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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60대 이상은 '일하는 즐거움'이라고말하지만, 그래도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입니다. 희망 근로시간을 조사했더니 모두들 주 40시간 미만을 원했습니다. 특히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층일수록 희망 근로시간은 더 줄어 주 30시간 초반대라고 답했는데요. 이건 희망사항일 뿐이고요. 실제로는 있는 연차도 제대로 못 쓰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탄력근무를 해도 몰아서 쉬기는커녕,죽어라 일만 해야 한다는데,이 내용,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님 연결합니다.위원님, 나와 계시죠?
[박점규]
안녕하세요.
[앵커]
연결 감사드립니다.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연차 얼마나 쓸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물었다고 들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박점규]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지난 2022년에 연차휴가를 15개 미만을 사용했다고 응답했고요. 그리고 직장에서 3명 중 2명은 12일 미만, 즉 월 1개도 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직장인 41.5%가 작년 1년 동안 6일 미만 사용했다. 5일 이하로 사용했다, 이렇게 응답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예상은 했지만 결과가 충격적이네요. 10명 중 4명 이상은 1년에 연차를 6일도 못 쓴다는 조사 결과인 건데 듣고 보니 사실상 아파도 일하고 집에 일이 있어도 일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쉼 없이 계속 일만 한다는 뜻 아닙니까?
[박점규]
맞습니다. 사실 집안에 경조사도 있고 누가 갑자기 돌아가시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휴가를 쓸 수밖에 없는데 연차휴가가 1년 만근하면 15개 연차휴가가 생기는데 6개도 못 썼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휴가를 거의 못 쓰고 1년을 보냈다 이렇게 대답을 한 겁니다.
[앵커]
지금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현실도 이런데 정부가 처음에 주장했던 주 69시간제가 나오면 어떡하나 우려하는 직장인들의 마음도 일면 이해는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연차가 경력별로 다르잖아요. 그래서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는 어떨까 싶은데 혹시 따로 조사한 게 있으십니까?
[박점규]
저희가 이번 직장인 1000명죠사에서는 연령대별로 조사 결과가 나오거든요. 20대가 응답한 대답을 보니까 지난 1년 동안 6일 미만 사용했다는 응답이 55.1%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물론 20대가 근속연수가 짧아서 휴가가 짧은 것도 있고 또 1년 미만 근무자가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권리의식이 상당히 높다고 이야기하는 20대에서 절반 이상이 작년에 6일 미만 사용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MZ세대는 다르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MZ세대는 할 말은 하고 쉴 때도 눈치 보지 않고 쉬겠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이 사실 기성세대에 팽배하게 있었는데 이게 이상과 현실의 괴리입니까? 실제 조사 결과는 그런 인식과는 굉장히 다른 양상이네요?
[박점규]
고용노동부 장관께서 요즘 MZ세대는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이렇게 권리의식이 높아서 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사실 고용노동부 본청에서 일하시는 사무관님들이 야근을 하는데 야근 나 못 하겠다. 장관 나와라, 차관 나와라,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고요.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노조가 있는 대기업 같은 경우는 노조를 통해서 연차휴가 쓰게 해달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노조 밖에 있는, 정부가 얘기하는 노동약자들, 특히 20대는 직장 들어가서 눈치 보는데 누가 나 연차 마음대로 쓰겠다, 이렇게 얘기합니까. 정부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위원님, 다음에는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한번 진행해 주세요.
[박점규]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앵커]
그게 궁금합니다. 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습니다마는 직장인들이 회사 분위기도 있고 직장 상사한테 사장 나와라, 부사장 나와라, 이런 말 하기가 사실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휴가 못 쓰는 분들이 많아서 못 쓰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로 어떻게 대답을 하시던가요?
[박점규]
이번에 저희가 휴가를 왜 자유롭게 못 쓰느냐라고 중복 응답으로 물어봤는데 가장 많이 나왔던 응답은 동료의 업무 부담 때문이었다가 28.2%가 나왔어요. 그리고 직장 내 분위기, 즉 휴가를 쓰기 어려운 직장 내 분위기 때문에 못 쓴다가 16.2%, 그리고 업무가 많다, 이게 15.1%. 상급자 눈치 보여서 못 쓰겠다 12%, 이런 정도로 나왔습니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라고 응답한 분은 40% 정도였거든요. 사실은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라는 게 바로 2023년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결국에는 업무량 그리고 직장 분위기와 연관이 되어 있네요. 동료의 업무 부담이라든지 분위기라든지 상급자의 눈치 이런 것들이 직장 내 분위기에 저희가 다 통용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도 보겠습니다. 취업자들이 주당 얼마를 일하고 싶어하느냐 조사를 해 봤더니 주당 36.7시간을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이게 성별 그리고 연령대별로 다르던데 조사 결과 좀 설명해 주세요.
[박점규]
이번 조사 결과도, 저희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상당히 눈여겨봤는데요. 사실 너무나 당연한 대답이죠. 우리나라는 주 5일, 주 40시간 하는 나라입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12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고 최근에 칼퇴 분위기 문화나 이렇게 해서 나는 퇴근하고 가서 반려견하고 달리기도 하고 친구들과 달리기도 하고 싶다 이런 게 너무 당연하잖아요.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그리고 여성일수록 짧게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거든요. 당연히 새로운 세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자기계발과 관련된 부분일 수도 있겠고 또 30~40대 맞벌이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어린 자녀들이 있으니까 보육 문제와도 연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을 해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주 최대 69시간제를 제시했어요. 일단 근무시간을 늘리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점규]
한마디로 말이 안 됩니다. 노동시간은 69시간으로 늘려야 되는 게 아니라 주 40시간으로 줄여 나가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세계 최저 출산율이 장시간 노동시간 때문이다라고 분석을 했고요. WHO에서는 55시간 이상 일하면 건강에 상당히 심각한 위협에 처한다. 그러니까 55시간 미만으로 일해라, 이렇게 권고하고 있어요. 심지어 요즘 외국에서는 과로사라는 단어를 우리 말 그대로 써서 마치 재벌, 갑질 이런 것처럼 한국은 과로사의 나라로 외국에서 평가되고 있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고요. 우리나라 선진국으로 가야 되잖아요. 근무시간을 주 5일 주 40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제 고위 당정협의회가 있었는데 김대기 비서실장의 이 발언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어떤 내용이었냐면 주 69시간 일하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니까 김대기 비서실장의 말은 근로자들에게 더 혜택을 주기 위함이다, 이런 뜻인 것 같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점규]
이번에 직장인들이 분노한 이유가 바로 이 정부가 국민을 약간 속이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래요. 사실은 정부는 주 52시간제 때문에 기업이 어렵다고 근무시간 늘리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근무시간 늘리는 게 쉽지 않으니까 몰아서 일 시키려고 해서 이번에 69시간제, 저희는 주 69시간제가 아니라 일요일 포함하면 80.5시간제라고 지금 얘기를 해 왔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부가 그게 가짜뉴스다, 극단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현장에서 보면 실제로 그렇게 일을 시키고 있어요. 직장갑질119에는 그런 제보들이 매일매일 쏟아지고 있거든요. 직장인들 반발이 크니까 마치 남 탓을 하고 계신데 사실 저는 청와대실이나 고용노동부에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직장인들이 지금 가장 고통받는 게 뭔지 아세요? 포괄임금제예요. 이 포괄임금제부터 금지시키고요. 그다음에 근무시간 기록을 의무화하시면 돼요. 내가 일한 시간을 의무적으로 사장님이 기록하게 만들면 노동시간에 대한 다툼이 사라져요.
그리고 휴가 못 쓰게 하는 것에 대해서 엄격하게 하는 것, 이 세 가지만 하면 직장인들의 노동시간 문제, 공짜야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을 상한선으로 제시했거든요. 그러니까 진의가 왜곡됐다는 발언에 윤석열 대통령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 건데 직장인들을 만족시킬 만한 대책은 위원님께서 앞서 말씀하신 그 세 가지 정도면 된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일단 그 앞에 말씀드린 세 가지, 즉 포괄임금제 금지시키고 노동시간 기록을 의무화하고 그리고 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선결조건이라는 거죠. 그다음에 노동시간을 논의해야 되는데요. 사실 대통령이 얘기하신 60시간제도 주 5일 내내 밤 11시에 퇴근하는 거예요. 이렇게 근무해야 됩니까, 우리가? 또 하루 밤 9시에 퇴근하면 주 6일 동안 일해야 됩니다. 주 60시간제는 다시 얘기하면 옛날로 돌아가자는 거예요. 지금 주 6일 근무하는 시대 아니잖아요. 저는 정부가 지금 현행 주 52시간도 길어요. 줄여나가는 방향을 설정하지 않고 늘려나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7월에 이루어졌던 통계청의 조사 결과도 보겠습니다. 55세에서 79세 고령층을 상대로 한 조사를 했더니 평균 73세까지는 나 일하고 싶다, 이렇게 답을 하셨다고 해요.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주 6일제의 삶을 살았잖아요.
물론 저희는 지금 주 5일에 주 52시간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또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73살까지 근로를 희망하는 이 대답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너무 안타깝고 속상한 설문 결과인데요. 사실 국민연금이라든가 노령연금, 사회보장이나 노후의 보장이 잘 되어 있으면 연세 드신 분들께서 왜 일터로 나오시겠습니까? 먹고살기 어려우니까 지금 이렇게 일을 더 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사실 대표적인 선진국은 프랑스에서는 지금 정년 연장에 반대해서 국민들이 일어나서 거리로 나와서 연장 안 하겠다, 청년들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 노후 보장해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잖아요. 저는 한국 사회의 사회보장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연령대별 근로 희망시간에 대해서 저희가 짚어봤는데 여기서 잠깐 언급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들은 단순히 근로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보육문제와도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한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들을 위한 해결책에는 어떤 정책이 담겨야 된다고 보세요?
[박점규]
이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저희 직장갑질119가 작년 12월에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자유롭게 못 쓴다가 절반이에요. 또 출산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이런 분들이 절반이거든요. 즉, 직장에 가면 어렵게 어렵게 아이 낳아서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오면 또 야근 때문에 아이를 돌볼 시간도 없고 연차휴가도 쓸 수 없어요. 누가 아이를 낳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지금 거의 소멸해가고 있는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인데 정말로 정부의 특단의 조치, 즉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육아휴직, 출산휴가,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노동시간은 주 5일로 줄여나가는, 이럴 때만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부분이 저출산 문제 해결과도 연관이 돼 있다고 보시는 거고요. 끝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노동약자분들 있잖아요. 비정규직이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쓰는 게 더더욱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분들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저는 대통령과 노동부에서 계속 노동약자를 위한 정책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직장갑질119가 정부 설문조사 같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노동약자들의 경우에는 연차휴가 쓰기 어렵고 일해도 임금을 떼이는 경우가 많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역악한 조건에 있습니다. 이분들은 특히 노조가 없기 때문에 누가 나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못해요. 정부가 보장해 줘야 되는 거거든요. 이 핵심적인 문제가 바로 제가 아까 말씀드린 포괄임금제 금지시키고 노동시간 기록을 의무화시키고 그리고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면 이 노동약자, 비정규직, 20대 이분들의 권리가 조금이라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을 함께 짚어봤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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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60대 이상은 '일하는 즐거움'이라고말하지만, 그래도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입니다. 희망 근로시간을 조사했더니 모두들 주 40시간 미만을 원했습니다. 특히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층일수록 희망 근로시간은 더 줄어 주 30시간 초반대라고 답했는데요. 이건 희망사항일 뿐이고요. 실제로는 있는 연차도 제대로 못 쓰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탄력근무를 해도 몰아서 쉬기는커녕,죽어라 일만 해야 한다는데,이 내용,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님 연결합니다.위원님, 나와 계시죠?
[박점규]
안녕하세요.
[앵커]
연결 감사드립니다.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연차 얼마나 쓸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물었다고 들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박점규]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지난 2022년에 연차휴가를 15개 미만을 사용했다고 응답했고요. 그리고 직장에서 3명 중 2명은 12일 미만, 즉 월 1개도 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직장인 41.5%가 작년 1년 동안 6일 미만 사용했다. 5일 이하로 사용했다, 이렇게 응답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예상은 했지만 결과가 충격적이네요. 10명 중 4명 이상은 1년에 연차를 6일도 못 쓴다는 조사 결과인 건데 듣고 보니 사실상 아파도 일하고 집에 일이 있어도 일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쉼 없이 계속 일만 한다는 뜻 아닙니까?
[박점규]
맞습니다. 사실 집안에 경조사도 있고 누가 갑자기 돌아가시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휴가를 쓸 수밖에 없는데 연차휴가가 1년 만근하면 15개 연차휴가가 생기는데 6개도 못 썼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휴가를 거의 못 쓰고 1년을 보냈다 이렇게 대답을 한 겁니다.
[앵커]
지금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현실도 이런데 정부가 처음에 주장했던 주 69시간제가 나오면 어떡하나 우려하는 직장인들의 마음도 일면 이해는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연차가 경력별로 다르잖아요. 그래서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는 어떨까 싶은데 혹시 따로 조사한 게 있으십니까?
[박점규]
저희가 이번 직장인 1000명죠사에서는 연령대별로 조사 결과가 나오거든요. 20대가 응답한 대답을 보니까 지난 1년 동안 6일 미만 사용했다는 응답이 55.1%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물론 20대가 근속연수가 짧아서 휴가가 짧은 것도 있고 또 1년 미만 근무자가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권리의식이 상당히 높다고 이야기하는 20대에서 절반 이상이 작년에 6일 미만 사용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MZ세대는 다르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MZ세대는 할 말은 하고 쉴 때도 눈치 보지 않고 쉬겠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이 사실 기성세대에 팽배하게 있었는데 이게 이상과 현실의 괴리입니까? 실제 조사 결과는 그런 인식과는 굉장히 다른 양상이네요?
[박점규]
고용노동부 장관께서 요즘 MZ세대는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이렇게 권리의식이 높아서 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사실 고용노동부 본청에서 일하시는 사무관님들이 야근을 하는데 야근 나 못 하겠다. 장관 나와라, 차관 나와라,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고요.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노조가 있는 대기업 같은 경우는 노조를 통해서 연차휴가 쓰게 해달라,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노조 밖에 있는, 정부가 얘기하는 노동약자들, 특히 20대는 직장 들어가서 눈치 보는데 누가 나 연차 마음대로 쓰겠다, 이렇게 얘기합니까. 정부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위원님, 다음에는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한번 진행해 주세요.
[박점규]
한번 진행해 보겠습니다.
[앵커]
그게 궁금합니다. 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습니다마는 직장인들이 회사 분위기도 있고 직장 상사한테 사장 나와라, 부사장 나와라, 이런 말 하기가 사실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휴가 못 쓰는 분들이 많아서 못 쓰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로 어떻게 대답을 하시던가요?
[박점규]
이번에 저희가 휴가를 왜 자유롭게 못 쓰느냐라고 중복 응답으로 물어봤는데 가장 많이 나왔던 응답은 동료의 업무 부담 때문이었다가 28.2%가 나왔어요. 그리고 직장 내 분위기, 즉 휴가를 쓰기 어려운 직장 내 분위기 때문에 못 쓴다가 16.2%, 그리고 업무가 많다, 이게 15.1%. 상급자 눈치 보여서 못 쓰겠다 12%, 이런 정도로 나왔습니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라고 응답한 분은 40% 정도였거든요. 사실은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라는 게 바로 2023년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결국에는 업무량 그리고 직장 분위기와 연관이 되어 있네요. 동료의 업무 부담이라든지 분위기라든지 상급자의 눈치 이런 것들이 직장 내 분위기에 저희가 다 통용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도 보겠습니다. 취업자들이 주당 얼마를 일하고 싶어하느냐 조사를 해 봤더니 주당 36.7시간을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이게 성별 그리고 연령대별로 다르던데 조사 결과 좀 설명해 주세요.
[박점규]
이번 조사 결과도, 저희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상당히 눈여겨봤는데요. 사실 너무나 당연한 대답이죠. 우리나라는 주 5일, 주 40시간 하는 나라입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12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고 최근에 칼퇴 분위기 문화나 이렇게 해서 나는 퇴근하고 가서 반려견하고 달리기도 하고 친구들과 달리기도 하고 싶다 이런 게 너무 당연하잖아요.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그리고 여성일수록 짧게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거든요. 당연히 새로운 세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자기계발과 관련된 부분일 수도 있겠고 또 30~40대 맞벌이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어린 자녀들이 있으니까 보육 문제와도 연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을 해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주 최대 69시간제를 제시했어요. 일단 근무시간을 늘리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점규]
한마디로 말이 안 됩니다. 노동시간은 69시간으로 늘려야 되는 게 아니라 주 40시간으로 줄여 나가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세계 최저 출산율이 장시간 노동시간 때문이다라고 분석을 했고요. WHO에서는 55시간 이상 일하면 건강에 상당히 심각한 위협에 처한다. 그러니까 55시간 미만으로 일해라, 이렇게 권고하고 있어요. 심지어 요즘 외국에서는 과로사라는 단어를 우리 말 그대로 써서 마치 재벌, 갑질 이런 것처럼 한국은 과로사의 나라로 외국에서 평가되고 있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고요. 우리나라 선진국으로 가야 되잖아요. 근무시간을 주 5일 주 40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제 고위 당정협의회가 있었는데 김대기 비서실장의 이 발언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어떤 내용이었냐면 주 69시간 일하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니까 김대기 비서실장의 말은 근로자들에게 더 혜택을 주기 위함이다, 이런 뜻인 것 같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점규]
이번에 직장인들이 분노한 이유가 바로 이 정부가 국민을 약간 속이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래요. 사실은 정부는 주 52시간제 때문에 기업이 어렵다고 근무시간 늘리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근무시간 늘리는 게 쉽지 않으니까 몰아서 일 시키려고 해서 이번에 69시간제, 저희는 주 69시간제가 아니라 일요일 포함하면 80.5시간제라고 지금 얘기를 해 왔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부가 그게 가짜뉴스다, 극단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현장에서 보면 실제로 그렇게 일을 시키고 있어요. 직장갑질119에는 그런 제보들이 매일매일 쏟아지고 있거든요. 직장인들 반발이 크니까 마치 남 탓을 하고 계신데 사실 저는 청와대실이나 고용노동부에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직장인들이 지금 가장 고통받는 게 뭔지 아세요? 포괄임금제예요. 이 포괄임금제부터 금지시키고요. 그다음에 근무시간 기록을 의무화하시면 돼요. 내가 일한 시간을 의무적으로 사장님이 기록하게 만들면 노동시간에 대한 다툼이 사라져요.
그리고 휴가 못 쓰게 하는 것에 대해서 엄격하게 하는 것, 이 세 가지만 하면 직장인들의 노동시간 문제, 공짜야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을 상한선으로 제시했거든요. 그러니까 진의가 왜곡됐다는 발언에 윤석열 대통령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 건데 직장인들을 만족시킬 만한 대책은 위원님께서 앞서 말씀하신 그 세 가지 정도면 된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일단 그 앞에 말씀드린 세 가지, 즉 포괄임금제 금지시키고 노동시간 기록을 의무화하고 그리고 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선결조건이라는 거죠. 그다음에 노동시간을 논의해야 되는데요. 사실 대통령이 얘기하신 60시간제도 주 5일 내내 밤 11시에 퇴근하는 거예요. 이렇게 근무해야 됩니까, 우리가? 또 하루 밤 9시에 퇴근하면 주 6일 동안 일해야 됩니다. 주 60시간제는 다시 얘기하면 옛날로 돌아가자는 거예요. 지금 주 6일 근무하는 시대 아니잖아요. 저는 정부가 지금 현행 주 52시간도 길어요. 줄여나가는 방향을 설정하지 않고 늘려나가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7월에 이루어졌던 통계청의 조사 결과도 보겠습니다. 55세에서 79세 고령층을 상대로 한 조사를 했더니 평균 73세까지는 나 일하고 싶다, 이렇게 답을 하셨다고 해요.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주 6일제의 삶을 살았잖아요.
물론 저희는 지금 주 5일에 주 52시간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또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73살까지 근로를 희망하는 이 대답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너무 안타깝고 속상한 설문 결과인데요. 사실 국민연금이라든가 노령연금, 사회보장이나 노후의 보장이 잘 되어 있으면 연세 드신 분들께서 왜 일터로 나오시겠습니까? 먹고살기 어려우니까 지금 이렇게 일을 더 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사실 대표적인 선진국은 프랑스에서는 지금 정년 연장에 반대해서 국민들이 일어나서 거리로 나와서 연장 안 하겠다, 청년들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 노후 보장해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잖아요. 저는 한국 사회의 사회보장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는 안타까운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연령대별 근로 희망시간에 대해서 저희가 짚어봤는데 여기서 잠깐 언급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들은 단순히 근로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보육문제와도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한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들을 위한 해결책에는 어떤 정책이 담겨야 된다고 보세요?
[박점규]
이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저희 직장갑질119가 작년 12월에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자유롭게 못 쓴다가 절반이에요. 또 출산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이런 분들이 절반이거든요. 즉, 직장에 가면 어렵게 어렵게 아이 낳아서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오면 또 야근 때문에 아이를 돌볼 시간도 없고 연차휴가도 쓸 수 없어요. 누가 아이를 낳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지금 거의 소멸해가고 있는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인데 정말로 정부의 특단의 조치, 즉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육아휴직, 출산휴가,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노동시간은 주 5일로 줄여나가는, 이럴 때만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부분이 저출산 문제 해결과도 연관이 돼 있다고 보시는 거고요. 끝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노동약자분들 있잖아요. 비정규직이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쓰는 게 더더욱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분들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박점규]
저는 대통령과 노동부에서 계속 노동약자를 위한 정책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직장갑질119가 정부 설문조사 같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노동약자들의 경우에는 연차휴가 쓰기 어렵고 일해도 임금을 떼이는 경우가 많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역악한 조건에 있습니다. 이분들은 특히 노조가 없기 때문에 누가 나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못해요. 정부가 보장해 줘야 되는 거거든요. 이 핵심적인 문제가 바로 제가 아까 말씀드린 포괄임금제 금지시키고 노동시간 기록을 의무화시키고 그리고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면 이 노동약자, 비정규직, 20대 이분들의 권리가 조금이라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을 함께 짚어봤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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