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함부로 CPR하지 마라' 성추행으로 고소당할라?

[팩트체크] '함부로 CPR하지 마라' 성추행으로 고소당할라?

2022.11.21.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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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함부로 CPR하지 마라' 성추행으로 고소당할라?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최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함부로 CPR 하지마라”는 내용의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CPR은 심장과 폐의 활동이 멈추어 호흡이 정지되었을 경우에 실시하는 응급처치입니다.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CPR을 하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CPR을 배우겠다는 시민이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 게시물은 “CPR로 살려놨더니 성추행, 상해로 고소당하고 합의금 800(만원) 물어줬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최근 C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해당 게시물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갔습니다. 현재 최초의 원본 게시 글은 삭제되어 있습니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CPR에 대한 면책조항이 있지 않나요?

◆ 송영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항목에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 또는 업무 수행 중이 아닌 응급의료종사자 등이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이 있습니다.

면책이라는 취지가 두드러져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생명이 위급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등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6월, 응급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을 대폭 완화하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 김양원> 게시물에서는 CPR에 대해 ‘성추행 고소’ 우려를 주장하기도 하던데요?

◆ 송영훈>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이뤄지는 신제 접촉으로는 강제추행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응급처치 시 성추행’과 관련한 판례도 있습니다. 2014년 10월 2일 수원지법은 몸을 가눌 수 없는 여성 환자를 준강제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소방공무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가슴자극 반응검사를 실시했다는 피고인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CPR시 성추행 문제의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쓰러진 사람에게 의식이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있거나 CCTV가 있다면 기소단계까지 이르지는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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