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육성 인터뷰...'번역 오류'도 인정 "독자가 판단"

단독 김건희 육성 인터뷰...'번역 오류'도 인정 "독자가 판단"

2021.12.27.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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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한 단독 보도입니다.

이번엔, 김 씨가 번역자로 참여한 대학 전공 서적에 번역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인데요.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주 금요일 당사자와 직접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제작진은 신중히 판단한 끝에, 김 씨가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어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해 인터뷰 통화 음성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서은수 PD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6년 발간된 '디지털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입니다.

지은이는 캐롤린 핸들러 밀러.

미국 할리우드 유명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책 소개를 보면, 김건희 씨의 박사 학위를 지도한 국민대 전승규 교수가 번역을 감수했고, 당시 김 씨를 포함해 국민대 박사 과정에 있던 7명이 역자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는 번역이 무성의해 지탄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리뷰가 달려 있습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책의 원서 영어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해 봤습니다.

엉터리 번역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먼저, 미국의 '남북전쟁'을 뜻하는 단어(the Civil War)가 단순히 '시민전쟁'으로 번역돼 있습니다.

원문은 대문자까지 사용해 고유명사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전혀 다른 의미로 번역했습니다.

정확한 단어 해석 없이 한글 표기로 옮기기만 한 부분도 많습니다.

어린이 대상 미디어를 설명하는 부분에선, 맥락상 '건전한(sound) 프로젝트'로 해석해야 하는 부분을 그냥 '사운드 프로젝트'로 번역했고,

'시청자 또는 관객'을 뜻하는 단어도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오디언스'라고 여러 차례 적었습니다.

또,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 쇼(Jeopardy Show)를 지오파디 쇼로, 미국 유명 배우인 윌렘 대포(Willem Dafoe)를 '윌리엄 다포에'로 쓰는 등 어색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책 번역에 함께 참여한 한 교수는, 공동역자들이 각각 목차를 나눠 맡아 번역한 건 맞지만, 당시 김건희 씨가 어느 부분을 맡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명이 나눠 번역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김건희 씨는 어떻게 기억할까, 책 번역 오류는 알고 있을까?

직접 물어봤습니다.

김 씨는 당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바빴다면서, 번역의 부족함을 인정했습니다.

[김건희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부인 : 제가 너무 부족했고 그때는 또 할 일도 너무 많고 그냥 좀 그래서 너무너무 많았어요. 강의 나가랴 박사 나가랴, 뭐 여러 가지 일을 너무 많이 했어 가지고 많이 부족했을 거예요.]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다소 불편한 감정을 비치기도 했습니다.

[김건희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부인 : 그때 실력도 많이 모자라고 그러니까 미흡할 수도 있고 그런 건데, 그거 지금 얘기해서 뭐하겠어요. 번역이 잘못됐으면은 이제 독자분들이 안 사보시고 하면 되는 거지. 그걸 저한테 지금 물어봐서 어떻게…. 없잖아요. 다시 과거를 되돌릴 수도 없고.]

독자가 판단할 문제라는 해당 서적은 출판사에 문의한 결과, 지금까지도 여러 대학의 디지털미디어 계열 학과에서 전공 서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YTN 서은수입니다.

[앵커]
김건희 씨는 어제(26일)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경력 의혹을 직접 사과했죠.

이보다 이틀 앞서 뉴스가있는저녁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악마화'돼 있다며,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에 두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보도와 판단을 위해, 인터뷰 내용을 가공 없이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서은수 PD가 전합니다.

[기자]
김 씨가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 취재에 응한 건 공식 사과 발표 이틀 전인 지난 24일.

제작진은 김 씨가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 공식 석상에 언제 나설 것인지 물었습니다.

공식 사과 여부를 고민하는 듯한 분위기가 답변에 묻어납니다.

동시에, 다소 격앙된 표현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김건희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 (언젠가는 뵐 수는 있는 걸까요? 나오실 계획은 있으신 거죠?) 네, 계획은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지금 이제 봐야 돼요. 아예 안 나오면 국민들이 제일 좋아하겠죠. 제가 지금 거의 악마화 돼 있잖아요. 아예 안 나오면 제일 좋아하시겠죠.]

자신에 관한 언론의 관심과 보도 내용에도, '악의적'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김건희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 공보팀이나 이런 데 앞으로 문의를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하여튼 조금 저는 하여튼 좀 그랬어요. 갑자기 사람이 말하면 맥락을 끊고 딱 그 부분만 (보도)하면은 이게 얼마나 악의적이에요. 제가 악의적인 걸 너무 많이 당해서….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해주면 좋은데 YTN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봤을 때. 저는 그런 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또 그게 옳다고 생각 안 하고. 또 제가 부족한 건데 어떻게 하겠어요. 제가 부족한 건 제가 제 평가를 받으면 되는 거니까.]

김 씨는 또, 결혼 전 일은 공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며 검증이 지나치다는 생각도 드러냈습니다.

[김건희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 공적인 관심사는 제가 이해할 수 있는데 이거 옛날에 제가 결혼도 전에 이거는 공적인 관심사는 아닐 수 있잖아요. 제가 지금 이제 공직에 아내가 돼서 그런 거지 제가 학생 시절에 그냥 너무나 나이도 어렸고….]

김건희 씨는 이 인터뷰 이틀 뒤 대국민 사과로,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허위 이력 등 여러 의혹이 큰 파장을 일으키며, 남편인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더는 미룰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제작진은 보도 신뢰성에 관한 판단과 함께 김 씨가 자신의 의혹을 직접 공개 사과한 점,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이번 인터뷰 통화 음성을 공개했습니다.

YTN 서은수입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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