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악이면 실형"...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진병준 위원장 '횡령 시인' 육성 확보

단독 "최악이면 실형"...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진병준 위원장 '횡령 시인' 육성 확보

2022.05.02. 오전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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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억 원대 횡령 의혹이 불거진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진병준 위원장이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는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YTN 취재진이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실형을 살 수 있다면서도 반대파를 모두 정리하면 위원장직 유지는 문제없다며 옥중출마 계획까지 세워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 취재한 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준엽 기자!

[기자]
네, 사회1부입니다.

[앵커]
진병준 위원장이 스스로 자신의 횡령을 인정하는 녹취 파일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앞서 YTN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진병준 위원장이 노조비 10억 원 이상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는데요.

진 위원장이 자신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비상식적인 대응을 계획하는 육성 파일을 YTN 취재진이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확보한 음성은 진병준 위원장이 지난 3월 22일 충남 천안시에 있는 카페에서 산하 지부에 있는 간부와 단둘이 면담할 때 녹음된 건데요.

녹취에서 진 위원장은 자신이 한 행동이 배임이 아닌 횡령이라며 혐의를 콕 집어 인정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진병준 /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 : 난 잘못되면 감옥에 5∼6개월 들어갔다 오는 거고. 그것도 이제 재판 가면 100% 불구속인데. 저 XX들은 그걸(구속) 노리는 거고 나는 그걸 막는 거고. 막을 수 있을까? 집행유예는 100%야. 내가 한 건 횡령이지 배임이 아니야.]

진 위원장은 또 자신이 횡령한 돈 대부분을 다시 넣어뒀기 때문에 경찰도 구속할 수 없어 난감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진병준 /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 : 횡령했는데 집어넣으면 있지, 경찰 입장에서 실제로 골인(구속)을 시켜야 하는데, 못 시켜. 금액을 전혀 안 넣잖아. 그러면 바로 구속하고 할 수 있어. 근데 50∼60%, 거의 70%를 다 넣어 버리잖아. 이건 변제 의사가 있는 거야. 그럼 못 넣어.]

게다가 빼돌린 현금을 인건비로 사용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허위 확인서를 직원에게 쓰도록 한 '증거인멸' 정황도 직접 언급합니다.

[진병준 /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 : 순동(본부 직원)이 그놈은, 낼 게 없는 게, □□(진 위원장 둘째 아들)한테 모든 2016년에 있지, 권한 위임한다고 다 줬었거든. 사인했었거든. 관리비고 뭐고, 다.]

진 위원장은 이미 수감될 가능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이후 계획까지 모두 세워둔 모습이었습니다.

위원장 선거에 옥중출마해 당선되면 지금 제기된 의혹이나 위기를 모두 정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산하 지부에 직접 찾아가 현금을 살포한듯한 정황을 설명합니다.

[진병준 /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 : 옛날에 있던 덤프트럭에다가 6천 갖다 놓고. 이것저것 다 넣어서 다 끝났다고. 다 끝났고 (뿌린 돈이) 횡령액보다 더 많아, 이제. (그러니까) XX 위원장 들어가면 옥중당선 뭐 한국노총 3∼4번씩 했는데, 시켜버리면 되지 뭐. 나와. 내가 해줄 테니까.]

또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한 반대파는 소속 단위를 아예 제명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진병준 /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위원장 : 이 정도 왔는데 저걸(반대파) 뭐하러 살려. 정리하는 거야. 4월 초에 저 XX 정리할 거야. 회원조합 없어지는 건 일도 아니야. 일도 아니고. 진짜 무슨 뭐 조직이 크고, 그런 거 필요 없어.]

실제로 건설산업노조는 내일(3일) 진 위원장 횡령 의혹을 제기한 조직원들 징계 논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YTN 취재진은 녹취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진 위원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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