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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 대담 :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코로나19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 경제적 어려움이 1위"
- 코로나19 이후 20대 자살률 증가
-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 있나? 27개 조사 국가 중 韓 24위
- 코로나19 시절 청소년 가장 힘든 것, 외로움
- 그동안 고마웠다는 메시지도 자살 징후 중 하나
-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용기 있는 행위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여러분들, 모두 다 살아 있는 분들이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시죠. 하지만 죽음을 다 두려워하고 걱정합니다.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는데요. 이 불안과 절망, 외로움이 우리 청년들을 실제로 삶에서 떼어놓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20대 사망자 가운데 절반인 54.3%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매우 높고요. 10대에서 30대까지는 사망률 중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왜 이렇게 되고 있을까요. 이 문제, 그냥 놔둬도 될까요. 오늘 전문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이하 김현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가장 외로운 선택’이라는 책을 이 분야에 활동하시는 여러 분들과 함께 내셨습니다. 저희가 이 내용도 소개하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 생명의 문제를 다뤄보려고 왔습니다. 일단 지금 유튜브를 보고 계시는 분들은 책 표지가 보이실 텐데요. ‘가장 외로운 선택,’ 얘기만 보면 슬픈 문학 소설 작품 같은데 아주 치열한 현실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 김현수>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 코로나로 인해서 가장 충격 받은 세대가 어디냐. 많은 전문가들이 사실 오판했어요. 저희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문을 닫은 상점, 그런 얘기를 보면서 중장년이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 예측했는데 당장 지표로 나타나는 상황을 보니까 갑자기 20대들의 자살·사망과 20대들의 응급실 자살 시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거예요.
◇ 김우성> 코로나19 이후를 말씀하시는 거죠.
◆ 김현수> 네. 2020년 봄부터. 그러면서 우리가 20대들이 급격히 왜 어려워지지? 하면서 여러 지표를 찾아보니까 일단 카드 연체부터 시작해서 20대들이 정말 위태롭네, 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20대들이 이렇게 어렵게 사나, 하는 것을 정말 다시 알게 됐는데요. 20대들의 삶의 어려움. 이것을 사회복지하시는 분, 또 위기 상담을 하시는 분, 또 20대들의 자살률을 추적해 오신 분, 저희를 포함해서 인류학적으로 청년들의 삶을 찾아오신 인류학자, 다방면의 연구진들이 모여서 20대의 삶이 낭만적으로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계속 우리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일자리 현판을 걸고 청년들 일자리를 마련하겠다. 이렇게 시작했는데 지금 코로나 이후의 상황이 그냥 단순히 일자리만 놓고 볼 상황이 아닌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걸 놓고 저희가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상황을 보고 국회 여러 의원들과 토론회를 했는데요. 실제로 정말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자살률이 증가하고 자살 시도율이 증가한 게 20대였고. 그렇게 해서 토론회를 하고 자료집을 냈는데요. 계속 여러 기자님들이 반복적으로 안 좋다, 안 좋,다 왜 안 좋냐. 이렇게 취재를 요청해서 결국 책으로 내고 다시 공론화를 해야 되겠다. 이렇게 해서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 김우성> 다양한 분야,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인류학적인 사회 전체를 연구하는 분들까지 함께했습니다. 그만큼 청년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지금 센터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물론 정치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선거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얘기를 주로 많이 했습니다만 자영업자들이 고용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들, 단기적인 노동을 하시는 분들. 전부 다 청년 세대인데 이분들의 통계, 근로소득 같은 것들을 봤더니 세대 중에 가장 낮습니다. 즉 이분은 당장 이번 주에 주급 알바비가 안 나오면 절벽 끝으로 몰리는 거죠.
◆ 김현수> 사실 비숙련, 비정규. 그런 상태에 처해 있으면서 유동자금 가장 없고 가장 위태로운데요. 쉽게 말하면 알바를 잘리면요. 그 달에 카드값을 낼 수가 없고 그 달 카드값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몰리고 그 달의 월세를 내지 못하고 그런데 어쨌든 집에서는 독립하겠다, 라고 나와서 지내고 있고 막상 집이 나를 과연 지원할 수 있느냐. 지원해 줄 수 있는 집도 있지만 지원해 줄 수 없는, 사실 독립이라고 나왔지만 그냥 집에서 나와서 살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에 관해서 사회가 사실 눈을 감고 있다. 내지는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시절에도 굉장히 많은 지원이 있었는데요. 굉장히 많은 지원이 대학생, 취업, 또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위한 취업, 이래서 우리 사회가 사실 전체의 일부인 대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많았지만 비숙련직·비정규직 단기 알바를 통해서 지내고 있었던 최소 한 40%~50%에 이르는 청년들의 삶에 관해서는 사실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정책이나 태도를 갖고 지냈다. 코로나 때 이게 여실히 드러난 거죠.
◇ 김우성> 코로나라는 전 사회적, 전 지구적 위기를 통해서 누가 가장 취약한지가 드러났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스스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지고 있고. 이건 이분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깊은 슬픔과 어려움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되는 건데 직접적인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청년들은 아까 저희가 인서트로 교수님 목소리를 들려드렸습니다만 아프니까, 원래 청년이니까, 이럴 줄 알았는데 가장 높은 자살률 혹은 지금 심각한 상황을 보인다고 합니다. 청년 자살에 대해서 설명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수> 청년 정책에 대한 어른들의 통념이나 오해, 아주 상징적인 것은 청년 시기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청년들은 철도 씹어 먹을 수 있다.
◇ 김우성> 사서 고생한다, 이런 말까지 해요.
◆ 김현수> 사서 고생한다. 이런 청년에 대한 낭만적인 견해 때문에 청년은 도움의 순위에서 항상 뒤로 밀리는 거죠. 그래서 이런 코로나 시기에 청년이 어떻게 도움을 받는가, 그런 정책을 초기에 찾아보니까 청년 복지 정책이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청년은 기초생활수급권자 대상도 아니에요. 몇 세 이상은 기초생활수급권자로 국가가 도와주지만 20대 때는 기초생활수급권자 대상이 안 된다든지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강해야 된다. 사회적으로도 그런 대상이 아니다. 복지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없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사실은 여러 도움의 사각지대에 있는데 고통스러워하기는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여유는 굉장히 없고.
◇ 김우성> 해결 방법도 없고요.
◆ 김현수> 그리고 아직은 사실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들도 굉장히 많고, 대학을 중퇴한 친구들도 많고, 군대 마치고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친구들이 청년이다 보니까 아주 지혜롭고 현명한 해결 방법을 찾기에는 경험이 부족하죠.
◇ 김우성> 지금 저희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 텐데요. 많은 분들이 이런 말씀 하세요. 이거는 지금 방송 듣고 계신 일반 청취자분들이 이런 말씀 하세요. 아니, 죽을 만큼 그렇게 용기를 가졌으면 그 용기로 살지. 이런 말을 해요. 이런 분들이 이런 말을 할 때 청년들을 대변해서 어떻게 답해줄 수 있을까요.
◆ 김현수> 도움의 손길이 끊어지는 상황 속에서 옛날하고 달라진 게 뭐냐면 옛날에는 삼촌도 도와줄 수 있었죠.
◇ 김우성> 그렇죠. 사회 안전망, 관계망이 넓었죠.
◆ 김현수> 또 할아버지 할머니 포함해서 확대 가족도 있었고요, 예전에는 종교도 있었고요, 사실 지금은 공식적인 관계망밖에 없어요. 쉽게 말하면 동주민센터, 구청.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서 아셨겠지만 OECD 가입 국가 중에 정말로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이 굉장히 적은 나라 중에 하나가 저희라고 합니다. 27개 조사 국가 중 24위.
◇ 김우성> 주변에 도움 받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얘기네요.
◆ 김현수> 특히 청년은 더 없는 것 같아요. 부모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굉장히 안타까운 사연 중에 친구의 돈을 꿨다가 그걸 갚지 못해서 극단적인 선택과 시도를 했던 경우도 있는데 도움을 받을 자신의 사회적 지지망이 그만큼 없는 거죠. 그리고 사실 요즘 청소년들도 제가 상담을 하면서 코로나 시기에 왜 그렇게 힘든가를 물어보면 다 외로움을 얘기해요. 외로움. 그런데 사실 기성세대들은 외로움에 관해서 잘 모르거든요. 코로나 시기에 외로워서 힘들고 외로워서 죽고 싶다, 그러면요.
◇ 김우성> 그런 성장 환경도 아니었고요 저만 해도 사실 X세대에 포함됩니다만 동네 친구들도 있고 동네 어른들하고도 소통하고 지냈다면 요즘 아파트에서는 옆집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외로운 선택’이라고 공저하신 분들이 제목을 정했던 이유, 이 외로움이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 김현수> 그래서 실제로는 도움을 청할 대상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 게 지금 청년들의 현실이고 청소년으로 내려가면 더하다. 공식적인 사회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면 더 현재의 청년들은 어려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라고 하는 것을 어른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김우성> 또 놀란 게 있습니다. 지금 청년 세대가 고립되어 있고 외롭다. 그래서 코로나19 위기에 있어서 가장 자살률이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는데, 여성 자살률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김현수> 실제로 서울 같은 경우는 지역적으로도 더 편중되었는데요. 아무래도 해고된 사람들의 성별 비율을 보니까 여성이 더 많았어요. 왜 그러냐 하면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산업, 쉽게 말하면 카페부터 시작해서 단순한 기술을 갖고 짧게 취업하면서 식당업, 유흥업, 카페 업과 관련된 직종에 취업했던 분들이 여성이 많았기 때문에 그분들이 더 많이 실업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주거의 위기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서울시 같은 경우 주거 위기 때문에 시에서 주거를 지원한다고 할 때 정말 깜짝 놀랍게도 신청자가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았어요. 여성 청년들. 그러니까 금융위기, 주거위기도 젊은 여성들에게 더 심각했고 응급실에서 자살 시도로 찾아온 여성들의 비율도 거의 10배 정도로 여성들이 많았는데 이분들이 왜 자살 시도를 했냐고 하는 것을 조사해 보면 사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1위. 두 번째가 정신적인 어려움인데 이 정신적인 어려움도 사실은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실업, 해고. 이런 것들이 여성 자살률이 높아지는 더 큰 이유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우성> 유튜브로 산책자님, 한국 살기 너무 어려워요, 라고 하셨는데 청년들은 더 어렵다고 하는 거고요. 지금 센터장님 말씀대로 들어보면 단순히 마음이 힘들다가 아니고요. 정말 환경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본인의 힘만으로 안 되는데 교수님, 직접적인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앞서도 저희가 출연 전에 얘기를 했었는데 최종적인 극단 선택만큼은 막아야 됩니다. ‘자살’이 아니라 그걸 ‘살자’로 바꿔줘야 되는데 이분들이 마지막 순간 이런 경우에 결국 극단적 행위로 가더라, 라는 걸 안다면 주변의 가족 분들이 좀 예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수> 이분들이 SNS상에 남기는 말들의 전형적인 표현들이 있다고 해요. 연락 안 하던 가족들에게 이제는 짐이 안 되어 줄게, 라고 해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손 벌리지 않는다든지, 짐이 안 되겠다든지, 이제는 걱정을 끼치지 않게 될 것 같다든지, 떠남을 암시한다든지, 폐를 끼치지 않는다든지 짐이 안 되겠다. 이 한 유형이 자살을 암시하는 얘기라고 하고요. 또 친구들에게는 이제는 나 고통이 없어질 것 같아, 나 이제 힘들지 않을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것 같다. 고통과 관련된 표현도 때로는 자살의 경고 징후나 자살과 관련된 표현이라고 하고요. 또 내가 있을 자리가 이제 진짜 없어진 것 같다. 내 삶에서 나의 있을 자리가 진짜로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삶의 자리, 고통, 작별을 암시하는 이야기. 또는 짐이 된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암시하거나 갑자기 진지하게 한다든지 문득 이런 얘기를 메시지로 날릴 때. 이럴 때가 사실은 참다 참다 더 이상 참기 어렵다. 그동안 고맙다든지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기는 게 경고 징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김우성> 심리 문제, 마음의 문제, 정신건강의 문제도요. 방역이라는 표현도 쓰고 부검이라는 표현도 씁니다. 교수님도 사실은 중앙심리부검 센터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분들의 경우를 연구해서라도 살아있는 분들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갖고 접근해야 될 텐데 우리나라에 그게 마련돼 있나요.
◆ 김현수> 우리나라는 그래도 아시아에서는 거의 최초로 중앙심리부검센터라고 하는 것을 설치를 해서 자살 유가족도 돌보고 자살 유가족들로부터 왜 시민들이 자살하게 되는지, 그것을 잘 들어서 근거에 기반한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정책을 수립하려고 접근을 했는데요. 아주 효과적으로 자살 심리부검 데이터를 구축해서 접근하는 것에는 상당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재단을 설립해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교수님, 끝으로 짧게 한 말씀만 답해 주십시오. 주변에 이런 것들 관심 많이 보이면 이 위기에 빠진 사람들 잘 구해줄 수 있다. 한 줄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현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행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우리 문화 안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어서 우리가 자살하고 나서야 아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고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늘 도움을 청하시는 거, 그게 정말 용기 있는 행위라는 거. 도움을 청해라. 그 말씀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예. 도움에 인색하지 않다면 ‘자살,’ ‘살자’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현수>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김현수 센터장이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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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 대담 :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코로나19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 경제적 어려움이 1위"
- 코로나19 이후 20대 자살률 증가
-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 있나? 27개 조사 국가 중 韓 24위
- 코로나19 시절 청소년 가장 힘든 것, 외로움
- 그동안 고마웠다는 메시지도 자살 징후 중 하나
-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용기 있는 행위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여러분들, 모두 다 살아 있는 분들이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시죠. 하지만 죽음을 다 두려워하고 걱정합니다.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는데요. 이 불안과 절망, 외로움이 우리 청년들을 실제로 삶에서 떼어놓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20대 사망자 가운데 절반인 54.3%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매우 높고요. 10대에서 30대까지는 사망률 중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왜 이렇게 되고 있을까요. 이 문제, 그냥 놔둬도 될까요. 오늘 전문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이하 김현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가장 외로운 선택’이라는 책을 이 분야에 활동하시는 여러 분들과 함께 내셨습니다. 저희가 이 내용도 소개하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 생명의 문제를 다뤄보려고 왔습니다. 일단 지금 유튜브를 보고 계시는 분들은 책 표지가 보이실 텐데요. ‘가장 외로운 선택,’ 얘기만 보면 슬픈 문학 소설 작품 같은데 아주 치열한 현실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 김현수>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 코로나로 인해서 가장 충격 받은 세대가 어디냐. 많은 전문가들이 사실 오판했어요. 저희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문을 닫은 상점, 그런 얘기를 보면서 중장년이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 예측했는데 당장 지표로 나타나는 상황을 보니까 갑자기 20대들의 자살·사망과 20대들의 응급실 자살 시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거예요.
◇ 김우성> 코로나19 이후를 말씀하시는 거죠.
◆ 김현수> 네. 2020년 봄부터. 그러면서 우리가 20대들이 급격히 왜 어려워지지? 하면서 여러 지표를 찾아보니까 일단 카드 연체부터 시작해서 20대들이 정말 위태롭네, 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20대들이 이렇게 어렵게 사나, 하는 것을 정말 다시 알게 됐는데요. 20대들의 삶의 어려움. 이것을 사회복지하시는 분, 또 위기 상담을 하시는 분, 또 20대들의 자살률을 추적해 오신 분, 저희를 포함해서 인류학적으로 청년들의 삶을 찾아오신 인류학자, 다방면의 연구진들이 모여서 20대의 삶이 낭만적으로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계속 우리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일자리 현판을 걸고 청년들 일자리를 마련하겠다. 이렇게 시작했는데 지금 코로나 이후의 상황이 그냥 단순히 일자리만 놓고 볼 상황이 아닌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걸 놓고 저희가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상황을 보고 국회 여러 의원들과 토론회를 했는데요. 실제로 정말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자살률이 증가하고 자살 시도율이 증가한 게 20대였고. 그렇게 해서 토론회를 하고 자료집을 냈는데요. 계속 여러 기자님들이 반복적으로 안 좋다, 안 좋,다 왜 안 좋냐. 이렇게 취재를 요청해서 결국 책으로 내고 다시 공론화를 해야 되겠다. 이렇게 해서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 김우성> 다양한 분야,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인류학적인 사회 전체를 연구하는 분들까지 함께했습니다. 그만큼 청년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지금 센터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물론 정치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선거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얘기를 주로 많이 했습니다만 자영업자들이 고용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들, 단기적인 노동을 하시는 분들. 전부 다 청년 세대인데 이분들의 통계, 근로소득 같은 것들을 봤더니 세대 중에 가장 낮습니다. 즉 이분은 당장 이번 주에 주급 알바비가 안 나오면 절벽 끝으로 몰리는 거죠.
◆ 김현수> 사실 비숙련, 비정규. 그런 상태에 처해 있으면서 유동자금 가장 없고 가장 위태로운데요. 쉽게 말하면 알바를 잘리면요. 그 달에 카드값을 낼 수가 없고 그 달 카드값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몰리고 그 달의 월세를 내지 못하고 그런데 어쨌든 집에서는 독립하겠다, 라고 나와서 지내고 있고 막상 집이 나를 과연 지원할 수 있느냐. 지원해 줄 수 있는 집도 있지만 지원해 줄 수 없는, 사실 독립이라고 나왔지만 그냥 집에서 나와서 살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에 관해서 사회가 사실 눈을 감고 있다. 내지는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시절에도 굉장히 많은 지원이 있었는데요. 굉장히 많은 지원이 대학생, 취업, 또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위한 취업, 이래서 우리 사회가 사실 전체의 일부인 대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많았지만 비숙련직·비정규직 단기 알바를 통해서 지내고 있었던 최소 한 40%~50%에 이르는 청년들의 삶에 관해서는 사실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정책이나 태도를 갖고 지냈다. 코로나 때 이게 여실히 드러난 거죠.
◇ 김우성> 코로나라는 전 사회적, 전 지구적 위기를 통해서 누가 가장 취약한지가 드러났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스스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지고 있고. 이건 이분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깊은 슬픔과 어려움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되는 건데 직접적인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청년들은 아까 저희가 인서트로 교수님 목소리를 들려드렸습니다만 아프니까, 원래 청년이니까, 이럴 줄 알았는데 가장 높은 자살률 혹은 지금 심각한 상황을 보인다고 합니다. 청년 자살에 대해서 설명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수> 청년 정책에 대한 어른들의 통념이나 오해, 아주 상징적인 것은 청년 시기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청년들은 철도 씹어 먹을 수 있다.
◇ 김우성> 사서 고생한다, 이런 말까지 해요.
◆ 김현수> 사서 고생한다. 이런 청년에 대한 낭만적인 견해 때문에 청년은 도움의 순위에서 항상 뒤로 밀리는 거죠. 그래서 이런 코로나 시기에 청년이 어떻게 도움을 받는가, 그런 정책을 초기에 찾아보니까 청년 복지 정책이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청년은 기초생활수급권자 대상도 아니에요. 몇 세 이상은 기초생활수급권자로 국가가 도와주지만 20대 때는 기초생활수급권자 대상이 안 된다든지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강해야 된다. 사회적으로도 그런 대상이 아니다. 복지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없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사실은 여러 도움의 사각지대에 있는데 고통스러워하기는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여유는 굉장히 없고.
◇ 김우성> 해결 방법도 없고요.
◆ 김현수> 그리고 아직은 사실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들도 굉장히 많고, 대학을 중퇴한 친구들도 많고, 군대 마치고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친구들이 청년이다 보니까 아주 지혜롭고 현명한 해결 방법을 찾기에는 경험이 부족하죠.
◇ 김우성> 지금 저희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 텐데요. 많은 분들이 이런 말씀 하세요. 이거는 지금 방송 듣고 계신 일반 청취자분들이 이런 말씀 하세요. 아니, 죽을 만큼 그렇게 용기를 가졌으면 그 용기로 살지. 이런 말을 해요. 이런 분들이 이런 말을 할 때 청년들을 대변해서 어떻게 답해줄 수 있을까요.
◆ 김현수> 도움의 손길이 끊어지는 상황 속에서 옛날하고 달라진 게 뭐냐면 옛날에는 삼촌도 도와줄 수 있었죠.
◇ 김우성> 그렇죠. 사회 안전망, 관계망이 넓었죠.
◆ 김현수> 또 할아버지 할머니 포함해서 확대 가족도 있었고요, 예전에는 종교도 있었고요, 사실 지금은 공식적인 관계망밖에 없어요. 쉽게 말하면 동주민센터, 구청.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서 아셨겠지만 OECD 가입 국가 중에 정말로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이 굉장히 적은 나라 중에 하나가 저희라고 합니다. 27개 조사 국가 중 24위.
◇ 김우성> 주변에 도움 받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얘기네요.
◆ 김현수> 특히 청년은 더 없는 것 같아요. 부모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굉장히 안타까운 사연 중에 친구의 돈을 꿨다가 그걸 갚지 못해서 극단적인 선택과 시도를 했던 경우도 있는데 도움을 받을 자신의 사회적 지지망이 그만큼 없는 거죠. 그리고 사실 요즘 청소년들도 제가 상담을 하면서 코로나 시기에 왜 그렇게 힘든가를 물어보면 다 외로움을 얘기해요. 외로움. 그런데 사실 기성세대들은 외로움에 관해서 잘 모르거든요. 코로나 시기에 외로워서 힘들고 외로워서 죽고 싶다, 그러면요.
◇ 김우성> 그런 성장 환경도 아니었고요 저만 해도 사실 X세대에 포함됩니다만 동네 친구들도 있고 동네 어른들하고도 소통하고 지냈다면 요즘 아파트에서는 옆집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외로운 선택’이라고 공저하신 분들이 제목을 정했던 이유, 이 외로움이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 김현수> 그래서 실제로는 도움을 청할 대상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 게 지금 청년들의 현실이고 청소년으로 내려가면 더하다. 공식적인 사회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면 더 현재의 청년들은 어려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라고 하는 것을 어른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김우성> 또 놀란 게 있습니다. 지금 청년 세대가 고립되어 있고 외롭다. 그래서 코로나19 위기에 있어서 가장 자살률이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는데, 여성 자살률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김현수> 실제로 서울 같은 경우는 지역적으로도 더 편중되었는데요. 아무래도 해고된 사람들의 성별 비율을 보니까 여성이 더 많았어요. 왜 그러냐 하면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산업, 쉽게 말하면 카페부터 시작해서 단순한 기술을 갖고 짧게 취업하면서 식당업, 유흥업, 카페 업과 관련된 직종에 취업했던 분들이 여성이 많았기 때문에 그분들이 더 많이 실업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주거의 위기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서울시 같은 경우 주거 위기 때문에 시에서 주거를 지원한다고 할 때 정말 깜짝 놀랍게도 신청자가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았어요. 여성 청년들. 그러니까 금융위기, 주거위기도 젊은 여성들에게 더 심각했고 응급실에서 자살 시도로 찾아온 여성들의 비율도 거의 10배 정도로 여성들이 많았는데 이분들이 왜 자살 시도를 했냐고 하는 것을 조사해 보면 사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1위. 두 번째가 정신적인 어려움인데 이 정신적인 어려움도 사실은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실업, 해고. 이런 것들이 여성 자살률이 높아지는 더 큰 이유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우성> 유튜브로 산책자님, 한국 살기 너무 어려워요, 라고 하셨는데 청년들은 더 어렵다고 하는 거고요. 지금 센터장님 말씀대로 들어보면 단순히 마음이 힘들다가 아니고요. 정말 환경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본인의 힘만으로 안 되는데 교수님, 직접적인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앞서도 저희가 출연 전에 얘기를 했었는데 최종적인 극단 선택만큼은 막아야 됩니다. ‘자살’이 아니라 그걸 ‘살자’로 바꿔줘야 되는데 이분들이 마지막 순간 이런 경우에 결국 극단적 행위로 가더라, 라는 걸 안다면 주변의 가족 분들이 좀 예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수> 이분들이 SNS상에 남기는 말들의 전형적인 표현들이 있다고 해요. 연락 안 하던 가족들에게 이제는 짐이 안 되어 줄게, 라고 해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손 벌리지 않는다든지, 짐이 안 되겠다든지, 이제는 걱정을 끼치지 않게 될 것 같다든지, 떠남을 암시한다든지, 폐를 끼치지 않는다든지 짐이 안 되겠다. 이 한 유형이 자살을 암시하는 얘기라고 하고요. 또 친구들에게는 이제는 나 고통이 없어질 것 같아, 나 이제 힘들지 않을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것 같다. 고통과 관련된 표현도 때로는 자살의 경고 징후나 자살과 관련된 표현이라고 하고요. 또 내가 있을 자리가 이제 진짜 없어진 것 같다. 내 삶에서 나의 있을 자리가 진짜로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삶의 자리, 고통, 작별을 암시하는 이야기. 또는 짐이 된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암시하거나 갑자기 진지하게 한다든지 문득 이런 얘기를 메시지로 날릴 때. 이럴 때가 사실은 참다 참다 더 이상 참기 어렵다. 그동안 고맙다든지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남기는 게 경고 징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김우성> 심리 문제, 마음의 문제, 정신건강의 문제도요. 방역이라는 표현도 쓰고 부검이라는 표현도 씁니다. 교수님도 사실은 중앙심리부검 센터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분들의 경우를 연구해서라도 살아있는 분들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갖고 접근해야 될 텐데 우리나라에 그게 마련돼 있나요.
◆ 김현수> 우리나라는 그래도 아시아에서는 거의 최초로 중앙심리부검센터라고 하는 것을 설치를 해서 자살 유가족도 돌보고 자살 유가족들로부터 왜 시민들이 자살하게 되는지, 그것을 잘 들어서 근거에 기반한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정책을 수립하려고 접근을 했는데요. 아주 효과적으로 자살 심리부검 데이터를 구축해서 접근하는 것에는 상당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재단을 설립해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교수님, 끝으로 짧게 한 말씀만 답해 주십시오. 주변에 이런 것들 관심 많이 보이면 이 위기에 빠진 사람들 잘 구해줄 수 있다. 한 줄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현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행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우리 문화 안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어서 우리가 자살하고 나서야 아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고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늘 도움을 청하시는 거, 그게 정말 용기 있는 행위라는 거. 도움을 청해라. 그 말씀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예. 도움에 인색하지 않다면 ‘자살,’ ‘살자’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현수>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김현수 센터장이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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