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언급에도 동문서답"...112신고자 직접 만나보니

"'압사' 언급에도 동문서답"...112신고자 직접 만나보니

2022.11.02. 오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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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현장 주변 거리에서도 신고 잇따라
밤 9시 7분·10분, 두 번에 걸쳐 비슷한 위치에서 신고
"압사당할 위기…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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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4시간 전부터 경찰에 '압사할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일방통행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구체적인 내용의 신고도 있었지만 경찰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철희 기자!

[기자]
네, 서울 이태원 사고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지금 서 있는 곳도 112신고가 접수된 곳이라는 거죠?

[기자]
제가 서 있는 곳은 참사가 벌어졌던 골목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이쪽 거리 전체도 참사 1시간 전쯤에는 핼러윈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꽉 들어찼는데요.

시간으로 따지면 밤 9시 7분과 10분, 두 번에 걸쳐 이곳에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먼저 밤 9시 7분, 한 신고자는 전화를 걸어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운을 뗍니다.

그러면서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한다'고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습니다.

3분 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신고가 또 들어왔는데요.

당시 신고를 했던 분 직접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신고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신고 당시에 이태원 거리 상황이 어땠는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고자]
지금 여기 거리도 완전히 꽉 찼었고요.

곳곳에서 비명이 들렸고 옆에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책상들이 다 무너지고 오물통에 빠지고 그러면서 저는 필사적으로 담장 위로 올라가서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요.

끌어올려서 꼭대기도 다 차서 4~5명이 뒤로 넘어졌어요.

그런데 뒤에도 높이가 3m가량 정도 됐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싶어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기자]
그 부분을 더 여쭤보면 경찰 신고를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당시에 어떤 내용으로 신고를 하셨고 그다음에 경찰 반응이 어쨌는지도 궁금하거든요.

[신고자]
그러니까 저는 지금 현재 안쪽이 압사당하고 있다. 실제로 압사를 당하고 있었고요.

모든 기물이 파괴되고 있었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은 계속 정확한 위치가 어디냐.

그래서 제가 여기 축제장 메인거리다.

그러니까 정확한 지점이 어디냐. 정확한 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전체가 그렇다.

여기저기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냥 제가 봤을 때는, 제가 그냥 빨리 인원을 빼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전화를 1분 30초 정도 통화하고 끊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지금 전화하셨다는 시간이 참사 발생과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시간인데요.

결국 1시간 동안 경찰 출동이 없었다는 얘기인데 이번 대처를 보고 아쉬웠던 점 마지막으로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고자]
저는 여기 도착을 오후 1시부터 해서 지속적으로 제가 사진 촬영하고 아이들과 와도 되는 축제인지를 보기 위해서 우리 회원들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먼저 답사를 해서 계속 지속적으로 사진을 보냈고 제가 7시 반경에 이미 벌써 압사라는 표현을 저희 80명가량의 회원들한테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8시에 술집에서 나와야 되는 상황이라 나오려는데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친구랑 둘이 왔는데 친구는 1번 출구 쪽으로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그래서 친구는 1번 출구 쪽으로 어어어 하면서 끌려갔고 저는 반대쪽으로 끌려갔고 그런데 이미 책상은 다 아수라장이 되고 막 각 비명소리, 피해 이런 것을 보고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구나 직감하고 담장 위로 올라가서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한마디로 참사 전부터 계속 문제가 있었다는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고자]
감사합니다.

[기자]
이처럼 저녁 6시 반부터 사고가 있기 전까지 여러 건 총 11건의 신고가 있었는데요.

경찰은 이 가운데 4건에 대해서만 실제로 출동했습니다.

나머지는 전화로 주변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고만 안내했고 1건은 어떻게 대처했는지명확하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11건 가운데 긴급 출동이 필요한 코드 0, 코드 1으로 분류한 것만 8건이었는데 이 중에 현장 출동은 단 한 번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강도 높은 감찰과 조사를 예고했는데요.

결과가 나왔을 때 청장 스스로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는 말로,자리를 걸 수 있다는 뜻도 시사했습니다.

112신고 녹취를 먼저 공개한 것도 '뼈를 깎는 각오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YTN 김철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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