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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1월 1일 (화요일)
■ 대담 :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면승부] 녹취록 공개 "분노는 필요한 감정, 문제된 시스템 바꿀 수 있어"
- 세월호 의인, 8년 지나도 살리지 못한 눈빛 잊혀지지 않아
- ‘이태원 참사’ 관련 혐오 표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남아
- 사랑하는 사람 잃은 고통, 위로의 말보다 들어주는 것이 중요
- 현장 목격자 많은 ‘이태원 참사’, 경찰이나 소방관도 트라우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어제 오늘 사이에 안타깝게도 희생자가 더 늘었습니다.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죠. 아직 치료받는 부상자도 많아서 걱정이 됩니다. 이번 사고로 충격 받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정신적인 충격, 유가족은 물론이고요, 부상자들의 가족 그리고 생존자들 역시 큰 충격을 받고 있어서 정신건강. 우리가 또 살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자신의 일처럼 슬픔에 빠진 시민들도 많으시죠. 마음 건강 챙겨야 할 시기입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이시고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이신 백종우 경희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백종우)> 안녕하십니까.
◇ 이재윤> 사고 직후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또 교수님께서 학회장으로 있는 한국 트라우마 스트레스 학회에서 바로 성명을 내셨어요. 성명을 빠르게 내신 건 그만큼 이번 사고의 충격과 그리고 그로 인해서 미칠 정신적인 어려움, 이런 것을 감안하신 거겠죠?
◆ 백종우> 아무래도 저희가 제일 걱정한 부분은, 세월호 사고 이후에 가장 많은 156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참사이기도 하지만 더구나 현장의 목격자분들이 너무 많고 또 촬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이런 영상이 또 여과 없이 전파되면 너무나 커다란 고통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도움을 요청 드렸습니다.
◇ 이재윤> 참사 일어난 지 사흘째인데요, 정신의학과 전문의로서 현재 가장 걱정되는 점은 어떤 겁니까?
◆ 백종우> 물론 가장 고통스러운 분들은 유가족 분들일 텐데, 제가 보는 환자분들 중에 예를 들어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신 (환자분이) 8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내가 살리지 못한 그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고 괴로워하시거든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구조에도 참여하고 CPR도 하신 분들이 또 이렇게 괴로워함이 만성화되면 어떡하나 (생각해서) 잘 챙겨보려고 합니다.
◇ 이재윤> 성명 내용을 보면, ‘혐오 표현의 자제’를 부탁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협조를 하시는 것 같은데, 먼저 어떤 게 혐오 표현인지 이 부분도 살펴봐야 될 것 같아요. 비난도 이거에 포함이 되는 건가요?
◆ 백종우> 그렇죠. 사실 이때 슬픔을 느끼는 분들, 저는 이게 다 정상 반응이고 공감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거 봐라, 저런 데 가면 사고 나지 않냐’, ‘왜 그런 데 갔냐’ 이렇게 얘기하죠. 그게 아마 안전을 위해서 부모님이 하실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 소중한 교육의 기회를 놓치신 겁니다. 뭐냐 하면, 아이한테 사회적인 슬픔을 어떻게 대하고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신 거거든요. 거기에 더 한 발 나아가서, 혐오라는 게 원래는 우리가 코로나 때의 혐오 같이 더러운 것을 피하는 것이 순기능이 있었을 때도 있습니다만 지금의 혐오라는 것들은 너무나 아픈 사람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주는 가해거든요. 본인이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고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혐오 표현, 그럼에도 여전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근거 없이 비난하는 분들도 여전히 있고요. 다시 한 번 이 부분 강조해 주시겠어요?
◆ 백종우> 특히 이번에 그런 영상을 무분별하게 올린다거나 희생자를 비난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아픈 사람이냐’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양심이 없는 경우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자기가 그렇다는 모습을 드러내는 거거든요. 본인을 위해서도 한번 돌아보고 주의하셔야 되고, 이런 잘못된 댓글이 누군가에게 굉장히 커다란 고통을 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도 올리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백종우> 예. 사실 이번에는 많은 시민들과 언론에서 또 성숙한 반응을 어제부터 보여주셨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말할 것도 없는데요. 유가족들과 함께 했던 친구들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던 생존자분들의 트라우마가 걱정이 되는데요. 이분들에게 시간이 약이 될까요. 어떻습니까?
◆ 백종우> 사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을 잃은 게 스트레스 중에 1위입니다. 결국 이 고통에 계신 분들을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될지 모르겠다, 그 말이 제일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저희가 이런 유가족들을 만나 본 분들을 보면 경험 많은 전문가들일수록 말을 적게 하고 이분들의 얘기를 듣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때는 좋은 말들, ‘살 사람이 살아야지’, ‘자식 때문에 살아야지’, 이 말을 유가족들이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도우려고 하는 분들이 얘기하는 건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결이 맞지 않거든요. 얼마나 힘든지 몰라준다는 마음이 들기 쉽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애도의 방식을 인정하고 옆에 지켜봐주면서 들어주시는 게 가장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 이재윤> 실내, 야외 구분 없이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인 거죠?
◆ 백종우> 네, 이건 기존 CCTV를 활용한다든지 계측기를 활용하든 다양한 사물이 있기 떄문에, 그런 걸 보통 활용하게 되면 실내, 실외 상관없이 적용이 가능합니다.
◇ 이재윤> 그런데 이게 실제로 현실에서 적용이 되고 있는 겁니까?
◆ 백종우> 약간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들은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일부 관광지에서는 CCTV 자료를 통해서 그걸 다시 분석해서 관광객 입장객 통계의 수치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용력이랑 연동되지는 않고 경보를 하지 않지만, 숫자를 CCTV에 대한 것을 기반으로 해서 측정하고 있다는 부분들은 적용 가능한 부분일 것 같고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CCTV는 아니지만 제한된 관광지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관광객 동선 관리나 이용객 밀집도 분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놀이동산이라든가 특히 디즈니랜드 같은 경우에는 손목 밴드에 고유 식별칩이라고 하죠, RFID를 적용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관람객들이 어디에 밀집하는지 알게 되고 그러면 이런 밀집 분산을 위해서 가령 너무 많은 기구에 몰리는 것 같으면 주변의 한가한 기구를 관람객들한테 알려 준다든지, 주변에 퍼레이드 같은 걸 펼쳐서 분산시킨다든지 이런 것들은 이미 적용된 기술이기도 합니다.
◇ 이재윤> 위로의 말보다는 그저 들어줘라.
◆ 백종우> 사람의 애도의 방식은 너무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잠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시점이 올 때까지는 옆에서 안전하게 지켜주고 들어주는 게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재윤> 유가족의 경우는 그렇고요. 사랑하는 또 친했던 친구를 잃었던 사람이나 또는 현장에서 있었던 사람, 다행히 목숨을 건진 분들도 트라우마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백종우> 이번 사고의 가장 큰 특징이, 현장의 목격자가 너무 많습니다. 이분들 중에 일부는 CPR 구조에도 참여하시고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는데, 저희가 이전의 재난 때도 오히려 이런 분들이 고통을 겪은 것들을 여러 번 보지 않았습니까? 이분들의 주변에 계신 분들이라면, 경찰 또 소방관 또는 언론인으로서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은 직업으로 가셨지만 직무 스트레스로 또 고통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개인 차이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 옆에서, 특히 상급자분들은 쉴 수 있게 해주고 물어봐 주고. 또 필요하다고 하면 전문 서비스로 정신건강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이재윤> 이런 트라우마는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극심한 고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까?
◆ 백종우> 이게 사실 초반에는 오히려 현실인지, 꿈 같고 받아들여지지도 않고요. 트라우마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게 무섭다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압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이 다 쪼개지고 깨지면서 나중에 우리한테 트라우마가 되면 그 깨진 조각들이 돌아다니면서 몸을 찌르고 아픈 건데, 그게 누군가는 지연돼서 몇 달 후에 심지어는 몇 년 후부터 아프기도 하거든요. 주변의 분들이, 이런 상황에 노출되었던 분들에게는 꼭 관심을 가지실 시점입니다.
◇ 이재윤> 흔히들 ‘시간이 약이다’라고 하잖아요. 그냥 가만히 놔두면 없어지는 건 아닌가요?
◆ 백종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재난을 겪은 분들에게 시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게 8년 전, 10년 전인데도 지금 느끼고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이걸 극복하려면 이걸 ‘노출 치료’라고 해서 그런 고통을 단계에 따라서 준비된 만큼 마주하는 노력들이 필요한데, 옆에서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 너는 왜 그러냐’ 하는 거는 고통을 겪어본 분들한테는 참 잔인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 이재윤> 전해들은 겁니다마는 생존자들은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현장에 있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에게는 어떤 얘기를 해 주고 싶으세요?
◆ 백종우> 이전에 여러 재난 사고의 생존자분들이 오히려 ‘왜 나만 살았을까’, ‘왜 이 친구를 구하지 못했냐’는 자책감. 그리고 그날 이후에 ‘정말 세상이 안전하지 못한 곳이구나’, ‘누구도 도울 수 없구나’ 이런 믿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지금 나는 사실 안전한 환경에 있고 그 구조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꼭 도움이 필요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오늘 오후에 경찰청에 신고된 119 접수 녹취록이 공개가 됐는데요. 이 내용을 보면. 이미 이 상황이 예고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내용들이 참 많아요. 보면 신고자가 ‘통제 빨리 해 달라’ 하는 얘기도 들어가 있고 ‘사람들이 넘어지고 난리가 났다’, 이런 신고가 있어요. ‘화면도 보내주겠다’, 이런 신고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어떤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걸 보면,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 같은데, 이런 것도 감정적으로 다스려야 되는 부분이죠?
◆ 백종우> 사실 서울시 경찰청에 가 보면 영화관만 한 화면에 수만 개의 CCTV가 연결이 돼서 경찰이 현장을 다 보실 수가 있더라고요. 좀 전에 이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때의 분노는 필요한 감정이기도 합니다. 특히 시스템을 바꾸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요. 선진국이라는 것은 이러한 재난이 아예 없는 나라가 아니라, 다시는 겪지 않을 시스템을 꼭 만드는 나라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인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 나가는 것이 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분노의 감정이 변화와 개선의 출발점이 된다, 그런 얘기가 되겠네요. 정부가 오늘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일반 시민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이런 도움이 필요한 거죠?
◆ 백종우> 이제 이걸 ‘대리 외상’, ‘간접 외상’이라고 그러는데,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내 일처럼 고통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상담 전화가 1577- 0199, 전화를 거시면 정신건강 전문가들에게 무료로 상담하실 수 있고 ‘내가 이게 도움이 필요한가’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 대개는 충분히 듣고 ‘정상 반응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많이 안심하고 수긍하시거든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전화가 사실 폭주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다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니까, 혹시 바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전화번호가 15770-0199죠. 상담하는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계신 거죠?
◆ 백종우>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이 되고요. 주간이 조금 더 낫고 야간에는 인원이 더 적으니까, 24시간 상담은 가능한데 야간은 응급 상담을 주로 하고 계실 겁니다.
◇ 이재윤> 직접 의사 선생님을 뵙지 않고도 이런 전화 상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건가요?
◆ 백종우> 거기에서 평가를 통해 분류를 해 줘야죠.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십시오’, ‘이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셔야겠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으십시오’ 이런 권고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이재윤> 전화 상담을 통해서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 의사선생님한테 일단 판단을 받는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지금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도 참고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577-0199이니까요. 이번 충격적인 사고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 전화를 통해서 한번 상담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백종우 경희대 교수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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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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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의인, 8년 지나도 살리지 못한 눈빛 잊혀지지 않아
- ‘이태원 참사’ 관련 혐오 표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남아
- 사랑하는 사람 잃은 고통, 위로의 말보다 들어주는 것이 중요
- 현장 목격자 많은 ‘이태원 참사’, 경찰이나 소방관도 트라우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어제 오늘 사이에 안타깝게도 희생자가 더 늘었습니다.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죠. 아직 치료받는 부상자도 많아서 걱정이 됩니다. 이번 사고로 충격 받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정신적인 충격, 유가족은 물론이고요, 부상자들의 가족 그리고 생존자들 역시 큰 충격을 받고 있어서 정신건강. 우리가 또 살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자신의 일처럼 슬픔에 빠진 시민들도 많으시죠. 마음 건강 챙겨야 할 시기입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이시고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이신 백종우 경희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백종우)> 안녕하십니까.
◇ 이재윤> 사고 직후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또 교수님께서 학회장으로 있는 한국 트라우마 스트레스 학회에서 바로 성명을 내셨어요. 성명을 빠르게 내신 건 그만큼 이번 사고의 충격과 그리고 그로 인해서 미칠 정신적인 어려움, 이런 것을 감안하신 거겠죠?
◆ 백종우> 아무래도 저희가 제일 걱정한 부분은, 세월호 사고 이후에 가장 많은 156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참사이기도 하지만 더구나 현장의 목격자분들이 너무 많고 또 촬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이런 영상이 또 여과 없이 전파되면 너무나 커다란 고통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도움을 요청 드렸습니다.
◇ 이재윤> 참사 일어난 지 사흘째인데요, 정신의학과 전문의로서 현재 가장 걱정되는 점은 어떤 겁니까?
◆ 백종우> 물론 가장 고통스러운 분들은 유가족 분들일 텐데, 제가 보는 환자분들 중에 예를 들어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신 (환자분이) 8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내가 살리지 못한 그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고 괴로워하시거든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구조에도 참여하고 CPR도 하신 분들이 또 이렇게 괴로워함이 만성화되면 어떡하나 (생각해서) 잘 챙겨보려고 합니다.
◇ 이재윤> 성명 내용을 보면, ‘혐오 표현의 자제’를 부탁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협조를 하시는 것 같은데, 먼저 어떤 게 혐오 표현인지 이 부분도 살펴봐야 될 것 같아요. 비난도 이거에 포함이 되는 건가요?
◆ 백종우> 그렇죠. 사실 이때 슬픔을 느끼는 분들, 저는 이게 다 정상 반응이고 공감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거 봐라, 저런 데 가면 사고 나지 않냐’, ‘왜 그런 데 갔냐’ 이렇게 얘기하죠. 그게 아마 안전을 위해서 부모님이 하실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 소중한 교육의 기회를 놓치신 겁니다. 뭐냐 하면, 아이한테 사회적인 슬픔을 어떻게 대하고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신 거거든요. 거기에 더 한 발 나아가서, 혐오라는 게 원래는 우리가 코로나 때의 혐오 같이 더러운 것을 피하는 것이 순기능이 있었을 때도 있습니다만 지금의 혐오라는 것들은 너무나 아픈 사람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주는 가해거든요. 본인이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고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혐오 표현, 그럼에도 여전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근거 없이 비난하는 분들도 여전히 있고요. 다시 한 번 이 부분 강조해 주시겠어요?
◆ 백종우> 특히 이번에 그런 영상을 무분별하게 올린다거나 희생자를 비난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아픈 사람이냐’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양심이 없는 경우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자기가 그렇다는 모습을 드러내는 거거든요. 본인을 위해서도 한번 돌아보고 주의하셔야 되고, 이런 잘못된 댓글이 누군가에게 굉장히 커다란 고통을 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도 올리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백종우> 예. 사실 이번에는 많은 시민들과 언론에서 또 성숙한 반응을 어제부터 보여주셨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말할 것도 없는데요. 유가족들과 함께 했던 친구들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던 생존자분들의 트라우마가 걱정이 되는데요. 이분들에게 시간이 약이 될까요. 어떻습니까?
◆ 백종우> 사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을 잃은 게 스트레스 중에 1위입니다. 결국 이 고통에 계신 분들을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될지 모르겠다, 그 말이 제일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저희가 이런 유가족들을 만나 본 분들을 보면 경험 많은 전문가들일수록 말을 적게 하고 이분들의 얘기를 듣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때는 좋은 말들, ‘살 사람이 살아야지’, ‘자식 때문에 살아야지’, 이 말을 유가족들이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도우려고 하는 분들이 얘기하는 건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결이 맞지 않거든요. 얼마나 힘든지 몰라준다는 마음이 들기 쉽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애도의 방식을 인정하고 옆에 지켜봐주면서 들어주시는 게 가장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 이재윤> 실내, 야외 구분 없이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인 거죠?
◆ 백종우> 네, 이건 기존 CCTV를 활용한다든지 계측기를 활용하든 다양한 사물이 있기 떄문에, 그런 걸 보통 활용하게 되면 실내, 실외 상관없이 적용이 가능합니다.
◇ 이재윤> 그런데 이게 실제로 현실에서 적용이 되고 있는 겁니까?
◆ 백종우> 약간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들은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일부 관광지에서는 CCTV 자료를 통해서 그걸 다시 분석해서 관광객 입장객 통계의 수치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용력이랑 연동되지는 않고 경보를 하지 않지만, 숫자를 CCTV에 대한 것을 기반으로 해서 측정하고 있다는 부분들은 적용 가능한 부분일 것 같고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CCTV는 아니지만 제한된 관광지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관광객 동선 관리나 이용객 밀집도 분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놀이동산이라든가 특히 디즈니랜드 같은 경우에는 손목 밴드에 고유 식별칩이라고 하죠, RFID를 적용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관람객들이 어디에 밀집하는지 알게 되고 그러면 이런 밀집 분산을 위해서 가령 너무 많은 기구에 몰리는 것 같으면 주변의 한가한 기구를 관람객들한테 알려 준다든지, 주변에 퍼레이드 같은 걸 펼쳐서 분산시킨다든지 이런 것들은 이미 적용된 기술이기도 합니다.
◇ 이재윤> 위로의 말보다는 그저 들어줘라.
◆ 백종우> 사람의 애도의 방식은 너무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잠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시점이 올 때까지는 옆에서 안전하게 지켜주고 들어주는 게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재윤> 유가족의 경우는 그렇고요. 사랑하는 또 친했던 친구를 잃었던 사람이나 또는 현장에서 있었던 사람, 다행히 목숨을 건진 분들도 트라우마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백종우> 이번 사고의 가장 큰 특징이, 현장의 목격자가 너무 많습니다. 이분들 중에 일부는 CPR 구조에도 참여하시고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는데, 저희가 이전의 재난 때도 오히려 이런 분들이 고통을 겪은 것들을 여러 번 보지 않았습니까? 이분들의 주변에 계신 분들이라면, 경찰 또 소방관 또는 언론인으로서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은 직업으로 가셨지만 직무 스트레스로 또 고통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개인 차이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 옆에서, 특히 상급자분들은 쉴 수 있게 해주고 물어봐 주고. 또 필요하다고 하면 전문 서비스로 정신건강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이재윤> 이런 트라우마는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극심한 고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까?
◆ 백종우> 이게 사실 초반에는 오히려 현실인지, 꿈 같고 받아들여지지도 않고요. 트라우마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게 무섭다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압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이 다 쪼개지고 깨지면서 나중에 우리한테 트라우마가 되면 그 깨진 조각들이 돌아다니면서 몸을 찌르고 아픈 건데, 그게 누군가는 지연돼서 몇 달 후에 심지어는 몇 년 후부터 아프기도 하거든요. 주변의 분들이, 이런 상황에 노출되었던 분들에게는 꼭 관심을 가지실 시점입니다.
◇ 이재윤> 흔히들 ‘시간이 약이다’라고 하잖아요. 그냥 가만히 놔두면 없어지는 건 아닌가요?
◆ 백종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재난을 겪은 분들에게 시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게 8년 전, 10년 전인데도 지금 느끼고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이걸 극복하려면 이걸 ‘노출 치료’라고 해서 그런 고통을 단계에 따라서 준비된 만큼 마주하는 노력들이 필요한데, 옆에서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 너는 왜 그러냐’ 하는 거는 고통을 겪어본 분들한테는 참 잔인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 이재윤> 전해들은 겁니다마는 생존자들은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현장에 있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에게는 어떤 얘기를 해 주고 싶으세요?
◆ 백종우> 이전에 여러 재난 사고의 생존자분들이 오히려 ‘왜 나만 살았을까’, ‘왜 이 친구를 구하지 못했냐’는 자책감. 그리고 그날 이후에 ‘정말 세상이 안전하지 못한 곳이구나’, ‘누구도 도울 수 없구나’ 이런 믿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지금 나는 사실 안전한 환경에 있고 그 구조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꼭 도움이 필요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오늘 오후에 경찰청에 신고된 119 접수 녹취록이 공개가 됐는데요. 이 내용을 보면. 이미 이 상황이 예고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내용들이 참 많아요. 보면 신고자가 ‘통제 빨리 해 달라’ 하는 얘기도 들어가 있고 ‘사람들이 넘어지고 난리가 났다’, 이런 신고가 있어요. ‘화면도 보내주겠다’, 이런 신고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어떤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걸 보면,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 같은데, 이런 것도 감정적으로 다스려야 되는 부분이죠?
◆ 백종우> 사실 서울시 경찰청에 가 보면 영화관만 한 화면에 수만 개의 CCTV가 연결이 돼서 경찰이 현장을 다 보실 수가 있더라고요. 좀 전에 이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때의 분노는 필요한 감정이기도 합니다. 특히 시스템을 바꾸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요. 선진국이라는 것은 이러한 재난이 아예 없는 나라가 아니라, 다시는 겪지 않을 시스템을 꼭 만드는 나라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인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 나가는 것이 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분노의 감정이 변화와 개선의 출발점이 된다, 그런 얘기가 되겠네요. 정부가 오늘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일반 시민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이런 도움이 필요한 거죠?
◆ 백종우> 이제 이걸 ‘대리 외상’, ‘간접 외상’이라고 그러는데,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내 일처럼 고통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상담 전화가 1577- 0199, 전화를 거시면 정신건강 전문가들에게 무료로 상담하실 수 있고 ‘내가 이게 도움이 필요한가’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 대개는 충분히 듣고 ‘정상 반응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많이 안심하고 수긍하시거든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전화가 사실 폭주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다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니까, 혹시 바로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윤> 전화번호가 15770-0199죠. 상담하는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계신 거죠?
◆ 백종우>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이 되고요. 주간이 조금 더 낫고 야간에는 인원이 더 적으니까, 24시간 상담은 가능한데 야간은 응급 상담을 주로 하고 계실 겁니다.
◇ 이재윤> 직접 의사 선생님을 뵙지 않고도 이런 전화 상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건가요?
◆ 백종우> 거기에서 평가를 통해 분류를 해 줘야죠.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십시오’, ‘이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셔야겠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으십시오’ 이런 권고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이재윤> 전화 상담을 통해서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 의사선생님한테 일단 판단을 받는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지금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도 참고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577-0199이니까요. 이번 충격적인 사고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 전화를 통해서 한번 상담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백종우 경희대 교수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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