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쏟아진 '악취 오염수' 수만 톤...막을 방법이 없다?

공장에서 쏟아진 '악취 오염수' 수만 톤...막을 방법이 없다?

2021.12.11. 오전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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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원시 서호천 주변 시민들이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살펴보니 근처 유제품 생산 공장에서 법에서 정한 위해성 기준을 훌쩍 넘는 폐수가 수만 톤 방류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지자체는 업체가 개선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라 과태료를 매기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거니는 이곳.

수원시의 대표적인 생태하천 서호천입니다.

이곳은 2000년대 초만 해도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 등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곳인데요.

시민들의 꾸준한 노력 덕에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강가에서 심한 악취가 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하천 군데군데 하얀색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도 수시로 포착됐습니다.

[민경변 / 경기 수원시 정자동 : 하얀 것이, 솜 같은 게 (강 위에) 덮여 있어요. 그냥 하수구 더러운 냄새에요, 코를 돌릴 정도로….]

멀쩡하던 하천에 갑자기 문제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확인 결과 하천 옆 유제품 제조 공장에서 법에서 정한 환경 위해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폐수가 매일 천 톤 이상씩 방류되고 있었습니다.

폐수에는 걸러지지 않은 유제품 찌꺼기 등 부유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검사 때마다 측정값은 허용 기준보다 2배에서 5배 정도 높았습니다.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나온 건 공장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폐수처리장치 개선 공사 때문.

공장 측은 공사 과정에서 오염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방류돼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폐수처리시설 개선 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지자체에도 미리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장 관계자 : 개선 공사 사항에 '이렇게 할 수도 있다'고 명시는 돼 있지만, 당연히 (과태료는) 뭐 내야 하는 거고요. 일부 기간에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그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있는 경기도는 법에 따라 초과 배출 일수를 계산한 뒤 하루 최대 140만 원 정도의 배출부과금을 매긴다는 겁니다.

다만 현행법상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마땅히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경기도청 관계자 : 개선계획서 제출했을 경우에 따로 처분이나 이런 건 나가지 않고요. 초과 배출 부과금만 나가도록 그렇게 돼 있어서….]

환경단체는 이미 흘러나간 오염수 수만 톤이 장기적으로 하천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염 물질이 유속이 느린 하류 밑바닥에 깔렸다가 내년 여름쯤 부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경희 / 서호천의 친구들 사무국장 : 부유물들이 유속이 느린 하천, 서호천 하류에 쌓이게 되면 이것이 부패하면서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습니다.]

오염된 하천을 정화하고, 비슷한 문제를 막으려면 벌금보다 더 강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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