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개선 ’노력’ 표방…뒤로 ’상대 실점 물색’
공사 "문건은 개인 의견"…실제 이행 사례도
’장애인 단체 실점’ 자연스럽게 홍보했다고 소개
공사 "문건은 개인 의견"…실제 이행 사례도
’장애인 단체 실점’ 자연스럽게 홍보했다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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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 단체를 싸워서 이길 상대로 규정한 서울교통공사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세세한 전략까지 제시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YTN이 입수한 대응 문건에 따르면 장애인 단체의 실점을 찾아 여론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준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도 너무너무 (엘리베이터 등) 설치 개량하고 싶다. 힘들지만 이런 건 하고 있어. 내 맘 알지?"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를 이길 수 있는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문건에서 대외적으로 내세우자고 한 태도입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차원일 뿐, 뒤로는 장애인단체의 '선 넘는 미스', 그러니까 잘못을 찾아내 '물밑 홍보'하자고 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취재 과정에서 해당 문건이 홍보팀원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문건에 언급된 전략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문건에 적힌 '장애인 단체의 실점 사례'입니다.
열차 운행을 고의로 방해했음을 사진으로 '자연스럽게' 알렸다고 소개합니다.
문서에는 시위자들이 이런 승강장 틈새에 휠체어 바퀴를 일부러 끼워 넣었다는 '고의 운행 방해설'을 퍼뜨린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서울교통공사 홍보팀이 YTN을 비롯한 언론사에 보낸 시위 관련 메시지입니다.
사진을 보내면서도, 공사에서 제공했다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요구합니다.
또 문건은 장애인단체의 '결정적 미스'라면서 '할머니 임종, 버스 타고 가세요.' 사건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9일 시민이 임종을 봐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시위자는 "버스 타고 가세요"라고 답했다며 반대 여론이 격화한 일을 가리킵니다.
그 뒤 시위자는 시민에게 본인도 얼마 전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을 찾지 못해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의 장면만 편집돼 돌아다니는 상황입니다.
[이형숙 /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당시 영상) : (저도) 그런 걸 당해봤기 때문에 잘 압니다. 저도 그래서 임종을 못 봤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 사건 역시, 당일 보도자료에 공사의 '언론 플레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민원 내용과 지하철 이용량 감소 통계를 제시하면서 '임종 사건'도 시민 피해 사례로 거론합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는 데요. 그런 방식으로 부추기고 활용하고, 의도적으로 여론전, 사회적 약자와 맞서는 여론전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비친 거고….]
서울교통공사는 '임종사건'을 거론한 보도자료는 여론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시위 사진은 기자들 요청으로 홍보팀이 전달한 것뿐이고, 제공처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건 장애인단체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대응 문건에는 장애인 단체와의 싸움에서 승리가 확실할 때는 법적 대응까지 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시민들하고 장애인들의 갈등으로 비치도록 만드는 이런 문건들입니다. 너무 슬프죠, 이 사회가. 너무 무책임하죠.]
이처럼 장애인과 시민 사이에서 이른바 '갈라치기'를 시도한 서울교통공사는 올해에만 국고보조금 655억 원을 받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기업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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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를 싸워서 이길 상대로 규정한 서울교통공사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세세한 전략까지 제시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YTN이 입수한 대응 문건에 따르면 장애인 단체의 실점을 찾아 여론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준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도 너무너무 (엘리베이터 등) 설치 개량하고 싶다. 힘들지만 이런 건 하고 있어. 내 맘 알지?"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를 이길 수 있는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문건에서 대외적으로 내세우자고 한 태도입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차원일 뿐, 뒤로는 장애인단체의 '선 넘는 미스', 그러니까 잘못을 찾아내 '물밑 홍보'하자고 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취재 과정에서 해당 문건이 홍보팀원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문건에 언급된 전략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문건에 적힌 '장애인 단체의 실점 사례'입니다.
열차 운행을 고의로 방해했음을 사진으로 '자연스럽게' 알렸다고 소개합니다.
문서에는 시위자들이 이런 승강장 틈새에 휠체어 바퀴를 일부러 끼워 넣었다는 '고의 운행 방해설'을 퍼뜨린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서울교통공사 홍보팀이 YTN을 비롯한 언론사에 보낸 시위 관련 메시지입니다.
사진을 보내면서도, 공사에서 제공했다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요구합니다.
또 문건은 장애인단체의 '결정적 미스'라면서 '할머니 임종, 버스 타고 가세요.' 사건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9일 시민이 임종을 봐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시위자는 "버스 타고 가세요"라고 답했다며 반대 여론이 격화한 일을 가리킵니다.
그 뒤 시위자는 시민에게 본인도 얼마 전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을 찾지 못해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의 장면만 편집돼 돌아다니는 상황입니다.
[이형숙 /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당시 영상) : (저도) 그런 걸 당해봤기 때문에 잘 압니다. 저도 그래서 임종을 못 봤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 사건 역시, 당일 보도자료에 공사의 '언론 플레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민원 내용과 지하철 이용량 감소 통계를 제시하면서 '임종 사건'도 시민 피해 사례로 거론합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는 데요. 그런 방식으로 부추기고 활용하고, 의도적으로 여론전, 사회적 약자와 맞서는 여론전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비친 거고….]
서울교통공사는 '임종사건'을 거론한 보도자료는 여론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시위 사진은 기자들 요청으로 홍보팀이 전달한 것뿐이고, 제공처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건 장애인단체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대응 문건에는 장애인 단체와의 싸움에서 승리가 확실할 때는 법적 대응까지 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시민들하고 장애인들의 갈등으로 비치도록 만드는 이런 문건들입니다. 너무 슬프죠, 이 사회가. 너무 무책임하죠.]
이처럼 장애인과 시민 사이에서 이른바 '갈라치기'를 시도한 서울교통공사는 올해에만 국고보조금 655억 원을 받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기업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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