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입소 모두 피해자" 첫 판단...국가 상대 줄소송 전망

"삼청교육대 입소 모두 피해자" 첫 판단...국가 상대 줄소송 전망

2022.06.09. 오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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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원회 "삼청교육, 대규모 인권침해사건"
"위법한 공권력 행사" 명시…국가 기관 첫 인정
2018년 대법원, 법적 근거 ’계엄포고’ 위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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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불량배를 소탕하겠다며 만든 삼청교육대가 그 자체로 위법이라는 국가 기관의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삼청교육대의 인권 침해 사실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어서 관련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취재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민경 기자!

진실화해위원회가 삼청교육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국가 기관인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1980년대 발생한 삼청교육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공식적으로 정의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이 만든 삼청교육대가 그 자체로 위법이었다는 걸 국가 기관이 처음으로 밝힌 겁니다.

정부는 그동안 삼청교육 자체가 국가의 인권 침해였다는 걸 제대로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18년 말 대법원이 삼청교육의 법적 근거인 '계엄포고 13호'를 위법으로 판단하긴 했지만 사법부의 결정이라 가해자인 국가의 공식 인정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국가 기관에 속하는 진실화해위원회가 삼청교육대를 인권침해로 규정한 이번 결정은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정권 시절 악명 높은 수용시설로 알려졌는데 당시 강제 입소한 피해자 규모만 4만여 명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80년 8월 삼청교육대 출범 당시 전두환 정권은 불량배를 소탕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시민이 대다수였습니다.

거리에 침을 뱉거나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젊은 청년들이 잡혀가 사실상 강제 수용소 생활을 해야 했는데요.

이렇게 붙잡혀 1981년 1월까지 군부대 강제 노역에 동원되거나 인권 침해를 당한 시민은 4만여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해 사망한 피해자만 최소 421명에 달합니다.

[앵커]
그럼 당시 피해자들은 그동안 손해배상을 받지 못했나요?

[기자]
지난 2004년 '삼청교육 피해자법'이 만들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강제 입소자 4만여 명 가운데 피해자로 인정을 받은 경우는 고작 3천6백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법 제정 당시 '삼청교육 피해자'의 법적 정의를 '삼청교육에 의해 다치거나 사망한 자'로만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번에 삼청교육대에 강제 입소한 사람 모두를 인권침해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삼청교육 피해자법'에 대해서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한 상태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파장이라고 하면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줄 이을 것이란 의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삼청교육 입소자 모두가 법적 '피해자'로 인정된다면 4만여 명의 입소자들과 가족은 앞으로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썬 작년 11월 삼청교육 피해자와 가족 22명이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내고 법원의 심사가 진행 중인 기록이 있습니다.

이들에 더해 다른 피해자들이 집단 소송에 동참하기 시작하면 국가의 손해배상 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40여 년간 고통을 호소해온 삼청교육 피해자와 가족들이 이번에는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명예 회복과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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