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노키즈존이니 나가주세요"...아동은 갈 수 없는 '핫플'

[뉴있저] "노키즈존이니 나가주세요"...아동은 갈 수 없는 '핫플'

2022.05.05. 오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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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식당이나 카페에서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이 늘면서 아동 차별이 아니냐는 논란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노키즈존'을 제대로 표시해놓지 않아서 불쾌한 일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아차를 끌고 직접 노키즈존을 다니면서,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서은수 피디입니다.

[피디 리포트]
카페와 식당들이 모여있는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

유아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이는데,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입니다.

영유아와 어린이, 그리고 동반 가족들은 들어갈 수 없는, 이른바 '노키즈존'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맛있는 디저트로 입소문이 난 유명 카페들은 유독 노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유모차를 끌고 마포구 일대 식당과 카페들을 다녀봤습니다.

'노키즈존' 표시가 전혀 없는 한 카페.

유아차를 끌고 들어가니 그제야 직원이 노키즈존이라고 알립니다.

그러면서 야외 테이블에서만 음료를 마실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카페 내부에 손님은 없었습니다.

[카페 직원 : 저희가 원래는 노키즈존이어서 만약에 드신다면 테라스 여기 앞에서만 드실 수가 있거든요. (원래 노키즈존인가요?) 네. (안 쓰여 있어서….) 아 죄송합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이 방문한 노키즈존 카페 9곳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별도의 표시가 없었습니다.

온라인 사이트나 SNS에만 간단한 안내가 돼 있을 뿐이어서 검색하지 않고 방문했다가 불쾌한 일을 당하는 사례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김수민 / 서울 연남동 : 전혀 쓰여 있지 않았고요. 네이버 지도 검색 이런 거 해도 나오지는 않았어요. (알면) 엄마들이 알아서 안 찾아갈 건데 그렇게 명시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거부를 당하면 기분이 좋지 않죠.]

공지가 있어도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게 붙여놓거나, 출입 가능한 나이 등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철민 / 서울 북가좌동 : 그걸 자세히는 못 보고 들어갔어요. 그 나름대로 붙여놨다고 하는데 제가 이렇게 일일이 확인하고 들어가진 않으니까…. (아이가) 어느 정도 걸어 다니고 뛰어다니면서 다른 손님들한테 좀 불편하게 한다든지 하면 이해를 하는데 이제 우리 아이 같은 경우는 거의 안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앞서 인권위는 2017년, 이런 노키즈존을 아이들에 대한 차별 행위로 보고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강제력은 없는 탓에 이런 영업 방식을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는 자발적으로 노키즈존 리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헛걸음을 피하고, 아이가 배제당하는 경험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또 노키즈존에 반대되는, 이른바 '예스키즈존'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모두의 이해를 구하는 공지글을 올린 카페도 있습니다.

[김세미 / 예스키즈존 카페 운영 : 저희 공간의 룰은 모두가 다 같이 조용하게 차를 즐기기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아 나도 사회의 한 개인으로서 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거구나, 라는 것들을 배우면 좋겠다….]

어린이날 100주년.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자유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장경은 /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 예스 노로 이렇게 아동의 권리를 양분화해서 하는 그런 사회적 담론이 확산되고 있는 게 가장 우려스럽고요. 이것이 아동에 대한 차별 행위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1차적으로 부모의 책임이 우선되어야 하되,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 또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YTN 서은수입니다.

[앵커]
그럼 서은수 피디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은수 피디, 어서 오십시오.

노키즈존 관련 논란은 꾸준히 계속되는 것 같아요.

먼저, 노키즈존인 가게들이 늘고 있는 상황입니까?

[피디]
네, 현재 노키즈존 수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2017년부터 노키즈존 리스트를 지도로 공유하는 웹페이지가 있는데요.

이 지도를 보면 처음 만들 당시 전국 260개 지점이 노키즈존으로 등록됐는데, 현재는 440곳입니다.

저희 제작진이 이 리스트를 만든 운영자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최근까지도 꾸준히 노키즈존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리포트를 보니 노키즈존인지 모르고 방문했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는데, 당황스러웠을 것도 같아요?

[피디]
네, 비록 유아차에 실제로 아이가 타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저도 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최근에 온라인 커뮤니와 sns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종종 공유되고 있는데요.

입구, 간판, 메뉴판 어디에도 노키즈존 표시가 없어서 들어갔는데 나가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제대로 명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글들입니다.

노키즈존 리스트 운영자도 최근 이런 가게들에 대한 제보도 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아이에 대한 차별이다, 가게 주인의 고유 권한이다 하는 논란이 이제는 명시 필요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네요.

가게 주인 입장도 궁금한데요?

[피디]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다니면서 왜 노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도 물어봤는데요.

대부분 가게에 계단이 있거나, 깨지기 쉬운 그릇을 쓰는 등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게 주인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또 아이가 가게에서 소란을 피우면 다른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도 이유였습니다.

[앵커]
노키즈존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는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 취재해 보니, 어떤가요?

[피디]
앞서 논란이 불거졌던 2017년에는 정당한 영업 방식과 방해받지 않을 권리 등이 강조돼서 이에 대한 호응도 높았는데요.

최근에는 인식이 조금 바뀐 듯한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인권위 권고 이후, 아이에 대한 차별, 또 아이를 가진 가족에 대한 차별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도 있겠고요.

앞서 보신 대로, 성인이 아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웹페이지 운영자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지도를 처음 제작할 때는 노키즈존이 단순히 조용한 곳을 안내해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였다면,

최근에는 조금씩 아이를 차별하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월간 뉴있저. 이번 달 가정을 주제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다음 주는 또 어떤 내용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피디]
네, 다음 주 월간 뉴있저는 다문화 배경 학생들이 주인공입니다.

저희 제작진이 다문화 배경 아이들이 한국인보다 더 많은 학교 교실을 찾아가서 1일 교사로 나서기도 했는데요.

사실상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 학교와 가정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서 피디 수고했습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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