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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간 뉴있저', 이번 달 주제는 '건강'입니다.
몸 건강만큼 중요한 게 바로 마음의 건강인데요.
최근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서, 젊은 세대의 정신 건강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청년들을 만나 어려움은 무엇이고, 우리 사회의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서은수 피디가 보도합니다.
[PD]
"지나친 경쟁과 비교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제가 걸렸던 시기가 딱 고등학교 3학년 때라 입시로 인해서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가정 내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몇 년간 지속하다 보니까 살아가는데 희망이 없다고 느꼈어요."
당신의 마음은 안녕한가요?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 모 씨.
계속되는 우울함과 고립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힘들게 입시를 끝내고 대학생이 됐지만, 앞으로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 같아 압박감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김 모 씨 / 대학생 우울증 환자 : 고등학교 때 수험생활 하면서 '조금만 더 하면 나중에는 쉴 수 있겠지, 좀 더 편하겠지'하는 마음에 열심히 했던 건데, 대학생이 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어떤 관문을 지나면 또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고. 그런 깨달음에서 오는 무력감(이 힘들었어요.)]
이제 막 성인이 돼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취업 등 계속되는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우울증 환자 수는 93만 명.
이 중 34%가 20대와 30대였습니다.
특히 20대 환자는 4년 사이 127%나 증가해 17만 명이 넘습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이제 저성장 단계에 진입하면서 20대가 미래에 대한 꿈을 쉽게 꾸지 못하고 그래서 미래가 불투명한 것들이 이제 우울감을 가져오고 불안을 높이는 상황에서, 코로나 3년이라는 기간 동안 거리두기가 지속된 게 여기에 기름을 부은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씨 역시 학교생활과 외부 활동을 병행하면서 스트레스가 커졌고, 결국 지난해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김 모 씨 / 대학생 우울증 환자 : 진료를 받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였거든요. 머리로는 열심히 하지 말아야지 하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열심히 하고 있고, 계속 제가 소모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30대 지효준 씨는 고등학교 때 시작된 우울증으로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고교 시절 원만하지 못했던 교우관계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최초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건 고등학교 때부터고요. 그때부터 이제 병원 다니면서 상담을 받고, 사실 약 복용은 한 번도 중단한 적 없이 지금 계속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쉽게 해내는 일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무언가를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는 효준 씨.
우울증을 의지가 부족하거나 나약한 것으로 여기는 주변의 인식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속상했었죠. 이건 제가 어떻게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잘 안 되니까. 그리고 이걸 매번 제가 설명 할 수가 없으니까….]
우울증은 겉으론 티가 나지 않지만, 심하면 작은 일상생활도 어려울 만큼 심각한 질병입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우울증은 뇌 질환이거든요. 이걸 오해하면 우울증으로 아픈 사람을 의지가 박약한 나쁜 사람, 정신 차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오해하고 손가락질하면 입을 닫게 됩니다. 그리고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되거든요.]
전문가들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때 가까운 병원이나 상담소를 찾아 초기에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영경 / 서울심리지원 동북센터 팀장 : 초반에 누군가한테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객관적으로 조망도 해 보고, 또 자신의 좋은 면도 발견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훨씬 완화될 수 있고….]
전문 상담사나 가까운 사람에게 얘기를 털어놓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볼 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효준 씨 역시 병원 치료와 함께 마음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되게 거창한 걸 처음부터 하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서 제가 여기도 사실 적혀 있긴 한데 그냥 바닥 닦는 거 이런 정말 사소한 것부터 하다 보면 거기서 그냥 성취감이 생기고. 노트 이런 것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힘들면 뭐 남들이 보든 말든 그냥 감정을 이렇게 적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적을 때도 있고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있습니다.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잘하면 너무 좋겠지만, 잘하지 않아도 전 된다고 생각해요. 꼭 빛을 봐야 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빛을 보지 않아도 되고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잘하면 너무 좋겠지만.]
YTN 서은수입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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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뉴있저', 이번 달 주제는 '건강'입니다.
몸 건강만큼 중요한 게 바로 마음의 건강인데요.
최근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서, 젊은 세대의 정신 건강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청년들을 만나 어려움은 무엇이고, 우리 사회의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서은수 피디가 보도합니다.
[PD]
"지나친 경쟁과 비교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제가 걸렸던 시기가 딱 고등학교 3학년 때라 입시로 인해서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가정 내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몇 년간 지속하다 보니까 살아가는데 희망이 없다고 느꼈어요."
당신의 마음은 안녕한가요?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 모 씨.
계속되는 우울함과 고립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힘들게 입시를 끝내고 대학생이 됐지만, 앞으로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 같아 압박감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김 모 씨 / 대학생 우울증 환자 : 고등학교 때 수험생활 하면서 '조금만 더 하면 나중에는 쉴 수 있겠지, 좀 더 편하겠지'하는 마음에 열심히 했던 건데, 대학생이 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어떤 관문을 지나면 또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고. 그런 깨달음에서 오는 무력감(이 힘들었어요.)]
이제 막 성인이 돼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취업 등 계속되는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우울증 환자 수는 93만 명.
이 중 34%가 20대와 30대였습니다.
특히 20대 환자는 4년 사이 127%나 증가해 17만 명이 넘습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이제 저성장 단계에 진입하면서 20대가 미래에 대한 꿈을 쉽게 꾸지 못하고 그래서 미래가 불투명한 것들이 이제 우울감을 가져오고 불안을 높이는 상황에서, 코로나 3년이라는 기간 동안 거리두기가 지속된 게 여기에 기름을 부은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씨 역시 학교생활과 외부 활동을 병행하면서 스트레스가 커졌고, 결국 지난해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김 모 씨 / 대학생 우울증 환자 : 진료를 받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였거든요. 머리로는 열심히 하지 말아야지 하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열심히 하고 있고, 계속 제가 소모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30대 지효준 씨는 고등학교 때 시작된 우울증으로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고교 시절 원만하지 못했던 교우관계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최초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건 고등학교 때부터고요. 그때부터 이제 병원 다니면서 상담을 받고, 사실 약 복용은 한 번도 중단한 적 없이 지금 계속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쉽게 해내는 일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무언가를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는 효준 씨.
우울증을 의지가 부족하거나 나약한 것으로 여기는 주변의 인식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속상했었죠. 이건 제가 어떻게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잘 안 되니까. 그리고 이걸 매번 제가 설명 할 수가 없으니까….]
우울증은 겉으론 티가 나지 않지만, 심하면 작은 일상생활도 어려울 만큼 심각한 질병입니다.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우울증은 뇌 질환이거든요. 이걸 오해하면 우울증으로 아픈 사람을 의지가 박약한 나쁜 사람, 정신 차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오해하고 손가락질하면 입을 닫게 됩니다. 그리고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되거든요.]
전문가들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때 가까운 병원이나 상담소를 찾아 초기에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영경 / 서울심리지원 동북센터 팀장 : 초반에 누군가한테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객관적으로 조망도 해 보고, 또 자신의 좋은 면도 발견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훨씬 완화될 수 있고….]
전문 상담사나 가까운 사람에게 얘기를 털어놓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볼 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효준 씨 역시 병원 치료와 함께 마음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되게 거창한 걸 처음부터 하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서 제가 여기도 사실 적혀 있긴 한데 그냥 바닥 닦는 거 이런 정말 사소한 것부터 하다 보면 거기서 그냥 성취감이 생기고. 노트 이런 것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힘들면 뭐 남들이 보든 말든 그냥 감정을 이렇게 적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적을 때도 있고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있습니다.
[지효준 / 30대 우울증 환자 : 잘하면 너무 좋겠지만, 잘하지 않아도 전 된다고 생각해요. 꼭 빛을 봐야 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빛을 보지 않아도 되고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잘하면 너무 좋겠지만.]
YTN 서은수입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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