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아내는 20년간 제게 여자가 있다고 의심합니다. 의부증으로 이혼 가능할까요?"

[양담소]"아내는 20년간 제게 여자가 있다고 의심합니다. 의부증으로 이혼 가능할까요?"

2021.12.17. 오후 12:4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아영 변호사

-배우자의 정신질환 이혼사유 성립 여부,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
-부양의무 강조, 배우자의 정신질환 치료와 재발방지 위해 최선을 다해야
-그럼에도 가정·일상생활 유지 불가할 경우, 이혼사유로 인정
-정신질환 진료기록은 이혼사유 안 돼.. 오히려 가정 유지 위한 노력
-사연자, 큰 고통 겪고 있어 이혼청구 가능할 듯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오늘은 김아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아영 변호사(이하 김아영):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오늘 준비된 사연 만나보고 이야기 나눌게요. “아내는 20년간 제게 여자가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아내의 의심은 점점 강도가 심해져 불안 증세와 폭력성까지 보였죠. 10년 전엔 의부증으로 병원 처방을 받기도 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몇 해 전부터 아내는 제가 아파트 위층 여자를 애인으로 두고 있다고 강하게 의심했습니다. 심지어 위층 여자와 제가 살림을 차렸다며 제가 없을 때 위층에 가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죠. 그런 날은 어김없이 심하게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심지어 아내는, 제가 외도를 들키자 자신을 죽이려 독극물을 뿌렸다며 몸이 아프다고 했고, 위층에서 수돗물에 독극물을 넣어 자신을 해치려한다며 6개월 전 가출했습니다. 결국 저희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는데요. 이제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내의 의부증과 정신질환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 할 수 있을까요?” 20여년 아내의 의부증, 결혼생활이 무척 힘들었던 걸로 보이는데요. 의부증이나 정신질환은 이혼 사유가 될까요?

◆ 김아영: 네, 우선 이혼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이혼에 대한 의사가 부부간 합치하면 취할 수 있는 ‘협의 이혼’과 합의가 불가능해 소송으로 청구하는 ‘재판상 이혼’이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정해진 이혼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 민법 제840조에서는 부정행위, 악의의유기, 부당한 대우 등 6가지의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아야합니다. 이때 중대한 사유란, 부부의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이 나서 더 이상은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민법상에는 정신질환이 이혼사유로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나, 실무상 이를 이유로 한 이혼은 제6호 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됨을 주장하여 재판상 이혼청구를 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이런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되는 정신질환이 특별히 정해져 있습니까?

◆ 김아영: 법원은 구체적, 개별적 사정을 판단하여 결정하고 있습니다. 어떤 질환은 사유가 되고 어떤 질환은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획일적으로 병명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증상의 정도와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부부 일방이 정신병적인 증세를 보인다는 사유만으로는 바로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보지 않고요.

◇ 양소영: 저도 진행을 하다보면 결혼 기간 중에 문제가 생겨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 어떻게 보면 배우자는 정신질환을 잘 고치도록 도와야 할 부양의 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 김아영: 네, 맞습니다. 부부 일방이 정신병적인 증세를 보인다는 사유만으로 바로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고요. 먼저 정신질환이 있는 배우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강조하여 병의 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되, 이를 계속 요구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무한한 정신적, 육체적 희생과 경제적으로 과다한 고통을 안겨줘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기가 너무 힘든 사례에 한하여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럼 우리 사연에서는 10년 전 처방을 받아서 서로 노력을 했다고 보이는 면이 있네요. 그런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점점 심해졌고, 독극물을 뿌렸다면서 가출까지 했습니다. 그러면 김아영 변호사님 말씀처럼 일단 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건 과다한 고통을 안겨줄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 드는데요.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두 이혼사유가 모두 되는 건 아닌데, 판례가 구체적으로 있나요?

◆ 김아영: 판례를 하나 보면, 아내가 출산 직후 심신이 힘든 상태에서 남편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충격으로 심각한 결벽증과 우울증 증상이 발현된 사례가 있는데요. 몇 년간의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내의 정신질환이 치료의 가능성이 없는 중증의 정신질환이어서 혼인을 계속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남편이 이혼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아내의 정신병적 증세가 발현된 사유가 남편에 의해서라는 점, 아내의 치료를 위해서 남편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아내가 치료를 통해 스스로 호전되고자하는 의지가 강하고, 아내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들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서 남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한 문제가 발생된 원인과 상황도 법원이 같이 보는 거군요. 저도 상담을 하면 이런 질문 많이 하세요. 제가 우울증 등이 있는데, 이거 괜히 병원에 갔다가 이게 이혼사유가 될까봐 걱정이라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 김아영: 오히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귀책사유로 판단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가정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증상을 숨기거나 치료를 받지 않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인 치료를 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 양소영: 사실 요즘 조울증, 공황장애 앓으시는 분들이 많으실 수 있는데요. 증상을 고백해서 그걸 인정하고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그걸 오픈시키는 것이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조울증 등은 법원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김아영: 우울증은 치료를 통해 회복가능성이 있는 사례가 많고 가정생활이나 사회적 생활의 지장도 많지 않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이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는 배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울증, 양극성 장애나 정신분열병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에만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령노인의 정신질환 즉 치매와 관련해서는 그 상태나 회복가능성 여부보다 상대방 배우자의 부양의무를 강조하여 이혼청구를 배척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 양소영: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세를 앓고 있다는 것만으로 이혼사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요. 그런 증세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로 인해서 어떻게 치료에 열심을 기울였는지, 그게 가정생활 유지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법원이 이혼사유로 인정하고 있다고 정리하면 되겠군요. 그러면 결론, 아내의 20년간 의부증, 이혼 사유로 받아들여질까요?

◆ 김아영: 이 경우는 아내의 증상도 오래 되었고 일상생활이 힘든 점으로, 아내 분의 정신질환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봐서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 양소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아영: 고맙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