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밝은 아이였는데"...단골손님 성추행에 스러진 모델의 꿈

[제보는Y] "밝은 아이였는데"...단골손님 성추행에 스러진 모델의 꿈

2022.07.29.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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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있는 일식당에서 50대 남성이 20대 아르바이트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남성이 자신을 또 찾아오자 보복을 두려워하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제보는 Y>,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식당에 혼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누군가를 향해 손짓합니다.

옆자리로 부른 사람은 가게 아르바이트 직원인 20대 여성.

남성은 직원이 앉은 의자 쪽으로 손을 갖다 대며 연신 아래를 흘깃댑니다.

그 순간 직원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당황한 듯 몸을 매만집니다.

지난 5월 초, 서울 강서구에 있는 일식집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입니다.

피해자는 단골손님인 A 씨가 맥주를 따라주겠다고 부른 뒤 몸을 더듬었다면서 친구에게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만진 부분의 감촉이 떠올라 힘들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 잠도 안 온다"며 수치스럽고 괴로웠던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사건 발생 다음 날, 피해자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은 A 씨가 억울하다며 피해자를 또 찾아온 겁니다.

이후 보복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피해자는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힘들어했고 집 앞에서 발소리만 들려도 극도로 긴장했다고 가족들은 말했습니다.

[피해자 남동생 : (누나가) 정말 화도 나고 억울하고 짜증 나고 딴 건 다 필요 없고 그 사람 벌주고 싶다고 했어요. 남자가 그냥 전화하는 소리나 얘기하는 소리만 들려도 무서워서 집 안에서 혼자 떨고 있고….]

결국, 한 달 뒤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너무 죄송하다, 막막하고 살아갈 의욕이 없다"는 메모만 남긴 채였습니다.

[피해자 남동생 : 평소에 잘 지내고 친구들이랑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그 일 생기고 나서 병원 다닌다고 얘기 듣고…. 그 일 때문에 누나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는 거죠.]

모델이 되고 싶어 3년 전 가족 품을 떠나 홀로 상경한 피해자는 간간이 들어오는 모델 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저녁 시간 식당 일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지인 : 자기 꿈에 대한 열망이 되게 컸던 사람이고 사랑이 엄청 넘치던 사람이었어요. 죽음이라는 거는 절대 선택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정말로 밝은 사람이었어요.]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가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본 뒤에야 가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A 씨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고, A 씨는 조만간 재판에 넘겨질 방침입니다.

하지만 모델을 지망했던 피해자의 꿈은 더는 이룰 수 없게 됐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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