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데이팅앱에서 만나 결혼 약속한 남자 알고보니 유부남, 결혼사기일까?"

[양담소] "데이팅앱에서 만나 결혼 약속한 남자 알고보니 유부남, 결혼사기일까?"

2022.12.23.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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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23일 (금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백수현 변호사

- 결혼 사기란 혼인할 것처럼 속여서 결혼을 빌미로 금원을 편취한 경우에 해당해
- 결혼 의사 없이 결혼을 빌미로 만나온 사실이 인정된다면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여지 있어
-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정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현직 미국 국적기 조종사와 2021년부터 최근까지 2년 가까이 사귀었습니다. 그는 데이팅 앱에 이혼을 했다는 글을 올려놔 저는 당연히 이혼남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도 두 번 다녀오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영상통화를 하며 사랑을 키웠습니다. 결혼 이야기도 오가고 본인이 한국에서 다닐 수 있는 항공사로 옮기겠다고 하고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지난 10월엔 그가 한국에 들어와 자신의 누나도 소개시켜주고, 부모님 산소에도 같이 가고, 한국 오면 함께 살 부동산에도 같이 다녀왔습니다. 그 후 미국 가자마자 문제가 터졌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제 문자를 보고 난리가 났으니 당분간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말라”는 겁니다. 갑자기 아내라니, 너무 놀라서 아무것도 못하고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연락해 달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아내와 별거 중인데 성격이 굉장히 무섭다. 도청도 하고 해킹도 하는 것 같으니 연락 못 해도 기다리라”고 하더니 연락이 끊겼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결혼사기’로 소송이 가능할까요? 아내가 있는데 속였을 수도 있고, 결혼은 안했지만 여자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요. 둘 다 소송 가능한가요? 남자의 나이는 50대 후반이고 미국 국적 한국인입니다. 남자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저는 이 일을 겪고 숨을 잘 못 쉬고 닫힌 공간에 있을 수 없는 증상이 생겼어요. 지금도 많이 힘듭니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인데요, 백 변호사님. 지금 보니까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교제도 하고 결혼 약속을 했는데 갑자기 이 남자에게 아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겁니다. 결혼 사기로 볼 수 있을까요?

◆ 백수현 변호사(이하 백수현): 일단 날벼락은 맞고요. 날벼락인데, 이게 결혼 사기가 될 수 있느냐는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불법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아니면 타인으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결혼 사기라는 것은 결혼을 빌미로 이런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하는데요. 가령 처음부터 결혼할 생각이 없었거나, 혹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시작했지만 부모의 반대 및 경제적 여건 등으로 결혼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결혼할 것처럼 속여서 결혼을 빌미로 금원을 편취한 경우에 해당하는 겁니다.

◇ 양소영: 지금 백 변호사님 말씀으로는, 결혼 사기로는 볼 수 없다. 이런 말씀 같군요?

◆ 백수현: 사연의 경우에는 사실 금전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셔서 다행이지만, 경제적 피해가 없기 때문에 결혼을 빌미로 한 사기죄가 성립되기는 어렵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2년 가까이 사귀는 동안 이런 걸 몰랐다고 하니까, 이게 가능했던 건지. 의심이 가는 내용이기는 한데요. 그러면 어떤 경우에 결혼 사기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 백수현: 결혼할 것처럼 속여서, 중요한 것은 재물이나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쉬운데요. 사실은 부모가 결혼을 반대해서 상견례를 하거나 바로 결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결혼 준비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비용을 지불하게 하더라도 이를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정을 숨기고 예를 들어 "어머니가 백내장 수술을 하셔서 당장 상견례는 어렵고 대신 예식장을 먼저 알아봤는데 어디에 예약하려고 한다, 계약금이 필요하다",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 돈을 받아서 가로챈 경우, 이런 경우에 사기가 된다고 봤고요. 그리고 혼인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결혼상담소 등을 통해 남성들을 소개받고,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다음에 결혼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편취한 경우, 이런 경우에도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또 소개팅 앱을 통해서 만나셨다는데, 이런 예도 좀 있죠?

◆ 백수현: 예. 요즘 들어서 이런 사례들이 소개가 되고 있는데요. 소개팅 앱에 사진과 직업 등을 거짓으로 올려놓고, 이를 보고 연락한 남성들에게서 수억 원을 가로채서 실형이 선고된 예도 있었고요.

◇ 양소영: 여성이 그랬나요?

◆ 백수현: 네. 그런데 또 반대로, 남성이 이렇게 올려놓고 다른 여성으로부터 먹거리 기프티콘, 이런 걸 뜯어내서 실형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처럼 실제로 결혼할 생각이 없고, 교제하고 연애할 생각도 없으면서 결혼과 교제를 빌미로 돈이나 경제적인 이익을 받아 챙기는 것, 이런 것들이 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양소영: 아프다고 해서 수술비 명목으로 1억 1천만 원 정도 받아간 사례도 있었다면서요?

◆ 백수현: 실제로 그런 경우에도 사기에 해당하고, 그 돈도 돌려줘라, 이렇게 판단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 양소영: 사연자의 경우 금전적 피해는 없으니까 결혼 사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씀 주셨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자료를 청구하거나 이런 건 가능하겠죠?

◆ 백수현: 이런 행위들이 예전에는 혼인빙자간음죄라고 해서 처벌이 됐었거든요. 그런데 2009년에 폐지되면서 처벌규정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마치 결혼할 것처럼 속여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만나는 것으로 착오에 빠뜨려서 계속 만남을 유지하고 계속하는 행태는 결국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해서 위자료 책임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양소영: 비슷한 사례에서 위자료가 어느 정도 나왔을까요?

◆ 백수현: 실제로 유부남인 사실을 숨긴 채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과 1년 넘게 사귄 30대 남성에게 상대 여성에 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등 불법행위라고 해서 위자료가 3,000만원을 정도 인정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 양소영: 이 사례도 금액이 그 정도 나올 수 있겠네요?

◆ 백수현: 사실 상대 남성이 유부남이었는지, 유부남이어서 결혼이 불가했던 건지, 아니면 다른 여자가 있어 결혼할 의사가 애초에 없었던 건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결혼 의사 없이 결혼을 빌미로 만나온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 정도 선에서는 위자료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까, 그렇게 짐작이 됩니다.

◇ 양소영: 그런데 이 사연에서 조금 까다로운 게, 상대 남성이 미국 국적자잖아요. 이럴 때는 소송을 어떻게 진행해야 됩니까?

◆ 백수현: 일단 미국 국적자기 때문에 미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거의 불가능하죠. 그렇다면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젠데. 실제로 피해 여성이 한국인이고요, 한국에 들어와 살겠다, 누나도 소개시켜주고, 한국에 들어와서 부모님 산소에도 가고, 같이 살 부동산도 알아보셨다고 해요. 그러니까 불법행위가 한국에서도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법원도 재판관할권이 있는 게 아닌가. 두 곳 모두에서 재판을 해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양소영: 한국에 정말 재산이 있다면, 한국에 관할권이 있으니까 한국에서 소송하는 게 더 낫긴 할 텐데요?

◆ 백수현: 집행도 사실 그게 쉽고요. 재판하는 것도 쉽고. 미국에서 하는 건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운 면이 있으니까요, 한번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 양소영: 사연에서 보면 미국으로 지금 갔다는 내용까지 나와 있어서, 남성의 미국 주소지까지는 확인이 가능할 것 같긴 하네요.

◆ 백수현: 네. 남성이 소장을 적법하게 송달받고 만약 적법하게 응소한다면, 역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이 인정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국적기 항공기 조종사면 수입도 있는 거니까, 절차가 어렵고 복잡한 면은 있지만 한번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지금 보니까 상대방의 배우자라고 추정되는 여성이 굉장히 무섭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여성이 우리 사연자를 오히려 상간녀라고 생각하고 이분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조언을 마지막으로 해 주시죠.

◆ 백수현: 실제로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거나 그랬다면 법적으로 책임을 질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에 대비해서 본인이 몰랐다거나 이런 부분들은 확실히 증거로 남겨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이 남성을 상대로 해서 법적인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배우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한 사연에 관련해서 백수현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드립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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