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악천후에도 출항할 대형 방제선 건조 결정
5천 톤급 방제선 ’엔담호’ 완성, 지난 7월 취항식
"예산만 760억 원"…’어떤 날씨에도 대응’ 자신
’760억 원’ 엔담호, 방제 필수 장비 불량 드러나
"유출 기름 확산 방지하는 오일펜스, 수리 불가"
5천 톤급 방제선 ’엔담호’ 완성, 지난 7월 취항식
"예산만 760억 원"…’어떤 날씨에도 대응’ 자신
’760억 원’ 엔담호, 방제 필수 장비 불량 드러나
"유출 기름 확산 방지하는 오일펜스, 수리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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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이후 정부는 760억 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여 어떤 기상조건에도 출항할 수 있는 초대형 방제선 '엔담호'를 건조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해양수산부는 '엔담호'의 중요 장비가 작동 안 해 제대로 방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숨긴 채 취항식까지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민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7년 12월 겨울.
충남 태안 앞바다를 원유 기름띠가 시커멓게 뒤덮었습니다.
당시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원유 만 톤 정도나 유출된 겁니다.
그런데 풍랑주의보가 계속 발효돼 초기 방제 작업이 늦어졌고 그만큼 피해는 커졌습니다.
[YTN 뉴스 / 2007년 12월 13일 :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가 난 충남 태안 지역이 일주일째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오후 서해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기름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나쁜 기상 상황에도 출항할 수 있는 대형 방제선이 필요하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2019년 11월 선박 건조에 돌입한 뒤 31개월 만에 닻을 올린 5천 톤 급 대형 방제선 '엔담호'입니다.
예산 760억 원을 들인 해양수산부의 야심찬 결과물로 지난 7월 20일, 전남 여수에서 화려한 취항식을 열었습니다.
"2022년 대한민국 최초의 5천톤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가 국민의 바다를 지키는 전천후 해양재난 대응 선박으로 역사적인 출항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엔담호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제선의 필수 장비인 오일펜스가 고치지 못할 정도로 불량이라는 점입니다.
오일펜스는 당연히 바다 위로 떠야 하는데 엔담호의 오일펜스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습니다.
오일펜스는 초기 유출된 기름 확산을 막는 장치로 작동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방제 작업을 벌일 수 없습니다.
"오일펜스를 설치해 오염의 확산을 방지하는 기능으로 특히 나쁜 기상 환경에서도 대규모 오염 사고에 신속히 대응합니다."
이와 관련해 해양환경공단은 지난 5월 말 시운전 때 오일펜스의 하자를 처음 발견했고, 제조사가 수리까지 했지만 정상 작동이 불가능하단 판정을 받았다며 문제점을 인정했습니다.
76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인 대형 방제선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점은 물론 이를 숨기고 취항식까지 한 건 분명한 문제입니다.
[신정훈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핵심 장비인 오일 펜스가 작동되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출항식을 강행했습니다. 취항식 이후 기름 사고가 터진다면 이 엔담호는 방제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해양환경공단 측은 오일펜스 문제는 인정했지만, 선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취항식을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올해 안에 새 오일펜스를 달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엔담호는 오일펜스 외에 페인트 일부가 벗겨지는 등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이 드러나 보수 작업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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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이후 정부는 760억 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여 어떤 기상조건에도 출항할 수 있는 초대형 방제선 '엔담호'를 건조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해양수산부는 '엔담호'의 중요 장비가 작동 안 해 제대로 방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숨긴 채 취항식까지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민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7년 12월 겨울.
충남 태안 앞바다를 원유 기름띠가 시커멓게 뒤덮었습니다.
당시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원유 만 톤 정도나 유출된 겁니다.
그런데 풍랑주의보가 계속 발효돼 초기 방제 작업이 늦어졌고 그만큼 피해는 커졌습니다.
[YTN 뉴스 / 2007년 12월 13일 :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가 난 충남 태안 지역이 일주일째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오후 서해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기름 확산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나쁜 기상 상황에도 출항할 수 있는 대형 방제선이 필요하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2019년 11월 선박 건조에 돌입한 뒤 31개월 만에 닻을 올린 5천 톤 급 대형 방제선 '엔담호'입니다.
예산 760억 원을 들인 해양수산부의 야심찬 결과물로 지난 7월 20일, 전남 여수에서 화려한 취항식을 열었습니다.
"2022년 대한민국 최초의 5천톤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가 국민의 바다를 지키는 전천후 해양재난 대응 선박으로 역사적인 출항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엔담호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제선의 필수 장비인 오일펜스가 고치지 못할 정도로 불량이라는 점입니다.
오일펜스는 당연히 바다 위로 떠야 하는데 엔담호의 오일펜스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습니다.
오일펜스는 초기 유출된 기름 확산을 막는 장치로 작동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방제 작업을 벌일 수 없습니다.
"오일펜스를 설치해 오염의 확산을 방지하는 기능으로 특히 나쁜 기상 환경에서도 대규모 오염 사고에 신속히 대응합니다."
이와 관련해 해양환경공단은 지난 5월 말 시운전 때 오일펜스의 하자를 처음 발견했고, 제조사가 수리까지 했지만 정상 작동이 불가능하단 판정을 받았다며 문제점을 인정했습니다.
76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인 대형 방제선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점은 물론 이를 숨기고 취항식까지 한 건 분명한 문제입니다.
[신정훈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핵심 장비인 오일 펜스가 작동되지 않는 그런 상태에서 출항식을 강행했습니다. 취항식 이후 기름 사고가 터진다면 이 엔담호는 방제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해양환경공단 측은 오일펜스 문제는 인정했지만, 선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취항식을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올해 안에 새 오일펜스를 달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엔담호는 오일펜스 외에 페인트 일부가 벗겨지는 등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이 드러나 보수 작업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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