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못 내리고 통로 막히고"...장애인 주차구역 곳곳 '유명무실'

"휠체어 못 내리고 통로 막히고"...장애인 주차구역 곳곳 '유명무실'

2022.06.25. 오전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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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구역 찾아 주차해도…못 내리는 장애인
장애물에 막혀 휠체어 빠져나올 공간 충분치 않아
의무화 규정 이후 설치…장애인 주차 기준 못 미쳐
정부·지자체 "개선 방안 마땅찮다"…권고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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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차장마다 휠체어 표시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구역이 있죠.

바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인데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 운전자들을 위해서 일반 주차 구역보다 면적을 넓게 잡아놓긴 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체장애 1급 이종민 씨는 평소 드라이브를 즐기다가도, 주차할 때만 되면 장애인 주차구역을 찾느라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도, 문제는 남습니다.

운전석 쪽이 다른 차량이나 화단에 막혀서 내릴 공간이 없기 일쑤.

결국, 조수석으로 옮겨 탄 뒤 겨우겨우 휠체어를 내려 빠져나옵니다.

[이종민 / 지체장애 1급·휠체어 이용 운전자 : 이런 경우는 다니다 보면 매번 있어요. (주차하는 데) 최대 이삼십 분 정도 걸린 적도 있고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고자 지난 2005년, 장애인편의법 등에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됐습니다.

특히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너비 3.3m·길이 5m 이상으로 하고, 장애인이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여유 공간 1m를 확보해야 합니다.

사정이 나아졌을까?

규정 시행 이후인 2009년 설치된 노외주차장에 가봤지만, 역시 적정 기준엔 못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주차장의 폭은 법정 규격보다 딱 50㎝ 모자란 2.8m입니다.

휠체어가 통과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운전자 혼자서 휠체어를 돌리고 빠져나가기엔 역부족입니다.

주차장 운영 기관 측도 장애인 주차 구역이 규정보다 작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성북구 도시관리공단 관계자 / 노외주차장 운영 : 말씀하신 주차장 나가봤더니 현장에서 이번 주 중으로 조치가 가능할 것 같아서….]

문제는 이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실태 조사를 해봤더니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면적을 지키지 않은 주차장은 모두 7천여 곳, 전체의 10.6%에 달했습니다.

전용구역을 설치하지 않은 시설들까지 포함하면 면적 규정 준수율은 더욱 떨어집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개선 수단이 마땅찮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청 관계자: 용도 변경이나 대수선이 2005년 이후에 이루어졌다면 조치할 수 있지만, 이전 주차장은 강제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보건복지부 관계자 : (규정이 마련되기 전) 과거에 지어졌던 게 지금까지 쭉 이어진다면 제재할 수는 없지만, 권고 조치를 하고 있죠.]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유명무실해진 장애인 주차 규정과 정부의 관리 부재 속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에는 여전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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