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만들다 숨진 직원 유족에게 빵 답례품...SPC 대응 연일 논란

빵 만들다 숨진 직원 유족에게 빵 답례품...SPC 대응 연일 논란

2022.10.20.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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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PC 계열 빵 공장에서 23살 여성 직원이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SPC 측 대응이 연일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뒤에도 현장만 덮어놓은 채 주변 직원들에게 계속 일을 시키더니, 유족에겐 빵을 만들다 가족이 숨졌는데도 답례품으로 나눠주라며 빵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상자 안에 SPC 파리바게뜨 단팥빵과 땅콩 크림빵이 한가득 쌓였습니다.

지난 15일 SPC 계열사 제빵 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23살 여성 직원 빈소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주라며 가져다 놓은 겁니다.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망 직원 유족 : SPC에서 일하다가 사망했는데 이걸 답례품으로 주라고 갖고 온 게 이게 말이 되냐. 그래서 제가 막 화를 냈거든요. 인간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냐고.]

계열사 직원이 작업 중 숨진 사고가 발생한 뒤 SPC 측 대응은 연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사고 이튿날 해당 기계만 흰 천으로 가린 채 다른 기계로 같은 샌드위치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중단시키고 직원들은 휴가를 보냈습니다.

사고 현장과 같은 공간에 있는 고구마 케이크 생산 직원들도 업무가 다르다며 정상적으로 출근시키다가 노동청 권고를 받고서야 뒤늦게 휴가를 줬습니다.

[SPL 빵 공장 직원 : 그러고 이제 샌드위치 공정을 닫았잖아요. 그러면 (같은 공간에 붙어 있는) 고구마 공정까지는 상관없다면서 거기서 또 작업을 하는 거죠.]

숨진 직원과 같은 층에서 일해온 다른 직원들 역시 충격과 두려움을 호소했지만, 사고 이후에도 작업은 중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SPC 측이 참사에 충격을 받은 이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백종우 /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무래도 사고 현장을 지나갈 때, 또 보게 된다면 재경험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높일 여지가 충분히 있고….]

잇따르는 논란에도 SPC와 계열사는 관계 당국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방침 외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선 생산만 앞세우고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SPC가 책임 있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존중할 때까지 모든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밍갱 / 한국여성노동자회 : 안전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도 (없었다).]

대학가와 온라인 등에서도 이미 불매운동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SPC가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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