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자, 횡단보도 LED 바닥 보셨나요? 만든 주인공 알고보니 현직 경찰

장수의자, 횡단보도 LED 바닥 보셨나요? 만든 주인공 알고보니 현직 경찰

2022.10.19. 오후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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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0월 19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유창훈 포천경찰서 경무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매주 수요일은 대한민국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다가오는 21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경찰의 날'인데요. 얼마 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시민 불편을 덜어주는 아이디어로 특별상을 수상한 경찰관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분이 만든 발명품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데요. '발명왕 경찰관'으로 불리는 포천경찰서의 유창훈 경무과장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유창훈 포천경찰서 경무과장(이하 유창훈): 안녕하세요.

◇ 이현웅: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유창훈: 포천경찰서에서 경무과장으로 근무중인 유창훈 경정입니다.

◇ 이현웅: '2022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어떤 발명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유창훈: 예,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자 횡단보도 부근에 설치한 조그마한 접이식 의자입니다.

◇ 이현웅: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시게 됐나요?

◆ 유창훈: 18년도 남양주경찰서 별내파출소장으로 근무시 관내 아파트단지 경로당을 순회하며 어르신들께 여쭈어봤습니다. “무단횡단하시는 이유를 알고 싶다” 했더니 한 분께서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되는데 무릎과 다리가 아파서 오랜 시간 신호를 기다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횡단보도 부근에 의자를 놓아드리면 되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놀이터 운동기구 의자, 전봇대 작업대, 대중화장실 유아용 의자 등을 관찰한 끝에 일반통행인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의자를 설계하였습니다. 하지만 산 넘어 산, 의자를 제작할 공장을 섭외하려 나섰지만 번번이 문전박대를 당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겨우 한 제조공장을 소개받았는데, 제작비를 드릴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 장수의자 특허권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제작을 시작하였습니다.

◇ 이현웅: 이 작품이 실제로 전국에 설치가 되어 있는 거죠? 반응이 어떤가요?

◆ 유창훈: 19.4.1일 전국 최초로 남양주시 별내동 16개 교차로에 60개를 설치하였으며, 지금은 전국에서 2,500여개를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관내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셨고 일부 어르신께서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파출소까지 방문하시어 감사인사를 오셨고, 생면부지의 국민들로부터 이쁜 손편지도 받고, 타 지자체 공무원들과 대학 경찰행정학과 학생들도 답사를 오는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여러 국내 언론을 비롯해서 영국 BBC에서도 본 치안시책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무적인 것은 장수의자를 설치하기 전 별내신도시 관내 18년 12월과 1월 사이에 두 분의 어른께서 횡단보도 상에서 사망하셨는데, 장수의자를 설치한 후, 현재까지 사망자가 없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 이현웅: LED 바닥신호등도 만드셨다고 하던데 어떤 건가요?

◆ 유창훈: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18년도 남양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으로 근무할 때 “LED 바닥신호등”을 전국 최초로 설치를 하였는데요. 바닥신호등은 LED램프가 바닥에 설치돼서 신호등과 연동해 녹색과 적색으로 점등하는 스마트 신호등입니다. 보행자가 바닥을 보고 있어도 신호를 알 수 있게 한 건데요. 국민들께서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신호가 바뀌어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다급히 건너려다 사고의 위험이 있어, 어떻게 개선을 할까 고민 중, 때마침 도로교통공단에서도 같은 고민 중이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공단과 협의하여 남양주시 도농역(현 다산역) 앞 교차로에 설치하였는데, 현재는 많은 도시에서 설치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현웅: 실종자 수색에 전국 최초로 드론을 도입했다고 하던데?

◆ 유창훈: 2015년 구리경찰서 여청수사팀장으로 근무중 실종자 수색업무 시에 직원 한 명이 드론을 날리기에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드론에 달린 게 카메라냐”고 물으니 “카메라 렌즈”라고 답변하기에 경찰서 뒷마당으로 이동하여 모의 수색을 실시해 봤는데, 사람을 식별하며 발견하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경찰청에 드론을 실종자 수색에 활용하겠다고 보고를 하였습니다. 다만 사전에 비행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군부대에 협조 요청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였고요. 그리하여 지금은 전국 지방청에서 드론을 운영하는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운영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성범죄 예방 아이디어는 뭔가요?

◆ 유창훈: 2013년 원룸단지 등 여성 혼자 거주하는 주거공간에서 성범죄가 발생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을 때, 원룸단지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 파이프 등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하였는데, 이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장비로 식별 가능해서, 증거로 채취가 가능한 물질입니다. 그리고 그 동네 일대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한 지역이라는 경고판을 설치하여 범죄자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여 범죄를 단념케 하였습니다.
특수형광물질을 활용하기 전에는 2건의 성범죄가 발생하였는데, 10여년이 지난 2022년 지금 가스배관 등 외벽을 타고 칩입하여 발생한 성범죄는 1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가 널리 알려져 지금은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책입니다.

◇ 이현웅: 퇴임을 2년 앞두고 계시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하고 싶은 발명이 있다면?

◆ 유창훈: 발명까지는 아니지만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골길을 차량으로 주행하시다가 기름이 부족한데 진행방향에는 주유소가 없고, 반대편에 주유소가 있는 경우, 짧게는 몇십 미터, 길게는 몇 킬로를 더 가다가 유턴하여 주유를 하고, 다시 유턴하여 목적지 방향으로 돌아간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으로 마땅히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떻게 개정을 할 것이냐. ”비보호좌회전” 아시죠? 그것과 똑같이 “비보호중앙선”을 도입하는 겁니다. 진행방향으로 진행하다가 필요시 전방의 안전을 확인하고 반대편 방향으로 「넘나들 수 있도록」 허용하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버스중앙차로에서 발생하는 보행자 교통사고가 일반횡단보도에서 발생하는 사고보다 2배가량 높다고 합니다. 일반도로에서는 횡단해야 하는 거리가 멀어서 무단횡단 감행을 못하지만, 버스중앙차로인 경우 1-2개 차로만 건너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무단횡단 사고가 많은 것 같은데요. 퇴임 전에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자리로 옮겨지면 버스중앙차로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여 보행자 사고를 예방해보고 싶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발명왕 경찰관', 포천경찰서 유창훈 경무과장과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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