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상권 로컬 브랜드가 신성장 동력 될 수 있어. 모종린 연세대 교수

골목길상권 로컬 브랜드가 신성장 동력 될 수 있어. 모종린 연세대 교수

2022.03.02.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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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상권 로컬 브랜드가 신성장 동력 될 수 있어. 모종린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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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3월 2일 (수요일)
■ 대담 : 모종린 경제학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골목길상권 로컬 브랜드가 신성장 동력 될 수 있어. 모종린 연세대 교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미래 교육이 열리다, <런어스> 이 시간에는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며 꼭 생각하고 배워야 하는 주제들을 연세대학교와 함께 배워보는 시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닫히면서 국내의 명소, 그리고 우리 동네가 새로운 여행지가 됐습니다. 가까이 있지만 모르고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 동네의 매력을 세계로 알릴 수 있을까요. 이분은 로컬 브랜드에서 힌트를 얻으셨다고 합니다. 골목길 경제학자,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모종린 경제학자(이하 모종린)>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골목길 경제학자, 어떤 뜻이에요. 골목길에서 연구하시는 분이세요.

◆ 모종린> 제가 지역 발전에 관심이 많아요. 지역 발전에 관심이 많은데 다른 나라에 가보면 작은 도시에도 세계적인 대기업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수도권만 다 모이니까 작은 도시가 어떻게 글로벌 대기업을 키울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제가 다녀보니까 참신하고 혁신적인 지역 브랜드들은 골목길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서울이나 지방에 가면 청년 창업가들이 골목길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봐서 그러면 여기가 우리나라의 미래 기업 생태계가 아닐까, 그런 생각에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혜민> 우리의 미래 경제 생태계를 골목에서 찾으신 거네요. 교수님께서는.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던데요. 제가 경제 프로그램을 꽤 진행했고 경제학자들하고 얘기했는데 골목에서 답을 찾는 경제학자들은 별로 없던데, 어떻게 교수님은 골목에 집중하게 되셨는지 한번 그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러면 골목길 연구를 언제부터 관심 갖고 하신 거예요.

◆ 모종린> 2015년 정도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골목길이 떴다고 하는데 골목길 현상은 2002년 월드컵 전후해서 가로수길이라든가, 홍대. 서촌도 그때 시작됐어요. 그러니까 2015년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할 때가 1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연구를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번 들여다봐야겠다, 해서.

◇ 김혜민> 그러니까 2002년부터 골목길 경제라는 게 조금씩 움텄고 그러면서 1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지길래 한번 관심 가져보자. 그러면 2002년도에 움텄던 게 2015년도에는 많이 꽃 피었던가요.

◆ 모종린> 그럼요.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골목 누비시는 게 취미이실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은 골목을 가보셨어요.

◆ 모종린> 책에는 제가 한 200개 정도 리스트를 했는데요. 거의 다 가봤죠. 거의 다 가보고 그 중 일부 골목길은 수십 번 가봤으니까 골목길은 제가 많이 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말씀하신 그 책이 로컬 브랜드 리뷰 2022 말씀하시는 거죠.

◆ 모종린> 로컬 브랜드. 좀 단어가 어려운데 쉽게 생각하시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네 가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네 가게인데 학문적으로 정의를 하려면 로컬 브랜드로 차별화를 하는 거죠. 그러다 전국적인 평판을 얻은 동네 가게들인데 이걸 선별해서 분류하기는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많은 가게들이 스스로를 로컬이라고 부릅니다. 자기가 로컬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펼친다고 해서. 그런 기업들, 아니면 특정 어떤 로컬 자원을 활용한다든가, 특산물이라든가, 스토리라든가, 그리고 자기의 브랜딩이나 상품에 직접 반영한다. 이렇게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하면 로컬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기본 개념은 지역을 넘어 인정받는 동네 가게고, 일반 소상공인과 같은 건데 아까 말씀하신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로컬 브랜드로 진화할 수 있는 거네요.

◆ 모종린> 제가 복잡하게 이렇게 말씀드렸지만 동네에서 많은 유동인구를 창출하는 유명한 가게들은 그냥 로컬 브랜드라고 쉽게 편하게 생각하셔도 돼요.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청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그런 로컬 브랜드를 창업하는 거죠.

◇ 김혜민> 근데 왜 하필 그때 시작을 했을까요. 계기가 있었을까요. 교수님.

◆ 모종린>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보면 그때가 물질적으로 굉장히 풍요로운 사회가 되었고, 1990년대 정도 되면 압구정동의 오렌지족도 나오면서 x세대라고 그래요. x세대들이 부모 세대와 달리 문화적 감각이 있다. 우리 사회 대개 40대, 지금 현재 40대 이분들이 골목 상권을 개척하셨어요. 그런 센스나 마인드 가지고. 그래서 저는 그냥 어렵게 얘기하면 탈물질주의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콘텐츠, 그리고 같이 소비한다, 일종의 문화지구가 된 거죠.

◇ 김혜민> 그러니 식당이 그냥 단지 밥 먹는 곳이 아니고 커피숍이 단지 커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 이외의 문화적인 의미까지 더해지면서 아마 이 로컬 브랜드라는 이미지와 의미가 생긴 것 같아요. 스타벅스도 처음에 로컬 브랜드였다면서요.

◆ 모종린> 다른 글로벌 대기업도 그렇지만 특히 의식주, 생활 산업을 보면 되게 작은 가게로 시작한 거죠. 스타벅스도 1973년에 시애틀 중앙에 가면 전통시장이 있는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라고, 여기서 그냥 작은 커피집으로 시작했는데 79년 정도 되면 3개 정도로 나와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카페가 아니고 커피를 로스팅해서 원두를 파는 가게였어요. 그런데 뉴욕에 있던 하워드 슐츠라는 기업가가 와서 이 가게의 모델이 커피의 미래라고 그래서 그걸 인수를 한 거죠. 그래서 카페를 만든 거예요. 커피 원두 가게였는데 그걸 전국에 수출한 게 이제 스타벅스의 시작입니다.

◇ 김혜민> 그런데 스타벅스 같은 경우에는 로컬 가게를 한 기업가가 인수를 해서 키운 거고, 진짜 그냥 로컬 브랜드로 시작해서 거기서 유명해져서 브랜드화 된 데도 많죠.

◆ 모종린> 거기서 시작을 해서 그 모델이 성공하니까 전국으로, 어떻게 보면 프랜차이즈 비슷하게 수출한 건데. 그래도 스타벅스는 인테리어만 보더라도 시애틀 고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요. 그리고 거기도 보면 대표 브랜드가 파이크 플레이스라든가 시애틀 이름을 많이 쓰고 그리고 중요한 건 시애틀을 세계 커피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었어요. 거기 가면 로스팅이나 기술이나 테스트마켓으로서 시애틀의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하는데 커피 도시를 만든 거죠. 그렇기 때문에 스타벅스 입장에서 보면 시애틀를 떠날 수가 없는 상황. 거기에 전문가랑 소비자들이 다 모여 있기 때문에.

◇ 김혜민> 우리 강원도도 커피로 유명한데 강원도도 박이추 커피가 거기의 로컬 브랜드가 되면서 강원도를 커피 도시로 만든 거 아닌가요.

◆ 모종린> 그렇게 가고 있는데 시애틀만큼 글로벌 대기업까지는 못 간 거죠. 그런데 차차 그렇게 간다고 봅니다. 그래서 학교도 생기고 로스팅 하는 회사도 많이 생기면서 일단 그 도시의 생활 문화가 돼서 소비자 자체가 자기 동네 커피가 전국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점점점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으면, 왜 우리가 화장품 산업이 발전한 이유가 소비자들 수준이 높아서 그렇다잖아요. 커피 도시의 소비자들은 굉장히 커피에 대해서 까다로워요. 그러니까 거기서 성공한 기업들이 전국에서 성공하는 이런 로컬 환경이 그만큼 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요인입니다.

◇ 김혜민> 커피를 마시고 향유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문화적·미적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만족시키면 기본적으로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본 테스트가 된 거네요.

◆ 모종린> 그렇죠. 우리가 보통 테스트 마켓이 된다고 하죠.

◇ 김혜민> 아, 그렇군요. 그리고 커피는 전 세계적인 음료니까. 자, 그러면 우리나라의 로컬 브랜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성심당. 그 가게 스토리 자체도 굉장히 좋았고 물론 맛은 말할 것도 없고요. 교수님도 이 책에서 로컬 브랜드로 성심당을 꼽으셨더라고요. 어떤 점에 주목하셨어요.

◆ 모종린> 사람들이 대전을 노잼 도시라고 그래요. 정부가 국책연구소 연구단지도 만들고 했는데 사실 외부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전은 딱히 기억나는 게 별로 없는데 성심당이에요. 성심당이 어느 정도로 영향력이 있냐 하면 대전 시민들이 제일 추천하는 가게도 성심당이고 가장 사랑하는 가게 성심당이고. 그러니까 압도적으로 대전에서는 지역 정체성에 중요한 기업입니다. 사랑받는 기업. 여기가 매출 500억, 600억 정도 되는 그래도 작지 않은 기업인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대전 바깥을 안 나가요.

◇ 김혜민> 그래요. 확대를 안 시켜요?

◆ 모종린> 왜냐하면 대전으로 오라는 거죠. 오게 되면 다른 데로 가잖아요.

◇ 김혜민> 그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군요.

◆ 모종린> 많은 사람을 대전으로 유치하는 거죠. 그래서 대전 원도심 가면 대흥동에 있는데요. 성심당 거리에요. 성심당이 가게가 7~8개 있어요. 그래서 거리가 전부 성심당 거리가 돼서 어떻게 보면 스타벅스가 시애틀을 커피 도시로 만들었듯이 성심당의 대전을 제빵 도시, 빵의 도시로 만든 거죠. 그래서 대전에는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잘 안 돼요. 이런 로컬 가게들이 강해서.

◇ 김혜민> 그렇죠. 그게 대전에서 단골 빵가게들이 계속 이어지는 비법이군요. 그리고 성심당 같은 경우에는 아까 제가 스토리 이야기도 했는데 이 대표님이 쓰신 자서전도 있잖아요. 스토리가 좀 있죠. 지역 공헌 사업도 굉장히 많이 하고, 이 성심당이. 알겠습니다. 아마 성심당의 이야기 들으셨을 거예요. 남은 빵은 지역 단체나 노숙인에 기부하고 장학기금이나 사회공헌 영역을 확장하기도 하는 그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자, 지금은 사실 코로나 때문에 덜하지만 봄이 되고 날이 따뜻해지면 덕수궁이나 경복궁 앞에 한복 입은 사람들 많아지잖아요. 저는 외국인들이 한복 입고 사진 찍는 게 그렇게 생경하면서도 뿌듯하면서도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처음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거죠. 이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 모종린> 사실 모든 게 어떤 창업가가 시작하는 거 아니에요. 고향이 전주인 어떤 창업가가 학교는 대전에서 다녔었는데 고향에 돌아가서 한번 이런 아이디어를 낸 거죠. 근데 아시다시피 전중에 한옥 마을이 유명한데 한옥도 있고 거기가 한 스타일이라고 그래서 한식도 유명하고 ‘한’자 들어가는 건 전부 전주가 유명해요. 그런데 이거를 어떻게 관광 상품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복 대여 사업을 한 거죠. 그런데 우리 기성세대의 기준에서는 좀 그렇잖아요. 우리는 주로 한복은 명절 때나 입는 거죠. 근데 MZ 세대는 우리보다는 좀 더 개방적이고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요. 우리 같지 않아요. 그러니까 한복을 그렇게 자신 있게 입는 거죠.

◇ 김혜민> 한국스러움을 되게 힙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 모종린> 그렇죠. 그리고 우리 같은 경우는 점잖은 한복만 입는데 걔네들은 다양하게 리폼하고 화려하게, 우리 기준으로 보면 저거는 좀 한복을 망치는 거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젊은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러다 보니까 외국 사람들도 굉장히 화려하고 힙하다고 생각해서 결과적으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한복 대여 사업이 전국으로 퍼진 거죠. 그래서 이 회사가 해외로도 가고 그래서, 우리가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해서 다르게 재해석을 해서 새로운 산업을 개척했기 때문에 규모는 작아도 저는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기업입니다.

◇ 김혜민> 아니, 저는 처음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입고 막 한국 사람들 돌아다니면 아니, 돈을 왜 저렇게 쓰지. 이랬거든요. 근데 제가 가족들하고 추석 때 전주에 놀러 갔었는데 우리 한번 해보자, 했거든요. 정말 재밌더라고요. 전주 한옥마을은 한복을 대여해서 입고 다니는 것과 그냥 다니는 게 천지 차이예요. 그거 자체로 느낄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문화가 엄청 많아서 저는 되게 추천 드려요. 외국인들 눈에는 또 얼마나 재밌고 한복에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그게 오묘하게 잘 어울리잖아요. 그게 아마 외국인들한테 굉장히 마음을 끄는 요소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특별히 코로나19 이후에 골목 상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맞습니까, 교수님.

◆ 모종린> 그건 아무래도 우리가 멀리 못 가고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집에 있다 보니까 우리 동네에 뭐가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방역도 동네 단위로 하다 보니까 동네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졌대요. 그런데 우리가 보통 놀러 가면 멀리 갔는데 동네 한 번 돌아다녀보니까 생각보다 동네가 좋은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사실 우리나라가 옛날에는 어디 간다면 명동 간다. 이렇게 중심지 갔잖아요. 그리고 나머지는 다 변두리밖에 없었잖아요. 그런데 2000년대 중반, 아까 골목상권 형성으로 서울 전체가 상권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평소에는 내가 이태원 간다, 홍대 간다, 하다가 우리 동네 가니까 2019년 정도 되면 이런 골목 가게들, 카페나 베이커리나 파스타 집이 다 동네에 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발견한 거죠. 자기 동네를 재발견한 거죠. 그래서 슬세권이라고도 하면서.

◇ 김혜민> 슬세권. 슬리퍼 신을 정도로 편한 복장으로 다닐 수 있는 곳.

◆ 모종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아까 한복에 대한 자부심이 기성세대와 다르듯이 제가 이렇게 다니면서 인터뷰하고 대화를 해봐도 자기 동네에 대한 프라이드가 상상을 초월해요. 그건 서울이나 지방이나 똑같아요.

◇ 김혜민> 그렇군요. 나이 많으신 분들은 예를 들면 강남, 청담, 이런 것만이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내가 사는 그곳 자체의 특색 있는 문화만으로도 이곳이 명품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되게 좋네요.

◆ 모종린> 또 그러다 보니까 자기 동네에 남아서 자기 동네에서 뭔가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 하는 측면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공급도 늘어나고 또 수요도 있기 때문에 동네 산업이 점점 성장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건 기성세대가 잘 이해 못 하는 문화인 거 같아요.

◇ 김혜민> 그렇네요. 그리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프랜차이즈가 한창 커질 때 거기 가서 그 문화를 많이 누렸는데 이제 하도 많이 그 문화를 누려보니까 그 똑같은 맛이 싫은 거예요. 맛과 문화가. 저때 패밀리 레스토랑 대학교 다닐 때 엄청 많이 갔거든요. 근데 이제 그 똑같은 맛이 싫은 거죠.

◆ 모종린> 그렇죠. 그러니까 뭐 다양해지고 더 재밌어진 거죠. 도시가. 어디 가든. 특히 이제 자기 동네가 좋아지니까 충성심도 생기고 그러면서 동네가 좋아지면 제가 기대하는 건 단순히 먹고 마시고 이런 것보다는 그다음에는 창의적인 어떤 창조 산업, 문화 산업이 동네에서 성장하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교수님께서 인터뷰에도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이라 신성장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데 로컬 경제, 로컬 브랜드가 살아나면 이게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신 거잖아요.

◆ 모종린> 그렇죠. 우리가 보통 산업을 얘기할 때 기술 창업만 강조해요. 그리고 유니콘에서 기술로서 단번에 글로벌 대기업 되는. 물론 그런 트랙도 중요한데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아까 스타벅스도 나이키도 그렇고 동네의 작은 가게가 대기업 되는, 그게 정상적인 기업 성장 트랙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에 이 소상공인 생태계에 큰 관심을 안 두고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기업은 하늘에 떨어진 것 같이, 어떤 과학자가 기술로 단번에, 이런 생태계만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니까. 보통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보면 처음에는 전부 쌀가게로 시작했거든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지금도 작은 가게로 시작해서 대기업 되는 사례가 있는데도 이거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은 없는 것 같아요. 현재 상황에서 보면 이런 창의적인 기업들은 소상공인 골목에 다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제 생각입니다.

◇ 김혜민> 저는 진짜 우리 모 경제학자님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규모의 경제만으로 클 수 있는 상황이 지났고 나라 경제 규모는 커지지만 오히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산업들을 바라보고 지원하는 게 우리의 정말 동력이 되지 않을까. 그런 좋은 인사이트를 제가 얻게 됐습니다. 박사님, 혹시 정말 추천해 주실 골목길 하나 있어요. 여기 골목길 꼭 한번 가봐라.

◆ 모종린> 너무너무 많죠. 전국적으로, 서울도 그렇고. 그런데 아무래도 서울은 많이 아시니까 저는 전국으로 가면 수원의 행궁동. 거기가 수원 화성에 있잖아요. 화성 안에 동네가 있는데 거기에 문화시설도 많고 역사적인 건물도 많고 전통시장도 있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골목상권도 있고, 한번 가보셔야 돼요. 수원 화성에서 빙 돌아가면서 동네를 구경한다. 이거는 수원 화성 자체가 압도적인 경관이기 때문에. 그런데 대개 경관이 좋은 골목 상권 하면 부산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이라든가, 바다가 그냥 한눈에 다 보이는데 골목길이 꼭 산토리니 같아요. 아니면 안동의 한옥 마을에 골목상권 들어가는 게, 결국에는 자연 경관과 어울리는 건축 자원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제가 200개를 지금 관리를 하고 있는데, 모니터 하는 거죠. 어떻게 되는지 봐야 되기 때문에 수시로 제가 기준을 만족 못하면 등급을 떨어뜨리고 합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우리 교수님이 쓰신 책을 참조하시면 다양한 골목길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교수님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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