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자 살해' 40대 남성 구속..."ATM 기계 취급" 가족 탓하기도

’세 모자 살해’ A 씨 구속…"도망 염려"
계획적 범행 인정…"내가 잘못한 것 맞다"
A 씨, 범행 동기 묻자 숨진 가족 탓하기도
"코로나19로 잃어버린 8년 기억 되찾아" 횡설수설

[앵커]
부인과 중학생, 초등학생 아들 둘을 숨지게 한 뒤 범행을 숨긴 채 119에 신고한 4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한 남성은 계획 범행을 인정하며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인용 기자!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가 구속됐다고요?

[기자]
네, 법원은 오늘(28일) 오전 살인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 씨에 대해 30분가량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범죄의 중대성으로 인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A 씨는 앞서 법원에 출석하며 사건 2~3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고, 자신이 잘못한 거라며 계획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묻자 책임을 숨진 가족에게 돌리는 발언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A 씨 /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 8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했거든요. 근데 제 어머니는 버려졌고, 저는 ATM 기계처럼 일만 시키고…. 조금씩 울화가 치밀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또 이런 생각이 든 건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잃어버렸던 지난 8년 동안의 기억을 찾은 결과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영장심사를 마친 뒤엔 취재진에게 궁금한 점들은 면회를 오면 설명해주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선 부인과 이혼 문제로 대화하다 중학생인 큰아들이 아빠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요,

경찰은 A 씨가 2년 전 실직한 뒤 가정불화를 겪다가 최근 이혼 얘기까지 나오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이 남성은 부인과 두 아들을 숨지게 한 뒤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죠?

[기자]
네, 경기 광명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A 씨가 아내와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건 지난 25일 저녁 8시 전후였습니다.

애초 A 씨는 범행 뒤 2시간가량 근처 피시방에 머물다가 돌아와 "외출했다가 집에 와보니 가족이 숨져있다"고 밤 11시 반이 돼서야 직접 119에 신고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CCTV에 잡히지 않게 아파트를 빠져나가 범행 당시 입었던 옷가지와 사용했던 흉기를 아파트 인근에 버리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지만, 경찰이 흉기를 발견하자 결국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경찰은 A 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할 계획입니다.

숨진 세 모자는 빈소 없이 장례를 치러 오늘 발인이 진행됐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