. 부모의 마음은 정말 그 마음 생각하면. 우리 교관님이 24시간 쉬지 못한 이유를 알겠네요.
◆ 권순정> 그래서 늘 그분들께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그분들도 울고 저도 정말 많이 울 때가 많아요.
◇ 김혜민> 이걸 어떻게 권순정 교관님 혼자 다 하실 수 있겠어요. 이 교육을 통해 제2의, 제3의, 제 100, 제200의 우리 권순정 교관님 같은 분이 군대에 있어야 하고 ,또 우리 사회에 있어야지 우리가 이런 정말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권순정> 그래서 지금 군에서 이런 자살 예방 전문교육관들이 많이 양성이 되고 있고요. 자살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을 해요. 또 우리 장병들이 전쟁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죽음으로 또 자살로 돌아가는 일만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 김혜민> 안됩니다. 자, 혹시 이 방송 들으면서 어, 나도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은 나 아직 못 받았지만 그래도 주변에 이렇게 우울해하고 힘든 사람이 있으면 내가 어떻게 위로해 줄까, 하는 분들한테 좀 팁을 주신다면요.
◆ 권순정>네. 이 우울하고 힘든 사람들한테 우리가 뭐 크고 거창한 거 이런 걸 자꾸 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면 좀 많이 힘들어지는데요. 자살을 생각하거나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우리가 좀 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하나의 질병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제가 자살 예방 일을 하면서 임세원 교수님 덕분에 뵙게 된 백종우 교수님의 말씀이 저한테는 아주 공감이 많이 되거든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픈 사람이지 나쁜 사람들이 아닌데 우리는 자꾸만 나약하다고, 나쁜 사람들을 만들어 버린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거든요. 누구나 아플 수 있잖아요. 또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들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주변 분들이 자살이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계시다면 여러분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서 자살을 생각하고 계신지 물어봐 주셔야 돼요. 그리고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안내해 주시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24시간 연락 가능한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가 1393번이 있고요. 또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1577에서 0199번도 있어요. 그리고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이제는 인식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알겠습니다. 아, 오늘 정말 우리 권순정 교관님의 개인적인 얘기서부터 그 사명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들었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생명지킴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면서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 교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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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혜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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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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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의 이슈&피플] 전군 최초 자살 예방 전문 교관. 70만명에게 보고듣고말하기 전파 (공군 권순정 교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지금 흐르는 노래는 자신의 환자에게 죽음을 당했지만 안전한 진료 환경과 마음 아픈 환자들이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임세원 교수의 추모곡입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코너는 말 그대로 우리의 아픈 마음을 보고 듣고 말하는 시간인데요. 아들을 군대 보낸 어머니의 심정으로. 또 군대 간 남동생을 걱정하는 누나의 마음으로. 마음이 건강한 군 생활을 위해 일조하는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오늘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함께하겠습니다. 공군본부에 권순정 교관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교관님.
◆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교관(이하 권순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이슈앤피플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권순정> 안녕하세요. 저는 자살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공군본부 권순정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계룡에서 오셨다고.
◆ 권순정> 충남 계룡에서 왔습니다.
◇ 김혜민> 여기까지 날아오신 건 아니시죠.
◆ 권순정> 기차 타고 택시 타고 왔는데 택시 기사님이 생명 지킴이 역할을 아주 잘하고 계시더라고요. 택시에서 앞에 타셨던 손님이, 또 시동생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셨는데 들어주셨다고 하시고. 또 할머니가 손주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그래서 기사님이 이미 생명 지키는 역할을 잘하고 계시네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김혜민> 정말 우리 사회 곳곳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분들이 계셔요. 우리 공군에서는 우리 권순정 교관님께서 지키고 계시는데 혹시 이 방송을 오늘 우리 교관님을 태운 택시기사님 듣고 계시면 #0945로 문자를 좀 보내주세요. 저희가 선물 보내드릴게요.
◆ 권순정> 제가 택시 번호 알고 있는데 뒷자리만 말씀드릴까요. 8109번 기사님.
◇ 김혜민> 8109 기사님. 문자 보내주시면 저희가 생명 지키시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저희가 선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우리 교관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한데 공군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 권순정> 저는 2011년도에 공군본부에 올라가서 전군 최초 자살 예방 전문 교관이라는 보직을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자살 예방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요. 자살 예방 정책 업무도 하고 또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전국 순회 교육을 다니면서 또 생명지킴이도 양성하고. 그러다 보니까 수시로 상담 전화들이 오거든요. 새벽에 올 때도 있고, 주말에 올 때도 있고.
◇ 김혜민> 다 공군들이에요.
◆ 권순정> 아니요. 전역한 병사들이나 여자친구, 또 부모님. 여러 가지 걱정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 김혜민> 그 일을 그럼 몇 년도부터 하신 거예요.
◆ 권순정> 자살 예방 교관으로는 2009년도부터 시작을 했고, 공군본부는 2011년도에 올라가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공군 말고도 다른 부대도 국군에서도 이런 자살 예방 관련된 업무를 하시는 분이 계세요.
◆ 권순정> 해군하고 육군에서 최근에 그 조직들이 생기고 저처럼 일하는 사람이 또 생겼어요.
◇ 김혜민> 정말 감사하네요. 저희 코너가 임세원 교수 추모 코너인데, 사실 우리 교관님께서 임세원 교수와 인연이 깊으세요. 어떤 인연이 있으세요.
◆ 권순정> 네. 임세원 교수님과의 인연이 저를 오늘 여기까지 오게 했잖아요. 덕분에 방송국 구경도 하고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프로그램을 매주 잘 듣고 있거든요. 근데 제가 여기 출연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심하더라고요. 앞에 계신 분들이 다들 말씀을 어쩜 그렇게 잘하시던지, 괜히 기가 많이 죽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또 PD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니까 정말 기쁩니다.
◇ 김혜민> 그러면 99년도에 군에 들어오셨는데 이제 이야기를 좀 이어가 주세요.
◆ 권순정> 그때 당시에는 제가 정비사로 일을 했었거든요.
◇ 김혜민> 여성 정비사가 지금도 많지 않고 그때도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권순정> 그때는 더더욱 많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그러다가 2011년도에 공군본부에 올라와서 이제 자살 예방 일을 하다 보니까, 힘들고 또 도망가고 싶고. 이런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또 그때 당시에는 자살 예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서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고요., 또 제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또 예방 업무라는 게 정말 어려운 게, 사고는 눈에 보이지만 예방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뛰어다녀도 누군가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좌절하기도 하고 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가끔 나도 하지 말까. 나도 그냥 도망가 버릴까. 나도 이런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소식 들을 때 이렇게 아프지는 않을 텐데, 막 그런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2013년도에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보급되기 시작을 했고 제가 강사 양성 교육을 받고 아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우리 장병들이 한 명이라도 더 듣게 하고 싶은 이런 간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는 프로그램이 3시간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세 번씩 막 교육을 했어요. 야간 교육도 하고 이러면서 보고 듣고 말하기를 계속 교육을 하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이 교육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그러니까 99년도에 정비사로 일을 하다가 공군본부에 올라와서 자살 예방 일을 하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자살 예방에 대한 개념도 없고, 뭐 교제도 없고. 나름대로 개인전이었던 거죠. 열심히 하는데, 그런데 또 막을 수 없는 아픈 소식이 들려오면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임세원 교수가 주축이 돼서 만든 이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신 거예요. 열심히 하시다가 임세원 교수가 직접 전화를 또 주셨다면서요.
◆ 권순정> 네. 2014년도 어느 봄날이었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왔어요. 제가 이제 낯선 번호 오면 전화를 얼른 받는데, 전화기 넘어서 저 임세원 교수라고 합니다. 이 목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이 프로그램으로 계속 교육하면서 교수님 한번 뵙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교수님이 직접 저한테 전화를 주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교수님이 보고 듣고 말하기 1.6버전으로 개정을 하려고 하는데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찾았더니 그중에서 제가 현장 경험이 가장 많은 것 같아서 개정 작업에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 김혜민> 그때 정말 마음이 벅차셨을 것 같아요. 내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던 그 프로그램의 개정 작업의 스텝이 되다니 굉장히 벅차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보고 듣고 말하기.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버전까지 개발하신 거예요. 이게 그런데 버전이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버전이 다 달라요.
◆ 권순정> 이게 군 특성이 다 다르다 보니까 군복도 다르고 군 문화도 조금씩 달라요. 그러다 보니까 각 군 특성에 맞는 스트레스, 또 보호 요인. 이런 것들을 임상 요인을 다 분석을 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 김혜민> 그렇군요. 교수님 돌아가시고 나서도 계속해서 함께 했던 스텝들하고 또 다른 프로그램도 개발하셨다면서요.
◆ 권순정> 교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보고 듣고 말하기 2.0 버전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권 선생님 그때도 꼭 참여해 달라고요. 근데 그게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래서 많은 연구원분들과 같이 교수님의 뜻을 이어서 2.0 버전을 만들게 되었고요. 또 탈북민 버전, 청소년 버전, 교사용 버전. 이렇게 다양한 버전들을 개발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누군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을 한다면 그게 얼마나 복합적이고 힘든 이유들이 있겠어요. 또 사람 개인의 특색에 따라 그 사람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 따라 다를 텐데, 이런 전문가들이 세밀하게 우리 북향민, 또 청소년, 교사,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이렇게 세밀하게 나눠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주시니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제1회 임세원 상도 수상하셨어요. 왜 이 상을 우리 교관님한테 줬을까요.
◆ 권순정> 저도 이번이 이 상이 제정되고 나서 1회거든요. 이 큰 상을 제가 받게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또 딱 한 명한테 주는 상이거든요. 그래서 유족분들과 재단에 개인적으로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받으실 수밖에 없는 게. 2009년부터 자살 예방 교관 활동 시작해서 현재까지 4천 회 이상의 순회 교육과. 순회공연은 제가 들어봤어도. 전국 방방곡곡 순회 교육. 70만 명 이상의 군, 공무원 시민에게 생명지킴이 교육을 진행하신 거예요. 우리 교수님한테 한마디 하고 싶을 것 같아요.
◆ 권순정> 제가 그동안 자살 예방에 정말 미쳐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전국을 제가 돌아다니고 늘 집을 비워야 되고. 주말이든 새벽이든 또 상담 전화가 걸려오면 그때는 또 계속 받아야 되니까. 저희 가족들이 같이 외식을 나갔다가도 저 상담 전화 오면 보통 한 시간, 뭐 이렇게 상담 전화 받으면 기다려주고 이랬거든요. 그래서 늘 응원해 주고 기다려줬던 저희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직접 운전을 해서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가족들이 집에서 얼마나 걱정이 많았겠어요. 하지만 저희 가족들은 제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잘 아니까, 한 번도 저한테 이 일을 그만하라고 말한 적이 없었어요. PD님 괜찮으시면 이 기회 통해서 저희 가족들 지금 듣고 있는데 고맙다고 말 한마디 해도 될까요. 제가 핸드폰에 저희 남편을 완전 멋진 남편이라고 저장했거든요. 또 슬기랑 유동이, 늘 기다려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바쁘겠지만 계속 기다려줘야 돼. 그리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 김혜민> 그럼요. 누군가에게 아낌없이 본인을 내어주는 사람에게 또 그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최근에 우리 남편분이 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게 되셨다면서요.
◆ 권순정> 저희 가족들한테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저도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제 남편이 10월에 암 진단을 받고, 10월 말쯤에 이제 수술을 하는 상황에서 이 수상 소식을 듣게 됐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임세원상 수상자 소식을 듣고 제가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 김혜민> 얼마나 위로가 되고 또 임 교수님이 교관님 정말 고마워요. 잘했어요. 칭찬해 주는 것처럼 들렸을 것 같아요.
◆ 권순정> 네, 맞아요. 교수님이 저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들에게 그동안 수고했어요, 라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거든요.
◇ 김혜민> 맞습니다. 분명히 다시 우리가 만나는 날 정말 잘했다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실 거라고 저도 기대하고 이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 교관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자, 그러면 군인들을 위한 자살예방센터라든지 심리상담센터가 군 안에 있는 건가요.
◆ 권순정> 네. 현재 군에서는 600여 명이 넘는 병력 생활 전문 상담관님들이 전국에서 장병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고 또 복무 부적응을 호소하는 우리 장병들을 도와주고 계시고요. 또 사고 예방을 위해서 심리상담 활동도 하고 있고 군에서는 24시간 위기 상담 전화를 받는 국방 헬프콜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또 임세원 교수님이 같이 개발했던 보고 듣고 말하기가 있잖아요. 각 군별로 이렇게 특성에 맞게끔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금 군에서는 매년 자살 예방 전문 교관을 양성하고 또 그 교관들이 각 부대에서 생명지킴이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나라를 지키는 우리 장병들은 우리가 지켜야 되니까. 그 역할을 정말 엄마의 마음, 아빠의 마음, 가족의 마음으로 우리 권순정 교관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지금 애쓰고 계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우리나라의 이런 제도들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 나아갔으면 좋겠다, 라는 아쉬움이 좀 드는데 해외 제도를 살펴보면 독일 같은 경우에는 외부에서 군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또 부당 행위에 대해서 신고를 접수해서 처리할 수 있는 군 인권보호관 제도가 있고요. 대만 같은 경우에도 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군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단체도 만들고 또 정부와 의회가 관련 제도를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거 보면서 아, 우리나라도 좀 이런 제도가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아요.
◆ 권순정>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군 외부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군인권센터라든가. 또, 많이 들어보셨죠. 육대전이라고 육군훈련소에서 대신 전해드립니다. 이런 SNS를 통해서 우리 장병들하고 소통하고 있고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해외 사례처럼 군 인권 보호관 제도라든가 이런 좋은 제도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게 시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생명지킴이 활동과 또 군 인권 강화, 이 활동이 함께 이렇게 쌍방향으로 진행돼야 또 든든하게 군대가 서지 않겠어요. 더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관님이 어떻게 활동을 하시고 강의하시는지 궁금해졌어요. 70만 명 이상의 군인, 공무원, 시민분들을 만나신 건데 자살 예방 전도사라고 불릴 만하세요. 어떻게 이 자살 예방 전도사 역할을 지금 감당하고 계신 거예요.
◆ 권순정> 과찬입니다. 원래 9월 말쯤에 2020년도 우리나라 자살과 관련된 통계가 발표가 됐거든요. 그런데 자살로 사망하신 분이 1만3195명입니다. 오면서 택시 기사분께 이거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매일 36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1시간에만 1.5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어요. 교통사고로 같은 해 사망하신 분은 3079명인데 자살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4.2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분들한테 네 명의 가족과 두 명의 친구만 있다고 해도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약 한 8만 명의 자살 유족분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은 이런 일을 원했던 분들이 아니시잖아요. 아무도 가족이 자살하기를 원했던 분들은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를 자살로 잃게 되면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신을 또 자책하고 죄책감에 다들 힘들어 하시거든요. 특히 우리나라가 자살을 금기시하고, 또 터부시하게 생각하고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이분들이 가족을 잃어도 말조차 할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디에도 위로받지를 못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의 정신건강 문제 또한 지금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살로 인해서 고통 받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뛰어다니면서 알잖아요.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 많이 뛰어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 김혜민> 교관님도 자살 유가족이라고 들었어요. 맞나요. 그 이야기 좀 해주세요.
◆ 권순정> 네. 저도 자살 유가족인데요. 가족과 동료를 지켜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늘 자책하고 아프고 고통스럽게 살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늘 세상을 원망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한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하게 살아가야 되나. 이런 생각도 했었고,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런 생각이 들다 보니까 늘 세상에 화가 많이 났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말하고 싶었어요. 세상에다가.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원했던 일이 아니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말조차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늘 저한테는 힘든 일들이 많았었고 또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9년에 제가 경제적으로도, 또 여러 가지 이유로도 정말 많이 힘든 시기에 처음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우연히 듣게 됐어요. 근데 교육을 듣는데 자살로 사망하시는 분은 돌아가시기 전에 자살의 경고 신호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그날 경고 신호를 보다가 제 동료가 보냈던 신호가 거기 들어 있더라고요. 그걸 보는 순간 막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화장실에 가서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처음으로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하나가 생겼었어요. 지금 알고 있는 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이런 교육을 조금만 일찍 받았더라면 저한테 와서 마지막 인사를 했던 제 동료한테 괜찮냐고. 많이 힘들었냐고. 그 말 한마디만이라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이런 후회가 많이 드니까 이런 교육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저처럼 잃고 나서 이렇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 김혜민> 그랬군요. 그런 또 개인사가 있으셨어요. 더 일찍 보고 듣고 말하기 같은 자살 예방 교육을 받았다면, 내가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 안타까움을 그냥 개인의 안타까움으로 멈추지 않고 그러면 살려보자. 그래서 많은 사람들한테 이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을 시키고 계시는 거예요. 장병들이 이 교육을 처음 접할 때 반응이라고 해야 될까요. 어때요.
◆ 권순정> 처음 자살 예방 교육을 2009년부터 제가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저항이 정말 많이 심했어요. 자살 예방 교육이라고 하면 그때 당시에는 나는 안 죽을 건데, 내가 왜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합니까. 그런 분들이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자살 예방 교육은 내가 죽을까 봐 교육을 한다기보다는 우리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이런 자살의 경고 신호를 식별하고 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봐 줘야 되거든요. 물어봤다면 이 사람들이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이후로 우리가 또 잘 들어주고, 그 다음에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이런 서비스들을 잘 연계해주는 사람을 우리는 생명지킴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정말 아까 말씀 중에 단지 군대에 있을 때만 장병들을 케어하는 게 아니라 그 친구들이 전역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보고 듣고 말하기를 우리 교관님께서 실시하고 계신 거잖아요. 최근 한 10년간 군대의 자살 건수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군 사망사고 원인 중에 자살이 사실 압도적인 비율로 높아요. 이런 현실이 굉장히 마음 아프실 것 같아요.
◆ 권순정> 네, 맞습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자살은 말씀하셨던 것처럼 계속 줄어들고는 있어요. 2020년 기준으로 보면 군 자살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7.12명으로 일반 사회 인구 10만 명당 25.7명. 또 일반 사회의 20대 남성, 30대 남성의 평균 29명보다도 훨씬 더 작거든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군의 사망 원인 1위가 여전히 자살이라는 건, 군에서 자살 예방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 늘 듭니다. 특히 군은 다른 집단하고 달라서 단체 생활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한 사람의 자살, 한 사람의 자살 시도는 해당 부대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고요. 동료들도 큰 충격을 받기도 하고 부대 사기 저하라든가. 또 국민들이 봤을 때는 더 많은 심려를 또 끼쳐드리게 되잖아요. 또 소중한 전우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미안한 마음. 그래서 남겨진 우리 부대 장병들의 정신건강 문제도 걱정이 됩니다. 또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군에 보내셨잖아요. 그런데 그 자녀들이 죽음으로 돌아왔을 때, 그분들. 또 가족 분들이 받게 되는 충격과 아픔, 고통은 그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가 없을 것 같아
◇ 김혜민> 그럼요. 부모의 마음은 정말 그 마음 생각하면. 우리 교관님이 24시간 쉬지 못한 이유를 알겠네요.
◆ 권순정> 그래서 늘 그분들께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그분들도 울고 저도 정말 많이 울 때가 많아요.
◇ 김혜민> 이걸 어떻게 권순정 교관님 혼자 다 하실 수 있겠어요. 이 교육을 통해 제2의, 제3의, 제 100, 제200의 우리 권순정 교관님 같은 분이 군대에 있어야 하고 ,또 우리 사회에 있어야지 우리가 이런 정말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권순정> 그래서 지금 군에서 이런 자살 예방 전문교육관들이 많이 양성이 되고 있고요. 자살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을 해요. 또 우리 장병들이 전쟁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죽음으로 또 자살로 돌아가는 일만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 김혜민> 안됩니다. 자, 혹시 이 방송 들으면서 어, 나도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은 나 아직 못 받았지만 그래도 주변에 이렇게 우울해하고 힘든 사람이 있으면 내가 어떻게 위로해 줄까, 하는 분들한테 좀 팁을 주신다면요.
◆ 권순정>네. 이 우울하고 힘든 사람들한테 우리가 뭐 크고 거창한 거 이런 걸 자꾸 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면 좀 많이 힘들어지는데요. 자살을 생각하거나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우리가 좀 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하나의 질병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제가 자살 예방 일을 하면서 임세원 교수님 덕분에 뵙게 된 백종우 교수님의 말씀이 저한테는 아주 공감이 많이 되거든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픈 사람이지 나쁜 사람들이 아닌데 우리는 자꾸만 나약하다고, 나쁜 사람들을 만들어 버린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거든요. 누구나 아플 수 있잖아요. 또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들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주변 분들이 자살이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계시다면 여러분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서 자살을 생각하고 계신지 물어봐 주셔야 돼요. 그리고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안내해 주시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24시간 연락 가능한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가 1393번이 있고요. 또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1577에서 0199번도 있어요. 그리고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이제는 인식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알겠습니다. 아, 오늘 정말 우리 권순정 교관님의 개인적인 얘기서부터 그 사명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들었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생명지킴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면서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권순정 공군본부 자살예방 교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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