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떠안게 된 방역 관리"...3월 개학 혼란 우려

"학교가 떠안게 된 방역 관리"...3월 개학 혼란 우려

2022.02.08.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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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학기부터 학교가 직접 학생들의 방역 관리를 책임지고 등교 여부도 알아서 결정하도록 지침이 바뀌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학생 교육을 맡아야 할 교직원들이 방역까지 책임지게 되면 업무 부담이 커지는 데다 전문성도 부족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오선열 기자입니다.

[기자]
방학 기간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책상마다 칸막이가 설치됐고,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열 상태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개학이 다가오자 걱정부터 앞섭니다.

[송은경 / 돌봄 전담사 : 새 학기가 되면 아이들 출석이 훨씬 많아질 텐데 서로 간의 방역도 쉽지 않은 상태고….]

교육부가 새 학기부터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정해놓고 방역 관리는 자율적으로 하라고 사실상 떠넘기면서 학교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학생 3% 이상 확진이나 격리 학생이 15%를 넘으면 학교장이 직접 교육활동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보건소가 해왔던 역학 조사와 접촉자 분류도 학교 업무가 됐습니다.

이곳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해도 55학급, 천5백여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보건 교사는 단 한 명에 불과합니다.

방역 전문 인력이 없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방역 업무까지 맡게 될 처지다 보니 인력 배치 계획을 짜는 것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김갑철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 : 역학 조사는 전문인력들이 해야 하는데 그런 교육도 안 받은 담임선생님들이 하게 되면 학부모한테 신뢰가 떨어지고, 역학조사 하느라고 수업 준비는 전혀 할 수도 없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교가 접촉 학생들에게 7일간 이틀 간격으로 3회 이상 신속항원검사를 지원하고, 교육청별로 현장 PCR 검사실도 설치해야 합니다.

사실상의 의료진 역할인데 학부모들은 전문성 없는 교직원들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송혜정 / 경기도 김포시 : 코로나 시기에 제대로 교육을 못 받으니 교육의 문제인데, 학교장하고 담임선생님, 모든 선생님은 아이들이 누가 확진 받는가, 누가 밀접접촉자인가 분류하기 바쁘고….]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학생들을 따로 관리하고 확진자 급증 시 대응 방안을 세우는 등 학교 방역과 관련된 세부 지침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우주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교수 : 명확하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지침들이 있어야죠. 결국 폭발적으로 아이들이 많이 감염되면 고위험군이 걸릴 확률이 높고, 그중에 중증 사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교육 당국은 3년째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해소하기 위해 등교와 방역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두 업무를 모두 떠안아야 할 교육 현장에선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오선열입니다.


YTN 오선열 (ohsy5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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