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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한 노동자가 홀로 인터넷선 작업하다가 감전을 당해 양팔을 잃고 1급 장애인이 됐습니다.
사측은 충분한 안전대책을 갖췄는데도 노동자가 추가 수당을 받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법원은 사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 책임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양팔에 손 대신 갈고리 의수를 단 하 모 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식사하지 못합니다.
세 아이를 둔 가장이었지만 3년 전 사고로 1급 장애인이 된 뒤 배우자에게 생계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 모 씨 / KT서비스 남부 노동자 : 경제적인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다른 것도 다 힘든데 애들이 점점 커지면서 드는 비용이 많으니까.]
하 씨는 지난 2019년 1월 경남 진주시 공단에서 혼자서 인터넷 수리를 하던 도중 3만 볼트 변압기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2인 1조 작업을 같이할 동료를 구하지 못해 위험작업을 함께 봐주는 사람이 없었고, 감전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30여 분 동안은 아무도 몰라서 신고조차 못 했습니다.
[강석현 / 동료 노동자 : (최초 신고자가) 직원의 뒤통수가 컨테이너 위로 반 정도 나온 걸 보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제 119신고를 하고. (양팔이) 색깔로 그냥 빨갰고, 한 덩이의 고기 같았다.]
사고 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고용주인 KT서비스는 보상금과 병간호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법정에서 '노동자 과실'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검전기 등 안전 보조장비를 충분히 지급했고, 노동자가 요청하면 2인 1조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고소작업차를 부를 수 있었는데 하 씨가 일을 빨리해서 수당을 더 받으려고 무리하다 사고를 당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당시 안전을 위해 지급된 검전기는 아무 때나 울려 제 기능을 못 하는 실정이었지만, 회사는 사고 다음 날 검전기로 큰 피해를 막았다며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지난달 1심 선고를 내리면서 KT서비스 측 주장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 씨가 고객으로부터 독촉을 받다 보니 위험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팀원마다 각자 맡은 일이 있어서, 차마 2인 1조를 위해 누군가를 불러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고소작업차는 팀이 한 달 동안 진행한 작업 2천백여 건 가운데 고작 5번만 쓸 정도로 운영이 유명무실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안전 책임자인 본부장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는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인에도 벌금 700만 원형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법정구속이 마땅하지만, 합의를 원만히 하길 바란다며 본부장을 구속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합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본부장은 다른 본부로 옮겨 근무하고 있습니다.
KT서비스 남부는 YTN 취재진에 향후 피해보상 협의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징역형을 받은 본부장은 발령 열흘도 되지 않아 사고를 겪었고,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며, 형 확정 이후에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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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 노동자가 홀로 인터넷선 작업하다가 감전을 당해 양팔을 잃고 1급 장애인이 됐습니다.
사측은 충분한 안전대책을 갖췄는데도 노동자가 추가 수당을 받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법원은 사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 책임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양팔에 손 대신 갈고리 의수를 단 하 모 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식사하지 못합니다.
세 아이를 둔 가장이었지만 3년 전 사고로 1급 장애인이 된 뒤 배우자에게 생계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 모 씨 / KT서비스 남부 노동자 : 경제적인 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다른 것도 다 힘든데 애들이 점점 커지면서 드는 비용이 많으니까.]
하 씨는 지난 2019년 1월 경남 진주시 공단에서 혼자서 인터넷 수리를 하던 도중 3만 볼트 변압기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2인 1조 작업을 같이할 동료를 구하지 못해 위험작업을 함께 봐주는 사람이 없었고, 감전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30여 분 동안은 아무도 몰라서 신고조차 못 했습니다.
[강석현 / 동료 노동자 : (최초 신고자가) 직원의 뒤통수가 컨테이너 위로 반 정도 나온 걸 보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제 119신고를 하고. (양팔이) 색깔로 그냥 빨갰고, 한 덩이의 고기 같았다.]
사고 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고용주인 KT서비스는 보상금과 병간호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법정에서 '노동자 과실'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검전기 등 안전 보조장비를 충분히 지급했고, 노동자가 요청하면 2인 1조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고소작업차를 부를 수 있었는데 하 씨가 일을 빨리해서 수당을 더 받으려고 무리하다 사고를 당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당시 안전을 위해 지급된 검전기는 아무 때나 울려 제 기능을 못 하는 실정이었지만, 회사는 사고 다음 날 검전기로 큰 피해를 막았다며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지난달 1심 선고를 내리면서 KT서비스 측 주장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 씨가 고객으로부터 독촉을 받다 보니 위험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팀원마다 각자 맡은 일이 있어서, 차마 2인 1조를 위해 누군가를 불러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고소작업차는 팀이 한 달 동안 진행한 작업 2천백여 건 가운데 고작 5번만 쓸 정도로 운영이 유명무실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안전 책임자인 본부장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는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인에도 벌금 700만 원형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법정구속이 마땅하지만, 합의를 원만히 하길 바란다며 본부장을 구속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합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본부장은 다른 본부로 옮겨 근무하고 있습니다.
KT서비스 남부는 YTN 취재진에 향후 피해보상 협의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징역형을 받은 본부장은 발령 열흘도 되지 않아 사고를 겪었고,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며, 형 확정 이후에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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