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임산부 아내를 두고 가출한 남편...혼인신고 없이도 양육비 받을 수 있을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2월 13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미루 변호사

- 사실혼의 경우에도 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어
- 어머니의 성으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더라도 생부에게 양육비를 받을 수 있어
- 단기간에 혼인이 파탄 난 경우 파탄의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이나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와 남편과 짧은 교제 중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결혼식만 우선 올리게 되었습니다. 혼인신고는 바로 하지 않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할 생각이었습니다. 핑크빛 미래만 바라봤지만 서로 성격을 확인할 시간도 없이 결혼하고, 임신 중이다 보니 남편과 제 사이에 다툼이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남편은 다투기만 하면 집을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반나절, 그 다음에는 하루 이틀…….나중에는 1주일씩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퉜다고 하더라도 대화를 하고 풀어야 하는데, 풀 시간을 갖지 못하고 반복해서 다투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임신 8개월이 된 제게 ‘너랑 살기 싫다’면서 집을 나가버렸고, 이후에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희 친정부모님이 남편을 찾아가서 설득하기도 했지만 남편은 절대 같이 살지 않겠다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떻게 키울지, 경제적 지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혼자 출산하고 친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연락은커녕 양육비를 비롯해 그 어떤 경제적인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저는 소송을 하고자 합니다.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위자료와 양육비는 물론, 결혼식 비용, 혼수까지 모든 것을 보상 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결혼식을 올렸고 결혼 기간이 8개월가량 지속이 됐고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혼인 신고만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경우 사실혼으로 인정이 될까요?

◆ 김미루 변호사(이하 김미루): 사실혼이라는 것은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나머지는 법률혼과 동일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판례는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라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혼이 인정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법률혼과 유사하게 법적인 효과를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사실혼은 이혼 자체에 대한 부분은 필요가 없으나 사실혼이 파탄이 되었을 때 이혼과 유사하게 위자료,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혼 인정이 중요한 문제라 할 것입니다.

◇ 조인섭: 네, 사실혼도 위자료 재산분할을 다 받을 수가 있군요.

◆ 김미루: 본 사연과 같이, 결혼식을 올렸고, 같이 동거하고, 임신하고 이후에 8개월가량 혼인생활을 했다면 이는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사실혼이라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사실혼 관계 속에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런 경우 출생신고를 해야 할 텐데, 아이는 엄마 성을 따르게 될까요?

◆ 김미루: 법률혼이 아닐 경우, 혼인관계증명서에 남편이 표시되지 않아서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았을 때, 아버지라는 사람이 출생신고 전에 그 아이가 내 아이다라고 인지를 하면서 출생신고를 한다면 아이의 출생신고는 아빠의 성으로 할 수도 있으나, 아버지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우선 엄마 성을 사용하여 출생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아버지가 이 아이가 내 아이다라고 인지하거나 또는 어머니가 아버지를 향해서 인지청구를 하여 아버지가 특정되게 된다면 통상 아버지 성으로 변경될 수 있으나, 협의에 따라 엄마 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런 경우에 친권, 양육권은 당연히 어머니가 가지게 되는 건가요?

◆ 김미루: 엄마가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하였다 하더라도 친권, 양육권은 당연히 엄마가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권리 주장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아버지가 아이를 인지하고 특정된다면, 아버지도 자녀 양육권, 친권을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양육권, 친권은 아이를 누가 주로 키웠는지, 아이의 복리와 정서에 누가 더 적합한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사연과 같이 아이가 어릴수록 엄마에게 친권 및 양육권이 갈 가능성이 크기는 합니다.

◇ 조인섭: 네, 하지만 이 사연자 같은 경우 남편은 연락이 되지도 않고 있고 양육비는 더더욱 지급하지 않고 있는데요. 혹시 양육비를 받기 위해서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 거 아닐까요?

◆ 김미루: 양육비는 부모로서 지급하는 의무가 있을 뿐이지, 성을 누구로 하는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 했듯 아이의 아버지가 아이를 인지하고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가 되어야 아버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성과는 상관없이 양육비는 받을 수 있지만 아버지가 인지는 해야 양육비 청구 가능하다는 이야기시네요. 다투면 남편이 집을 나갔고, 사연자분이 임신 8개월 무렵에는 아예 남편이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사연자분과 남편은 같이 살았던 기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사실상 거의 없었던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책임은 위자료로 물어야 하나요?

◆ 김미루: 사실혼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다면, 그 사람이 위자료를 물게 됩니다. 다투다가 화가 나서 잠시 밖에 나가 감정을 추스르거나 삭이고 오시는 분들도 자주 있기에 단순 부부로서 다투고 나갔다고 하여 파탄 책임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본 사연은 남편이 다툴 때 마다 외박을 밥 먹듯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그 외박하는 기간이 계속 늘어나더니 임신한 아내를 두고 아예 나가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결국 사실혼을 파탄시킨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이런 부분은 우리 민법상 부부간에는 동거의무, 협조의무, 부양의무(민법 제826조의 1항) 등의 의무를 포기해 버렸다고 볼 수 있기에 남편에게 위자료 책임을 물을 수 있겠습니다.

◇ 조인섭: 위자료 이외에 그러면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 예물, 예단, 혼수 비용처럼 이 결혼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돈, 돌려받을 수 있을지. 과연 보상받을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 김미루: 결혼기간이 오래된 상황에서는 과거 결혼식 비용 및 결혼생활을 위해 들어간 비용 등의 요구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부분은 이미 결혼생활을 하며 재산으로 녹아들어가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할 때 기여도 부분에서 주장을 할 수 있을 뿐이고요. 그러나 본 사연처럼 1년도 채 결혼기간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파탄이 된 경우에는 예물이나 예단, 혼수 등은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렇게 빨리 결혼이 끝날 걸 알았으면 괜한 결혼식 비용이나 결혼준비 비용 등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상대방 때문에 혼인이 파탄이 되었다면, 파탄에 책임 없는 사람은 책임 있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원상회복의 일환으로 결혼식 비용, 혼인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사용한 비용, 예물 예단 금액은 돌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혼수품, 가전 가구 같은 경우는 비용으로 인정받기는 힘들며, 물건 그대로는 가져오는 방향으로 보상을 요구하실 수 있겠습니다.

◇ 조인섭: 그래도 손해는 되긴 하겠네요. 그 이외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만큼 양육비 지급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김미루: 네. 당연히 부모라면, 부모 중에 양육하지 않는 자는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조인섭: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하는 판결이 난다고 해도 사연자분의 남편이 이를 따를지 좀 걱정이 됩니다. 이럴 경우는 어떤 방법까지 고려해 볼 수 있을까요?

◆ 김미루: 가사소송법에 양육비 불이행시 상대방에게 지급하게 하는 여러 방법들이 기재가 되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내에 양육비를 지급해라라는 이행 명령 신청을 하실 수 있고요. 그리고 상대방이 직장에 다니신다고 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양육비를, 미지급 시에 직장에다가 직접 월급에서 양육비 일부를 달라라는 직접지급명령 신청도 하실 수 있습니다.

◇ 조인섭: 월급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거죠?

◆ 김미루: 네. 또한 담보 제공 명령 담보로 일정 부분 지급해라, 그리고 이행이 안 되었을 때는 양육비 전부 또는 일부 일시금지급명령 신청도 가능하십니다.

◇ 조인섭: 여러 방법이 있네요.

◆ 김미루: 그리고 또 최근에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여러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 조인섭: 사연자의 경우 사실혼으로 인정이 될 수 있고, 아이는 아버지가 인지하면 아버지 성으로 출생신고 할 수 있고, 만일 인지하지 않으면 어머니 성으로 출생신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만일 어머니 성으로 하더라도 아버지에게 양육비는 받을 수 있는 것이고요. 양육비에 대해서는 가사소송법의 여러 양육비 확보 방법이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사실혼의 경우에도 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재산분할 청구도 할 수 있는데, 아주 단기간에 파탄 난 경우에는 파탄의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이나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말씀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김미루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