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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2년 8월 28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사무총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비오다 날씨 좋아지면 호우피해 모금 잘 안 돼, 1544-9595로 부탁드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올해는 기후위기로 인해서 지구촌 곳곳이 산불로, 홍수로, 또 가뭄으로 다양한 재해 재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요. 이런 재난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은 한 줄기 빛과 같죠. 전국재해구조협회 희망 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과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사무총장(이하 김정희)> 안녕하세요.
◇ 이성규> 희망브릿지,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 김정희>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을 돕기 위해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로,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입니다. 국내 자연재난 피해가 발생하면, 성금 배분을 총괄하는 국내 유일의 법정 구호단체로, 정부가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 기본적 구호와 피해 복구를 중심적으로 하는 반면, 희망브릿지는 이재민을 비롯한 피해 이웃의 빠른 일상생활 복귀에 중점을 두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의 활동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희망브릿지가 공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정부 예산을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 김정희> 희망브릿지는 정부 예산 없이 운영되는 순수 민간 구호단체입니다. 정부와 함께 협업해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정부의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재난약자를 돕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에 취약한 어린이, 노인, 장애인, 기초수급대상자 등은 재난 후 일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데요. 희망브릿지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재난약자들을 세심하게 살펴서 도움을 주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사랑의 열매라든가, 굿네이버스 등 여러단체들이 있는데 이런 단체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희망브릿지는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부터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이재민을 도와왔습니다. 희망브릿지는 폭염, 집중호우, 태풍, 지진, 폭설, 가뭄 등 자연재난은 물론이고 산불이나 감염병, 폭발, 대규모 인명 사고와 같은 사회재난 상황에서도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정식명칭인데요. ‘재해’라고 하면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건가요?
◆ 김정희>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는 모든 것을 재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불이나 물난리처럼 특정 지역에 피해가 국한되는 재난도 있고, 코로나19나 기후변화처럼 그 피해가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재난도 있지요. 이런 재난이 닥치면, 피해자들의 일상에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재난을 우리 법은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분류합니다.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대설, 가뭄, 폭염, 지진 등 자연현상이 원인이 되는 재난을 말합니다. 사회재난은 인간이 원인이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산불을 비롯한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감염병, 환경오염사고, 국가핵심기반의 마비 등이 있습니다.
◇ 이성규> 재해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희망브릿지는 어떻게 구호활동을 펼치나요?
◆ 김정희> 희망브릿지는 재난 발생 즉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하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피해 발생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구호물품을 실시간으로 지원합니다. 희망브릿지는 파주와 함양에 재해구호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구호물품을 상시 비축, 보관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재해대책유공기관으로 대통령 표창도 받으셨는데,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 61년간 동해안 산불,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세월호 참사,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태풍 매미와 루사, 이리역 화약 폭발사고 등 다양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성금을 모금하고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1조6천억 원의 성금과 6천만 점 이상의 구호물품을 지원했고, 이를 인정받아 1996년, 2002년, 2011년, 2017년, 2022년 다섯 차례나 ‘재해대책유공기관’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공익 법인을 대상으로 투명성과 재무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의 종합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습니다.
◇ 이성규> 희망브릿지 역대 회장이 모두 언론인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나요?
◆ 김정희>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경황이 없다 보니, 모금기관이 난립하면 부정하게 모집행위가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부금품법에서는 공무원이나 지자체가 의연금품을 직접 받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특별법으로 재해구호법을 만들어 허가를 받고 모집한 기부금은 즉시 협회 계좌로 납입하게 한 것입니다. 언론은 처음부터 재난 시 모금기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모집 경비를 한푼도 받지 않고 지난 60년 동안 특별 생방송과 지면 사고 알림을 통해 의연금을 모으고 그대로 협회 계좌에 직금돼, 행안부 훈령이 정하는 대로 재난 피해자에게 지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언론의 사회공헌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금 관리 창구가 일원화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언론사, 사회단체 등이 뜻을 모아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만들어졌습니다.
◇ 이성규> 사무총장님은 어떻게 희망브릿지에서 일하시게 됐나요?
◆ 김정희> 1999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새천년준비위원회에서 이어령 위원장님을 모시고 홍보팀에서 일할 때입니다. 제가 한겨레 기자 출신인데, 친한 기자가 “우리가 나이 들면 꼭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보자. 그러려면 미리 준비하고 배워야한다”고 권해 늦깎이로 기자 동료들과 함께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후에 저는 정책 홍보 회사를 차려 일을 하다가, 조혈모세포 은행이라고 백혈병 환우들을 도울 수 있는 협회였습니다. 그때 홍보가 많아지면 기증자도 증가함을 알게 되며 홍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봉사개념으로 홍보위원장 역할을 했습니다. 아나운서와 가수들과 함께 그 일을 하면서 ‘복지 영역에도 홍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1년도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50주년 되던 해인데, 행사도 많고 정리해야하는 일도 많아서 제가 프리랜서로 50주년 사업 추진 단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기관에 10년 전에 와서 일을 해본거죠, 10년 후에는 공모를 해가지고 “제대로 한 번 일을 해보자” 해서 오게 되었는데요. 온 이후로 이상하게도 큰 재난이 연달아 일어나서 죄송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4년 넘게 사무총장으로 일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재난 현장이 있을까요?
◆ 김정희> 3월 4일 경북 포항 출장 중에 울진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건조한 날이 길었던 데다가 그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심상치 않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도 기억에 남습니다. 고시원 쪽방에서 어렵게 살던, 화재에서 겨우 살아남은 분들이 트렁크에 짐을 꾸려 지하철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모습을 봤는데요. 그분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희생자가 7명이나 나왔는데, 겨우 1천만원만 모금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전국재해구조협회 희망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호우로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우리가 더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 김정희> 네, 사실은 이 자연재난의 모금은 지난 20년간의 통계를 보면 저조합니다. 비가 많이 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날씨가 좋아지니 모금이 잘 되지 않는 실정이에요. 금방 잊고 싶고 또 잊어지잖아요. 현재 사망자가 14명, 실종 6명, 부상자 26명, 대피자가 1만명이 넘고 이재민도 3천명 수준입니다. 아직도 대피소에서 생활하시는 분들도 있고, 공공시설 및 사유시설에 대한 피해가 큽니다. 모금액이 좀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모금에 관심을 좀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성규> 이번에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서 연예인 분들이나 기업들이 희망브릿지에 기부를 많이 하셨어요. 사례를 좀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이번 수해 때에도 많은 분이 피해 이웃돕기에 참여해주셨는데요. 배우 김혜수 님과 수지 님, 이성경 님, 가수 아이유 님, 방탄소년단 제이홉 님, 박재범 님, MC몽 님, 방송인 유재석 님과 배달의민족의 김봉진 의장과 부인 설보미 님 등은 1억원을 흔쾌히 전해주셨고, 그 밖에도 배우 김고은 님, 강승윤 님, 안효섭 님, 프로게이머 페이커 님 등 많은 유명인이 희망브리지를 통해 피해 이웃들의 일상 회복을 바라면서 기부해주셨습니다. 요즘에는 유명인들의 팬분들도 활발하게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수 박서진 님, 김희재 님, 양준일 님, 장민호 님, 영탁 님, 이솔로몬 님, 김필 님, 배우 옹성우 님의 팬분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달해주셨는데, 세어보니 만 명 가까운 분이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와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습니다. 시민분들의 참여도 대단한데요, 수십만명이 이웃돕기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희망브릿지를 찾아와 그동안 모은 쌈짓돈을 건넨 형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 이성규> 이렇게 모인 성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나요?
◆ 김정희> 국민 여러분들이 모아주신 성금은 재난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사용되어집니다. 아까 말씀 드렸지만 자연 재난 발생으로 인해 모인 기부금은 따로 ‘의연금’이라고 불립니다. 이 ‘의연금’은 정부에서 주는 정부지원금과 별도로 위로금 성격의 지원금입니다. 그래서 재해 구호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재난 피해를 입었다면은 균등하고 동일한 금액을 받게됩니다. 산불이나 코로나19 기부금은 기부자의 의도에 따라 성금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예컨대, 코로나19 극복 성금의 경우, 방역에 취약한 재난약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및 손소독제, 손소독 티슈 지원, 자가격리자 및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을 위한 생필품과 식료품 지원, 의료진을 위한 방역용품 및 응원키트 지원 등에 쓰였습니다. 지금 호우와는 다른 지원 방식입니다.
◇ 이성규> 재난의 정도나 상황에 따라 성금 사용이나 지원이 달라지나요? 그런 분에서 보완할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 김정희> 법적으로 사회재난은 재난의 양상과 시기, 모금기관에 따라 지원금의 금액이 달라지고, 그 편차도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18년 고성 산불로 8세대가 전소가 되었는데, 1채당 240만원 정도 지원이 되었습니다. 19년도에 고성과 속초에 일어난 산불은 1채가 탔을 때, 8000만원 넘게 성금이 지원되었습니다. 그렇게 편차가 있어요. 그러나 자연재난의 경우는 동일한 재난에 의해 동일한 피해가 났을 때는 법으로 정해져있어 중복지원 없이 배분이 됩니다.
◇ 이성규> 많은 분들이 내가 낸 성금이 정말 잘 사용되는지 늘 궁금해 하시는데, 성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직접 확인이 가능한가요?
◆ 김정희> 저도 기부금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망브리지는 재해구호법 제29조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는 법정구호단체로 투명하게 성금을 집행·관리하고 있습니다. 모금을 하거나 배부 시 외부 회계 감사로 하고 있고요, 내외부 회계 감사, 수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NGO기관들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기관에서도 4년 만점, 별 3개를 받았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에서도 개인 기부사항, 실입금액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보여주고, 매일 구호물품 목록도 발표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앞에서도 얘기 나눴습니다만, 재난이 정말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희망브릿지의 활동영역이나 앞으로의 계획,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이제는 ‘기후재난’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경제를 마비시키고 삶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입니다. 희망브리지는 종전의 자연재난보다 더 파괴적이고 더 자주 발생하는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상기후나 산불과 같은 기후에 관련된 재난들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는 실정입니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는 일만큼 재난 예방에 투자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례로 재난에 특히 취약한 분들을 미리 찾아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물품부터 안전한 거주지까지 다양한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방안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해나가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 방송을 듣고 이 기회에 나도 희망의 다리를 함께 놓고 싶다,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 어떻게 하면 될까요?
◆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안내된 계좌번호로 성금을 이체하시거나,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 네이버 해피빈 등을 통해 기부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1544-9595로 전화를 주시면 희망브리지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해드립니다.
◇ 이성규>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펼쳐온 희망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희> 감사합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날짜 : 2022년 8월 28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사무총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비오다 날씨 좋아지면 호우피해 모금 잘 안 돼, 1544-9595로 부탁드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올해는 기후위기로 인해서 지구촌 곳곳이 산불로, 홍수로, 또 가뭄으로 다양한 재해 재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요. 이런 재난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은 한 줄기 빛과 같죠. 전국재해구조협회 희망 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과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사무총장(이하 김정희)> 안녕하세요.
◇ 이성규> 희망브릿지, 어떤 단체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 김정희>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을 돕기 위해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로,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입니다. 국내 자연재난 피해가 발생하면, 성금 배분을 총괄하는 국내 유일의 법정 구호단체로, 정부가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 기본적 구호와 피해 복구를 중심적으로 하는 반면, 희망브릿지는 이재민을 비롯한 피해 이웃의 빠른 일상생활 복귀에 중점을 두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의 활동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희망브릿지가 공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정부 예산을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 김정희> 희망브릿지는 정부 예산 없이 운영되는 순수 민간 구호단체입니다. 정부와 함께 협업해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정부의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재난약자를 돕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에 취약한 어린이, 노인, 장애인, 기초수급대상자 등은 재난 후 일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데요. 희망브릿지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재난약자들을 세심하게 살펴서 도움을 주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사랑의 열매라든가, 굿네이버스 등 여러단체들이 있는데 이런 단체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희망브릿지는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부터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이재민을 도와왔습니다. 희망브릿지는 폭염, 집중호우, 태풍, 지진, 폭설, 가뭄 등 자연재난은 물론이고 산불이나 감염병, 폭발, 대규모 인명 사고와 같은 사회재난 상황에서도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정식명칭인데요. ‘재해’라고 하면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건가요?
◆ 김정희>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는 모든 것을 재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불이나 물난리처럼 특정 지역에 피해가 국한되는 재난도 있고, 코로나19나 기후변화처럼 그 피해가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재난도 있지요. 이런 재난이 닥치면, 피해자들의 일상에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재난을 우리 법은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분류합니다.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대설, 가뭄, 폭염, 지진 등 자연현상이 원인이 되는 재난을 말합니다. 사회재난은 인간이 원인이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산불을 비롯한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감염병, 환경오염사고, 국가핵심기반의 마비 등이 있습니다.
◇ 이성규> 재해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희망브릿지는 어떻게 구호활동을 펼치나요?
◆ 김정희> 희망브릿지는 재난 발생 즉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하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피해 발생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구호물품을 실시간으로 지원합니다. 희망브릿지는 파주와 함양에 재해구호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구호물품을 상시 비축, 보관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재해대책유공기관으로 대통령 표창도 받으셨는데,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 61년간 동해안 산불,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세월호 참사,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태풍 매미와 루사, 이리역 화약 폭발사고 등 다양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성금을 모금하고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1조6천억 원의 성금과 6천만 점 이상의 구호물품을 지원했고, 이를 인정받아 1996년, 2002년, 2011년, 2017년, 2022년 다섯 차례나 ‘재해대책유공기관’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공익 법인을 대상으로 투명성과 재무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의 종합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습니다.
◇ 이성규> 희망브릿지 역대 회장이 모두 언론인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나요?
◆ 김정희>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경황이 없다 보니, 모금기관이 난립하면 부정하게 모집행위가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부금품법에서는 공무원이나 지자체가 의연금품을 직접 받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특별법으로 재해구호법을 만들어 허가를 받고 모집한 기부금은 즉시 협회 계좌로 납입하게 한 것입니다. 언론은 처음부터 재난 시 모금기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모집 경비를 한푼도 받지 않고 지난 60년 동안 특별 생방송과 지면 사고 알림을 통해 의연금을 모으고 그대로 협회 계좌에 직금돼, 행안부 훈령이 정하는 대로 재난 피해자에게 지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언론의 사회공헌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금 관리 창구가 일원화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언론사, 사회단체 등이 뜻을 모아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만들어졌습니다.
◇ 이성규> 사무총장님은 어떻게 희망브릿지에서 일하시게 됐나요?
◆ 김정희> 1999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새천년준비위원회에서 이어령 위원장님을 모시고 홍보팀에서 일할 때입니다. 제가 한겨레 기자 출신인데, 친한 기자가 “우리가 나이 들면 꼭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보자. 그러려면 미리 준비하고 배워야한다”고 권해 늦깎이로 기자 동료들과 함께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후에 저는 정책 홍보 회사를 차려 일을 하다가, 조혈모세포 은행이라고 백혈병 환우들을 도울 수 있는 협회였습니다. 그때 홍보가 많아지면 기증자도 증가함을 알게 되며 홍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봉사개념으로 홍보위원장 역할을 했습니다. 아나운서와 가수들과 함께 그 일을 하면서 ‘복지 영역에도 홍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1년도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50주년 되던 해인데, 행사도 많고 정리해야하는 일도 많아서 제가 프리랜서로 50주년 사업 추진 단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기관에 10년 전에 와서 일을 해본거죠, 10년 후에는 공모를 해가지고 “제대로 한 번 일을 해보자” 해서 오게 되었는데요. 온 이후로 이상하게도 큰 재난이 연달아 일어나서 죄송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4년 넘게 사무총장으로 일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재난 현장이 있을까요?
◆ 김정희> 3월 4일 경북 포항 출장 중에 울진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건조한 날이 길었던 데다가 그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심상치 않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종로 고시원 화재 현장도 기억에 남습니다. 고시원 쪽방에서 어렵게 살던, 화재에서 겨우 살아남은 분들이 트렁크에 짐을 꾸려 지하철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모습을 봤는데요. 그분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희생자가 7명이나 나왔는데, 겨우 1천만원만 모금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전국재해구조협회 희망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호우로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우리가 더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 김정희> 네, 사실은 이 자연재난의 모금은 지난 20년간의 통계를 보면 저조합니다. 비가 많이 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날씨가 좋아지니 모금이 잘 되지 않는 실정이에요. 금방 잊고 싶고 또 잊어지잖아요. 현재 사망자가 14명, 실종 6명, 부상자 26명, 대피자가 1만명이 넘고 이재민도 3천명 수준입니다. 아직도 대피소에서 생활하시는 분들도 있고, 공공시설 및 사유시설에 대한 피해가 큽니다. 모금액이 좀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모금에 관심을 좀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성규> 이번에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서 연예인 분들이나 기업들이 희망브릿지에 기부를 많이 하셨어요. 사례를 좀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이번 수해 때에도 많은 분이 피해 이웃돕기에 참여해주셨는데요. 배우 김혜수 님과 수지 님, 이성경 님, 가수 아이유 님, 방탄소년단 제이홉 님, 박재범 님, MC몽 님, 방송인 유재석 님과 배달의민족의 김봉진 의장과 부인 설보미 님 등은 1억원을 흔쾌히 전해주셨고, 그 밖에도 배우 김고은 님, 강승윤 님, 안효섭 님, 프로게이머 페이커 님 등 많은 유명인이 희망브리지를 통해 피해 이웃들의 일상 회복을 바라면서 기부해주셨습니다. 요즘에는 유명인들의 팬분들도 활발하게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수 박서진 님, 김희재 님, 양준일 님, 장민호 님, 영탁 님, 이솔로몬 님, 김필 님, 배우 옹성우 님의 팬분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달해주셨는데, 세어보니 만 명 가까운 분이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와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습니다. 시민분들의 참여도 대단한데요, 수십만명이 이웃돕기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희망브릿지를 찾아와 그동안 모은 쌈짓돈을 건넨 형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 이성규> 이렇게 모인 성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나요?
◆ 김정희> 국민 여러분들이 모아주신 성금은 재난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사용되어집니다. 아까 말씀 드렸지만 자연 재난 발생으로 인해 모인 기부금은 따로 ‘의연금’이라고 불립니다. 이 ‘의연금’은 정부에서 주는 정부지원금과 별도로 위로금 성격의 지원금입니다. 그래서 재해 구호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재난 피해를 입었다면은 균등하고 동일한 금액을 받게됩니다. 산불이나 코로나19 기부금은 기부자의 의도에 따라 성금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예컨대, 코로나19 극복 성금의 경우, 방역에 취약한 재난약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및 손소독제, 손소독 티슈 지원, 자가격리자 및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을 위한 생필품과 식료품 지원, 의료진을 위한 방역용품 및 응원키트 지원 등에 쓰였습니다. 지금 호우와는 다른 지원 방식입니다.
◇ 이성규> 재난의 정도나 상황에 따라 성금 사용이나 지원이 달라지나요? 그런 분에서 보완할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 김정희> 법적으로 사회재난은 재난의 양상과 시기, 모금기관에 따라 지원금의 금액이 달라지고, 그 편차도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18년 고성 산불로 8세대가 전소가 되었는데, 1채당 240만원 정도 지원이 되었습니다. 19년도에 고성과 속초에 일어난 산불은 1채가 탔을 때, 8000만원 넘게 성금이 지원되었습니다. 그렇게 편차가 있어요. 그러나 자연재난의 경우는 동일한 재난에 의해 동일한 피해가 났을 때는 법으로 정해져있어 중복지원 없이 배분이 됩니다.
◇ 이성규> 많은 분들이 내가 낸 성금이 정말 잘 사용되는지 늘 궁금해 하시는데, 성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직접 확인이 가능한가요?
◆ 김정희> 저도 기부금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망브리지는 재해구호법 제29조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는 법정구호단체로 투명하게 성금을 집행·관리하고 있습니다. 모금을 하거나 배부 시 외부 회계 감사로 하고 있고요, 내외부 회계 감사, 수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NGO기관들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기관에서도 4년 만점, 별 3개를 받았습니다. 저희 홈페이지에서도 개인 기부사항, 실입금액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보여주고, 매일 구호물품 목록도 발표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앞에서도 얘기 나눴습니다만, 재난이 정말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희망브릿지의 활동영역이나 앞으로의 계획, 소개해 주시죠?
◆ 김정희> 이제는 ‘기후재난’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경제를 마비시키고 삶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입니다. 희망브리지는 종전의 자연재난보다 더 파괴적이고 더 자주 발생하는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상기후나 산불과 같은 기후에 관련된 재난들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는 실정입니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는 일만큼 재난 예방에 투자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례로 재난에 특히 취약한 분들을 미리 찾아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물품부터 안전한 거주지까지 다양한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방안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해나가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 방송을 듣고 이 기회에 나도 희망의 다리를 함께 놓고 싶다,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 어떻게 하면 될까요?
◆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안내된 계좌번호로 성금을 이체하시거나, 카카오 같이가치 모금함, 네이버 해피빈 등을 통해 기부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1544-9595로 전화를 주시면 희망브리지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해드립니다.
◇ 이성규>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펼쳐온 희망브릿지의 김정희 사무총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희> 감사합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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