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한의사 부모도 가담"...병역비리 137명 기소

"변호사·한의사 부모도 가담"...병역비리 137명 기소

2023.03.13.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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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뇌전증’ 브로커 2명·면탈자 108명 적발
유명인사·전문직 다수 포함…공범도 20명 기소
檢 "대부분 공범은 부모…아들보다 범행 주도"
’나플라’ 담당 공무원들, 소집해제 위해 서류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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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역 비리를 대규모로 수사해온 검찰과 병무청이 종합 수사 결과 137명을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면탈 받은 본인보다 더 주도적으로 가담한 부모들도 포함됐는데,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나 한의사 같은 전문직들도 있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의 '허위 뇌전증 병역 면탈' 수법이 적발되며 시작된 병무청과 검찰 합동수사팀의 대대적인 수사.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 동안 브로커 2명의 도움을 받은 면탈범 108명이 붙잡혔습니다.

[구상엽 / 서울남부지방검찰청 1차장검사 : 수사팀은 병역 브로커의 범죄수익 약 16억 원을 환수하기 위한 추징보전을 완료하였고 병무청과 협력하여 병역 면탈자가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가수 라비, 배구선수 조재성 씨, 배우 송덕호 씨를 비롯한 유명인사나 현직 의사와 의대생 등 전문직도 줄줄이 포함됐습니다.

이례적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본인보다 더 주도적으로 면탈 과정을 주도한 공범도 20명이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부모들입니다.

면탈자 스스로 많게는 1억이 넘는 고액 수수료를 부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을 대신 내줬을 뿐만 아니라, 사전에 알아보거나 실제 계약하는 것도 직접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나 한의사 부모인 경우 자식의 범행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우승자 출신 래퍼 '나플라'가 서울 서초구청에서 근무할 때 담당 공무원들이 나서서 조기 소집해제를 위해 출근부를 조작한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복무 부적응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태 자료를 만들기 위해 잦은 지각과 조퇴, 병가를 한 것처럼 141일 치 출근기록을 허위 작성한 겁니다.

다만 해당 공무원들은 과거 정신질환으로 4급을 받은 요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어 업무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품 등 대가를 받은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병무청은 이번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정검사를 정밀화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등 병역 면탈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실제 뇌전증 환자들은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혈중 약물 농도까지 꼼꼼히 판단하도록 하고,

꾸준한 검증이 필요한 '중점관리 대상 질환'을 추가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김종호 / 병무청 차장 : 병역 면탈 통합 조기 경보시스템을 구축하여 면탈 의심자를 추출하는 추적관리를 고도화함으로써 병역 면탈을 예방하고 의심자를 색출하겠습니다.]

또 실제 뇌전증 환자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한국뇌전증협회를 비롯한 의료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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