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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유병욱 /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마른 몸을 갖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이요즘 꽤 많은데요. 연예인처럼 되고 싶다면서 극단적으로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무조건 굶는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실제 거식증을 겪는 청소년 환자 수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거라고 추정하면서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거식증, 식사를 거부한다는 뜻인데 섭식장애라고 보면 되겠죠?
[유병욱]
그렇습니다. 섭식장애, 일단 장애라는 말이 들어 있잖아요. 불안장애, 우울증, 섭식장애 이건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질병을 분류하는 데 있어서 급식장애와 섭식장애가 DSM-5로 등재가 됐습니다. 즉 뭐냐 하면 보통 우리가 우울증, 불안 그리고 우리가 정신건강의학적으로 볼 때 정신분열, 조현병이라고 불리는 것도 하나의 정신건강질환으로 등재된 것처럼 섭식장애로서 거식장애라고 부르는 신경적 섭식장애도 분명한 정신건강 의학적 질환입니다.
[앵커]
명확히 짚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다이어트랑 거식증은 분명히 다른 거죠?
[유병욱]
그럼요. 다이어트라는 것의 정의를 보면 음식 등을 조절하면서 건강 체중을 유지하고 본인의 건강을 증진하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다이어트는 그래서 평상한다라는 표현을 쓰죠. 예를 들어서 20대의 건강체중과 50대의 건강체중은 본인이 갖고 있는 대사율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섭식장애로서의 거식증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신경성 섭식장애, 이런 것들은 분명히 정신건강학적 질환으로 우리 가정 그리고 요즘 10대 학생들 그리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이것을 인지하고 이것에 대해서 하나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거식증,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거 아닙니까?
[유병욱]
처음에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한데요. 우선 뇌를 보면 대뇌가 있고 소뇌가 있고 그 사이에 보면 작은 뇌하수체라는 곳이 있습니다. 뇌하수체는 체리 모양으로 아주 작은데 우리 몸에 호르몬을 보내주는 일종의 관제탑과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그 밑에는 시상하부라고 하는 시상 밑에 걸려 있는 곳에서 호르몬을 받아주고 보내고 우리 몸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배고파, 밥 먹어. 또는 그만 먹어 하는 그렘린 호르몬, 렉틴 호르몬 이런 것들을 조절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균형이 깨지는 거죠.
초기에는 그런 균형들이 조금씩 깨지는 것이 진행되는데 그것이 과도해지거나 하다 보면 뇌에서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조현병이라고 하는 우리가 예전에 정신분열이라고 불렸던 질환의 치료제 같은 경우도 도파민이라고 하는 뇌신경전달물질을 섭취함으로써 그걸 안정시키는 게 목적이거든요. 그게 너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파킨슨병이 되거나 또는 조현병이 되는 것처럼 섭식장애라는 것도 초기에 단순히 굶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외모에 대한 부분이 이상하게 보이면서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여성분들은 사실 다이어트를 한 번쯤은 거의 다 해봤고 여기서 조금 더 정도가 심해지면 내가 거식증에 걸린 건가라고 혼동이 될 때가 있거든요. 거식증을 진단하는 기준은 따로 있습니까?
[유병욱]
저도 사실 제가 건강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고혈압, 당뇨. 우리가 흔히 보는 대사질환과 성인병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제가 너무 과체중이 되면 환자분들이 제 말씀을 잘 안 듣잖아요. 그런데 제가 만약에 저의 그런 모습에 대해서 체중에 대해서 거부, 왜곡 그리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두려움을 갖는다고 하면 이건 병이 됩니다.
두려움을 보면 내가 오늘 밥 한끼를 먹었는데 이걸로 혹시 사람들이 나를 뚱뚱하게 보지 않을까? 내가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식사를 하게 되면 나의 이런 아름다움, 몸 체형의 변화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먹지 말아야지, 거부. 왜곡입니다. 거울을 봤는데 내가 보이는 게 아니라 거울 속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중이 많이 나가고 내가 원치 않는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마치 예전에 아주 유명한 일이 있었죠. 모 방송국에서 어떤 분이 내 귀에 도청장치가 달렸다고. 그분은 그 소리가 들리는 거거든요, 우리는 못 듣지만. 그래서 그분은 조현병으로 인지되는 것처럼 실제로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이 왜곡돼서 보이면 그거는 거부, 왜곡, 그다음 두려움.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자면 여성인 경우에 초경이 시작돼서 가임기 여성인데 생리를 경험하고 있는 중에 과도하게 섭식장애를 일으켜서 3번 연속 생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게 객관적인 지표가 되겠죠. 이런 경우에는 거식증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앵커]
환청도 겪을 수 있고 환각도 겪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내가 지금 거식증이다라고 자체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유병욱]
이 부분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분들도 그렇고 상담을 하고 있는 가정의학이나 우리 일반 내과분들도 똑같은 생각을 갖거든요. 최근에 교통사고를 겪으셨죠? 예를 들어서 요즘에 택시운전 기사님들 중에서 사고를 겪었다. 그런 경우라면 바로 현장에 복귀를 하시더라도 누가 뒤에서 빵빵 하는 소리만 내더라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거나 또는 어두운 터널만 들어가도 숨이 차거나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해 보면 불안하세요? 아니요, 좋습니다. 실제로 섭식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은 본인의 모습이 왜곡된 상태기 때문에 본인이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거식증의 진단 기준을 여러 가지 말씀드릴 때 제가 아까 말씀드린 본인의 체중 변화와 모습에 대한 두려움, 식사에 대한 거부, 그다음에 왜곡된 모습, 여성인 경우에는 3번 연속 지속되는 생리를 건너뛰는 증상 또 본인의 건강체중이 있습니다. 건강체중의 85% 미만으로 떨어지는 객관적 지표들을 봤을 때 거식증으로서의 섭식장애가 아닌가라고 우리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앵커]
거식증으로 병원 찾는 환자들 수치를 보니까 최근 5년 사이에 30% 정도가 늘었더라고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10대 비중이 상당히 높았는데. 청소년들이 왜 이런 거식증을 앓는 겁니까?
[유병욱]
사실 중국에 예전에 미인들의 조건 전족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발이 크면 안 되기 때문에 발이 자라는 시점에서 발을 감싸는 나무 신발에 넣고 발이 커지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였죠. 미의 기준이라고 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60년대, 70년대 드라마를 보면 아씨라고 하는 드라마가 굉장히 유행했을 때인데요. 모르실 거고 아실 텐데. 거기 나오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건강한 모습. 당시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그다음 사회적 배경들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는데 지금 대한민국 여성에 대한 미의 기준은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케이팝이라든지 케이드라마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나타나는 모습들이 왜곡되고 그것이 감수성이 예민하거나 정체성을 알아가야 되는 여성 청소년들. 남성도 똑같습니다마는 그런 경우에 그것이 왜곡되면서 이것이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디어의 영향이다.
[앵커]
그런데 요새는 어린 학생들을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린 학생들끼리 SNS를 공유하면서 서로 더 내가 빼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것 같더라고요.
[유병욱]
그렇습니다. 저도 지금 10대 자녀를 3명을 키우고 있는데요. 그런 얘기들을 가끔 하는 걸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학생들끼리 하는 그런 표현 중에 몇 가지가 있거든요. 몸무게, 키가 얼마인데 거기서부터 정상적으로 계산하려면 키에서 100을 빼고 0.9를 곱해서 하는 BMI라고 하는 체질량지수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거기서 125를 빼라, 130을 빼라.
그러면 예를 들어서 키가 160인데 125를 빼면 남는 게 없죠. 그런데 그거를 본인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움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들, 이런 건 미디어에서 많이 나타나고...최근에는 1인 방송으로서 여러 가지 채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채널을 통해서 정확하지 않은 건강상식과 미의 기준이 나오면서 이런 정신건강 상태를 좀먹고 있는 것 같고 이런 것들이 개발도상국이나 또는 앞으로 개발에 필요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 말고 미국이나 한국, 또 일부 개도국을 넘어간 국가에서는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걸 질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은데. 거식증 걸리면 아까도 생리불순을 말씀해 주셨지만 다른 합병증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유병욱]
사실 저는 카펜던스라고 하는 예전에 미국에 오빠와 여동생으로 이룬 그런 그룹이 있었는데요. 여동생분이 거식증으로 사망하면서 미국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는데 거식증으로 인해서 본인의 건강체중의 20%를 잃은 상태가 되면 내과적 응급상황입니다.
보통 우리가 본인의 신념 때문에 단식하시는 분들 있죠. 그런 분들이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했을 때 하루이틀 밥만 먹고 회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정상적인 영양이 공급되지 않게 되면 근육이나 간에 있는 단백질 조직들이 파괴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뇌와 심장의 신체활동까지 진행이 안 돼서 나중에 먹어서 해결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한 번 손상된 이런 장기들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식증, 섭식장애로 인한 문제는 내과적 응급이고 후에 내과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정신건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재발하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정신질환 가운데 거식증이 치사율 1위라고 하던데요. 어떻게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좋습니까?
[유병욱]
정신건강의학 측면에서 치명률이 높은 것은 본인이 원치 않는 삶을 마감하는 행위 등이 같이 포함될 텐데요. 섭식장애 같은 경우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그리고 같이 있는 사회단체, 그다음에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제도가 필요합니다. 유럽의 패션강국으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나 또는 기타 국가에서는 런어웨이라고 하죠. 모델분들이 이렇게 해서 본인의 모델로서의 자격과 그들의 패션을 뽐내는 자리가 있는데.
특정한 체질량지수 밑에 있거나 체중이 낮은 경우에는 아예 못 올리고 또는 TV나 언론에 못 나오게 하는 제도를 통해서 왜곡된 것을 바로잡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보여주는 미의 기준 그리고 보통 우리가 연예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아이돌이나 대한민국 연예산업을 이끄는 분들이 노력하는 것을 굉장히 존경하고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그것을 강요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의 목소리로 좀 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께도 섭식장애, 거식증으로 오는 환자들이 있습니까?
[유병욱]
사실 존경하는 정신건강의료과 교수님들이 대부분 하시고요. 제가 진료하고 있는 부서가 주로 외국인들을 많이 맡고 있습니다. 제가 특수부서를 맡고 있어서.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진행해 주시고 또 일부 통역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제가 모시는 특정 국가의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 나라에서부터 계속 치료가 돼서 오시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것은 본인이 정상 몸무게보다도 20~25% 빠진 상태인데도 본인이 뚱뚱해서, 소위 엉덩이에 살이 없어서 엉덩이가 닿아서 아픈데도 본인이 식사를 하면 살찐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정말로 내과적 응급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부터 우리가 좀 인식을 바꿔야 될 것 같거든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유병욱]
우리 아들, 딸 정말 날씬하고 예쁘다. 가장 예쁜 것은 건강했을 때가 가장 예쁩니다. 정신건강학적으로 불안장애, 우울증 등도 사회적으로 많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들기고 가정의학과 상담을 받자. 섭식장애 우리 아이가?
아니요, 마르고 예쁜데요. 어디 가서 엄마랑 같이 옷을 입히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44사이즈, 55사이즈 저도 이해 못하는 특정한 치수가 있는데. 그런 잘못된 관습들을 가족이 풀어가는. 우리 자식이 건강한 모습으로. 오히려 저는 과체중에 대한 관리만 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쳐나가야 할 병 같습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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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유병욱 /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마른 몸을 갖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이요즘 꽤 많은데요. 연예인처럼 되고 싶다면서 극단적으로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무조건 굶는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실제 거식증을 겪는 청소년 환자 수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거라고 추정하면서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거식증, 식사를 거부한다는 뜻인데 섭식장애라고 보면 되겠죠?
[유병욱]
그렇습니다. 섭식장애, 일단 장애라는 말이 들어 있잖아요. 불안장애, 우울증, 섭식장애 이건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질병을 분류하는 데 있어서 급식장애와 섭식장애가 DSM-5로 등재가 됐습니다. 즉 뭐냐 하면 보통 우리가 우울증, 불안 그리고 우리가 정신건강의학적으로 볼 때 정신분열, 조현병이라고 불리는 것도 하나의 정신건강질환으로 등재된 것처럼 섭식장애로서 거식장애라고 부르는 신경적 섭식장애도 분명한 정신건강 의학적 질환입니다.
[앵커]
명확히 짚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다이어트랑 거식증은 분명히 다른 거죠?
[유병욱]
그럼요. 다이어트라는 것의 정의를 보면 음식 등을 조절하면서 건강 체중을 유지하고 본인의 건강을 증진하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다이어트는 그래서 평상한다라는 표현을 쓰죠. 예를 들어서 20대의 건강체중과 50대의 건강체중은 본인이 갖고 있는 대사율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섭식장애로서의 거식증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신경성 섭식장애, 이런 것들은 분명히 정신건강학적 질환으로 우리 가정 그리고 요즘 10대 학생들 그리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이것을 인지하고 이것에 대해서 하나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거식증,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거 아닙니까?
[유병욱]
처음에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한데요. 우선 뇌를 보면 대뇌가 있고 소뇌가 있고 그 사이에 보면 작은 뇌하수체라는 곳이 있습니다. 뇌하수체는 체리 모양으로 아주 작은데 우리 몸에 호르몬을 보내주는 일종의 관제탑과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그 밑에는 시상하부라고 하는 시상 밑에 걸려 있는 곳에서 호르몬을 받아주고 보내고 우리 몸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배고파, 밥 먹어. 또는 그만 먹어 하는 그렘린 호르몬, 렉틴 호르몬 이런 것들을 조절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균형이 깨지는 거죠.
초기에는 그런 균형들이 조금씩 깨지는 것이 진행되는데 그것이 과도해지거나 하다 보면 뇌에서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조현병이라고 하는 우리가 예전에 정신분열이라고 불렸던 질환의 치료제 같은 경우도 도파민이라고 하는 뇌신경전달물질을 섭취함으로써 그걸 안정시키는 게 목적이거든요. 그게 너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파킨슨병이 되거나 또는 조현병이 되는 것처럼 섭식장애라는 것도 초기에 단순히 굶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외모에 대한 부분이 이상하게 보이면서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여성분들은 사실 다이어트를 한 번쯤은 거의 다 해봤고 여기서 조금 더 정도가 심해지면 내가 거식증에 걸린 건가라고 혼동이 될 때가 있거든요. 거식증을 진단하는 기준은 따로 있습니까?
[유병욱]
저도 사실 제가 건강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고혈압, 당뇨. 우리가 흔히 보는 대사질환과 성인병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제가 너무 과체중이 되면 환자분들이 제 말씀을 잘 안 듣잖아요. 그런데 제가 만약에 저의 그런 모습에 대해서 체중에 대해서 거부, 왜곡 그리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두려움을 갖는다고 하면 이건 병이 됩니다.
두려움을 보면 내가 오늘 밥 한끼를 먹었는데 이걸로 혹시 사람들이 나를 뚱뚱하게 보지 않을까? 내가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식사를 하게 되면 나의 이런 아름다움, 몸 체형의 변화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먹지 말아야지, 거부. 왜곡입니다. 거울을 봤는데 내가 보이는 게 아니라 거울 속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중이 많이 나가고 내가 원치 않는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마치 예전에 아주 유명한 일이 있었죠. 모 방송국에서 어떤 분이 내 귀에 도청장치가 달렸다고. 그분은 그 소리가 들리는 거거든요, 우리는 못 듣지만. 그래서 그분은 조현병으로 인지되는 것처럼 실제로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이 왜곡돼서 보이면 그거는 거부, 왜곡, 그다음 두려움.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자면 여성인 경우에 초경이 시작돼서 가임기 여성인데 생리를 경험하고 있는 중에 과도하게 섭식장애를 일으켜서 3번 연속 생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게 객관적인 지표가 되겠죠. 이런 경우에는 거식증으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앵커]
환청도 겪을 수 있고 환각도 겪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내가 지금 거식증이다라고 자체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유병욱]
이 부분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분들도 그렇고 상담을 하고 있는 가정의학이나 우리 일반 내과분들도 똑같은 생각을 갖거든요. 최근에 교통사고를 겪으셨죠? 예를 들어서 요즘에 택시운전 기사님들 중에서 사고를 겪었다. 그런 경우라면 바로 현장에 복귀를 하시더라도 누가 뒤에서 빵빵 하는 소리만 내더라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거나 또는 어두운 터널만 들어가도 숨이 차거나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해 보면 불안하세요? 아니요, 좋습니다. 실제로 섭식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은 본인의 모습이 왜곡된 상태기 때문에 본인이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거식증의 진단 기준을 여러 가지 말씀드릴 때 제가 아까 말씀드린 본인의 체중 변화와 모습에 대한 두려움, 식사에 대한 거부, 그다음에 왜곡된 모습, 여성인 경우에는 3번 연속 지속되는 생리를 건너뛰는 증상 또 본인의 건강체중이 있습니다. 건강체중의 85% 미만으로 떨어지는 객관적 지표들을 봤을 때 거식증으로서의 섭식장애가 아닌가라고 우리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앵커]
거식증으로 병원 찾는 환자들 수치를 보니까 최근 5년 사이에 30% 정도가 늘었더라고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10대 비중이 상당히 높았는데. 청소년들이 왜 이런 거식증을 앓는 겁니까?
[유병욱]
사실 중국에 예전에 미인들의 조건 전족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발이 크면 안 되기 때문에 발이 자라는 시점에서 발을 감싸는 나무 신발에 넣고 발이 커지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였죠. 미의 기준이라고 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60년대, 70년대 드라마를 보면 아씨라고 하는 드라마가 굉장히 유행했을 때인데요. 모르실 거고 아실 텐데. 거기 나오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건강한 모습. 당시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그다음 사회적 배경들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는데 지금 대한민국 여성에 대한 미의 기준은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케이팝이라든지 케이드라마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나타나는 모습들이 왜곡되고 그것이 감수성이 예민하거나 정체성을 알아가야 되는 여성 청소년들. 남성도 똑같습니다마는 그런 경우에 그것이 왜곡되면서 이것이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디어의 영향이다.
[앵커]
그런데 요새는 어린 학생들을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린 학생들끼리 SNS를 공유하면서 서로 더 내가 빼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것 같더라고요.
[유병욱]
그렇습니다. 저도 지금 10대 자녀를 3명을 키우고 있는데요. 그런 얘기들을 가끔 하는 걸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학생들끼리 하는 그런 표현 중에 몇 가지가 있거든요. 몸무게, 키가 얼마인데 거기서부터 정상적으로 계산하려면 키에서 100을 빼고 0.9를 곱해서 하는 BMI라고 하는 체질량지수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거기서 125를 빼라, 130을 빼라.
그러면 예를 들어서 키가 160인데 125를 빼면 남는 게 없죠. 그런데 그거를 본인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움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들, 이런 건 미디어에서 많이 나타나고...최근에는 1인 방송으로서 여러 가지 채널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채널을 통해서 정확하지 않은 건강상식과 미의 기준이 나오면서 이런 정신건강 상태를 좀먹고 있는 것 같고 이런 것들이 개발도상국이나 또는 앞으로 개발에 필요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 말고 미국이나 한국, 또 일부 개도국을 넘어간 국가에서는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걸 질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은데. 거식증 걸리면 아까도 생리불순을 말씀해 주셨지만 다른 합병증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유병욱]
사실 저는 카펜던스라고 하는 예전에 미국에 오빠와 여동생으로 이룬 그런 그룹이 있었는데요. 여동생분이 거식증으로 사망하면서 미국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는데 거식증으로 인해서 본인의 건강체중의 20%를 잃은 상태가 되면 내과적 응급상황입니다.
보통 우리가 본인의 신념 때문에 단식하시는 분들 있죠. 그런 분들이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했을 때 하루이틀 밥만 먹고 회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정상적인 영양이 공급되지 않게 되면 근육이나 간에 있는 단백질 조직들이 파괴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뇌와 심장의 신체활동까지 진행이 안 돼서 나중에 먹어서 해결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한 번 손상된 이런 장기들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식증, 섭식장애로 인한 문제는 내과적 응급이고 후에 내과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정신건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재발하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정신질환 가운데 거식증이 치사율 1위라고 하던데요. 어떻게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좋습니까?
[유병욱]
정신건강의학 측면에서 치명률이 높은 것은 본인이 원치 않는 삶을 마감하는 행위 등이 같이 포함될 텐데요. 섭식장애 같은 경우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그리고 같이 있는 사회단체, 그다음에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제도가 필요합니다. 유럽의 패션강국으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나 또는 기타 국가에서는 런어웨이라고 하죠. 모델분들이 이렇게 해서 본인의 모델로서의 자격과 그들의 패션을 뽐내는 자리가 있는데.
특정한 체질량지수 밑에 있거나 체중이 낮은 경우에는 아예 못 올리고 또는 TV나 언론에 못 나오게 하는 제도를 통해서 왜곡된 것을 바로잡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보여주는 미의 기준 그리고 보통 우리가 연예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아이돌이나 대한민국 연예산업을 이끄는 분들이 노력하는 것을 굉장히 존경하고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그것을 강요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의 목소리로 좀 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께도 섭식장애, 거식증으로 오는 환자들이 있습니까?
[유병욱]
사실 존경하는 정신건강의료과 교수님들이 대부분 하시고요. 제가 진료하고 있는 부서가 주로 외국인들을 많이 맡고 있습니다. 제가 특수부서를 맡고 있어서.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진행해 주시고 또 일부 통역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제가 모시는 특정 국가의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 나라에서부터 계속 치료가 돼서 오시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것은 본인이 정상 몸무게보다도 20~25% 빠진 상태인데도 본인이 뚱뚱해서, 소위 엉덩이에 살이 없어서 엉덩이가 닿아서 아픈데도 본인이 식사를 하면 살찐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정말로 내과적 응급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부터 우리가 좀 인식을 바꿔야 될 것 같거든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유병욱]
우리 아들, 딸 정말 날씬하고 예쁘다. 가장 예쁜 것은 건강했을 때가 가장 예쁩니다. 정신건강학적으로 불안장애, 우울증 등도 사회적으로 많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들기고 가정의학과 상담을 받자. 섭식장애 우리 아이가?
아니요, 마르고 예쁜데요. 어디 가서 엄마랑 같이 옷을 입히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44사이즈, 55사이즈 저도 이해 못하는 특정한 치수가 있는데. 그런 잘못된 관습들을 가족이 풀어가는. 우리 자식이 건강한 모습으로. 오히려 저는 과체중에 대한 관리만 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쳐나가야 할 병 같습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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