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LG생활건강 물티슈 8천여 개 ’폐기 명령’
LG생활건강 물티슈 제품에서 유독성 물질 검출
MIT·C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에도 포함
’판매 중지’ 공지 후 공익광고 ’무더기’ 게재
식약처 시정 명령에 뒤늦게 홈페이지 알림창 띄워
LG생활건강 물티슈 제품에서 유독성 물질 검출
MIT·C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에도 포함
’판매 중지’ 공지 후 공익광고 ’무더기’ 게재
식약처 시정 명령에 뒤늦게 홈페이지 알림창 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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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G생활건강 유아용 물티슈 제품 일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당시 논란이 된 유독성 물질이 검출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 중지·폐기 명령을 내렸는데요.
취재 결과 LG생활건강 측이 소비자들에게 '늑장 고지'한 데다 홈페이지에서도 숨기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 2019년 출시한 유아용 물티슈 제품입니다.
식약처는 이 제품 가운데 지난해 11월 8일 생산된 8천여 개에 대해 판매 중지와 폐기 명령을 내렸습니다.
유독성 물질인 메칠이소치아졸리논, 'MIT'와 메칠 클로로 이소치아졸리논, 'CMIT'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이 물질들은 인체에 닿으면 피부 염증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지난 2011년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으로도 꼽혀 세척제나 물티슈 등에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그런데 LG생활건강이 관련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식약처로부터 제품 회수 공표 명령을 받은 업체는 즉시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리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LG생활건강 측은 홈페이지에 이틀 만에, 일간지에는 나흘 후에야 판매 중지 사실을 알린 겁니다.
[식약처 관계자 : (제품 회수) 공표 명령 공문을 받은 날에 보통 그날에 제일 많이 하세요. 그날부터 해 가지고 최대한 회수를 빨리 시작해 가지고 종료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틀 늦게 홈페이지에 올라온 물티슈 판매 중지 알림 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첫 화면에서 사라졌습니다.
뜬금없이 한국소비자원의 공익 광고가 무더기 게재되면서 판매 중지 알림 글은 뒤로 밀려 첫 화면에서 볼 수 없게 된 겁니다.
LG생활건강 측은 한국소비자원 등 협력 기관이 홈페이지 게재를 요청해와 해당 광고를 게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은 매년 수차례 정례 회의에서 공익 광고 게재를 요청해왔는데도 실제 LG생활건강 홈페이지에 공익 광고가 게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5개 공익 광고가 한꺼번에 무더기로 올라왔는데 이미 3년 전 만들어진 화장품 공익 광고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LG생활건강이 문제 제품 폐기와 회수 조치를 알림창까지 띄워 고객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한 건 식약청이 통보한 지 열흘이 지나서였습니다.
식약처가 홈페이지 접속 즉시 알림 글이 보이도록 하라고 다시 시정 명령을 내리자 뒤늦게 별도의 알림창을 띄운 겁니다.
LG생활건강의 조치와 해명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정민 / 서울 북가좌동 : 잘 알고 있는 큰 회사에서 그렇게 했다는 게 좀 화도 나고 많이 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조소영 / 서울 북가좌동 : 보여주기 식으로 그냥 '나 했다.' 이렇게. 그런 거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고.]
LG생활건강 측은 독성 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하루 생산분이지만, 해당 제품 전체를 폐기하기로 하고, 문제의 제품도 40% 정도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늑장 고지한 데 이어 꼼수 숨기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LG생활건강이 소비자를 기만하려 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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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유아용 물티슈 제품 일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당시 논란이 된 유독성 물질이 검출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 중지·폐기 명령을 내렸는데요.
취재 결과 LG생활건강 측이 소비자들에게 '늑장 고지'한 데다 홈페이지에서도 숨기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 2019년 출시한 유아용 물티슈 제품입니다.
식약처는 이 제품 가운데 지난해 11월 8일 생산된 8천여 개에 대해 판매 중지와 폐기 명령을 내렸습니다.
유독성 물질인 메칠이소치아졸리논, 'MIT'와 메칠 클로로 이소치아졸리논, 'CMIT'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이 물질들은 인체에 닿으면 피부 염증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지난 2011년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으로도 꼽혀 세척제나 물티슈 등에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그런데 LG생활건강이 관련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식약처로부터 제품 회수 공표 명령을 받은 업체는 즉시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리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LG생활건강 측은 홈페이지에 이틀 만에, 일간지에는 나흘 후에야 판매 중지 사실을 알린 겁니다.
[식약처 관계자 : (제품 회수) 공표 명령 공문을 받은 날에 보통 그날에 제일 많이 하세요. 그날부터 해 가지고 최대한 회수를 빨리 시작해 가지고 종료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틀 늦게 홈페이지에 올라온 물티슈 판매 중지 알림 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첫 화면에서 사라졌습니다.
뜬금없이 한국소비자원의 공익 광고가 무더기 게재되면서 판매 중지 알림 글은 뒤로 밀려 첫 화면에서 볼 수 없게 된 겁니다.
LG생활건강 측은 한국소비자원 등 협력 기관이 홈페이지 게재를 요청해와 해당 광고를 게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은 매년 수차례 정례 회의에서 공익 광고 게재를 요청해왔는데도 실제 LG생활건강 홈페이지에 공익 광고가 게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5개 공익 광고가 한꺼번에 무더기로 올라왔는데 이미 3년 전 만들어진 화장품 공익 광고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LG생활건강이 문제 제품 폐기와 회수 조치를 알림창까지 띄워 고객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한 건 식약청이 통보한 지 열흘이 지나서였습니다.
식약처가 홈페이지 접속 즉시 알림 글이 보이도록 하라고 다시 시정 명령을 내리자 뒤늦게 별도의 알림창을 띄운 겁니다.
LG생활건강의 조치와 해명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정민 / 서울 북가좌동 : 잘 알고 있는 큰 회사에서 그렇게 했다는 게 좀 화도 나고 많이 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조소영 / 서울 북가좌동 : 보여주기 식으로 그냥 '나 했다.' 이렇게. 그런 거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고.]
LG생활건강 측은 독성 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하루 생산분이지만, 해당 제품 전체를 폐기하기로 하고, 문제의 제품도 40% 정도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늑장 고지한 데 이어 꼼수 숨기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LG생활건강이 소비자를 기만하려 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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