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응급실 찾아 삼만리...환자 거부하는 병원 사정은?

[뉴스라이더] 응급실 찾아 삼만리...환자 거부하는 병원 사정은?

2023.04.03. 오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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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구급차 뺑뺑이란 말을 아십니까? 구급차들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날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 돌아다닌다는 말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데대책은 없는 건지,핵심 관계자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대목동병원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나오셨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최근 구급차에서 2시간 동안 헤매다가 사망한 10대 기사도 있었고 이런 뉴스가 종종 전해 지는 것 같아요.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시니까 실제로 하루에 몇 건 정도 구급대에서 전화가 오고 또 몇 건 정도는 되돌려보내는지, 수용 거부 결정을 하시는지 현실을 알려주세요.

[남궁인]
저는 어제 권역응급센터에서 하루종일 근무를 했고요. 대략 50통 정도의 전화가 왔는데, 하루에만. 그리고 약 50건 정도가 저희가 수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대부분 저희가 받아들이는 편이라서 약 80% 정도는 저희가 수용 가능하고요. 한 20% 정도만 수용 불가 결정을 합니다.

[앵커]
10명 중 한두 명 정도는 다른 병원을 찾아 가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치료할 병원을 못 찾아서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사례는 이번에 알려진 일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는데 요즘 들어서 부쩍 병원을 찾지 못해서 전전했다, 이런 기사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응급실 문턱이 유독 높아진 이유가 있습니까?

[남궁인]
일단은 코로나19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도 사전 연락 시스템, 그러니까 이런 환자가 가겠습니다라고 전화를 하고 가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저희가 너무 급한 환자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유동적으로 받아주고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중증, 특히 음압실이 필요해지면서 환자 이송이 와도 정말 음압실이 없으면 환자가 문 앞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확실히 중증환자의 경우는 무조건 연락을 하고 저희가 수용하는 시스템이 정착이 됐고요. 이 시스템 자체가 사실 더 안전하고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더 좋은, 개선된 시스템입니다. 다만 병상이 부족하거나 음압실이 부족하거나 특정 질환의 치료가 되지 않는 그런 경우에는 저희가 이송 불가 이야기를 드리고 그때 구급차 일명 뺑뺑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을 듣고 보니까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렇게 구급차에서 병원으로 바로 연락하는 사전연락 시스템은 있었지만 유동적으로 이게 운용이 됐던 부분이고 지금은 개선돼서 현재의 시스템으로 정착이 됐다.

[남궁인]
사실 이전에 연락을 안 하고 그냥 환자가 들어오는 시스템은 정말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저희 응급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어떤 환자가 올지 예측할 수도, 알 수도 없는데 환자들이 밀어닥치는 그런 상황이었으니까요. 당시 의료 전달 체계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약 10년 전부터 사전에 중증환자의 경우 연락을 하자, 이런 시스템을 저희가 점진적으로 만들어왔고 다만 이게 유동적으로 정말 급할 경우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그냥 받아주곤 했었는데 이렇게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응급실로 바로 연결이 되는 직통번호, 일명 핫라인이라고 하죠. 이것도 있는데 이게 거의 운영이 잘 안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남궁인]
저는 그 얘기를 사실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운영이 아주 잘 되고 있고 저희 근방에 있는 구급대원분들은 전부 다 핫라인을 통해서 저희 쪽에 문의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 서울의 모든 구급대원분들이 다 저희 핫라인 번호를 아는 게 아니어서 좀 멀리서 저희 쪽에 문의를 하시려면 ARS를 통한다든지 정식 번호를 통해야 하는데 그럴 때가 조금 문제가 생기는 걸로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이 핫라인 번호는 아주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선생님, 그러면 멀리서라고 한다면 예를 들어서 서울 지역이 아니라 저 멀리 조금 지방에서 1시간에서 2~3시간이 걸리는 지역에서 오게 되는 구급차의 경우에는 핫라인 번호를 몰라서 ARS 번호로 연결되는 경우는 있기는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남궁인]
있습니다. 그럴 때 뭔가 자동응답기로 넘어간다든지 자동응답기로 넘어가면 벌써 급한데 뭔가 더 다급해지고 화가 나거나 그러실 수도 있죠. 그런 경우가 있다는 걸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앵커]
응급실 관련 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구급대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하는 주된 이유를 보면 의사나 응급실 병상이 부족해서라는 이유가 많이 꼽혔더라고요. 그래서 병상을 먼저 보면 이게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습니다마는 전 국에 한 400곳이 넘는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부족하다는 뜻인 건가요?

[남궁인]
사실 쏠림현상 때문에 더 부족해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지금 의료전달체계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그리고 지역응급의료기관 이렇게 상위, 하위 나눠져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서 상급기관, 중급기관으로 분류가 되게 되어 있는데 사실 이전부터 이 중증병원의 환자 쏠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상급병원으로 환자들이 계속 쏠리다 보니까 저희는 위급한 순서대로 환자를 진료하지만 그렇다고 온 환자를 거부하거나 그럴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환자들을 다 보다 보면 병상이 부족해지고 중증,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병상이 부족해지면 환자가 수용 불가되는 일들이 있고. 이게 저희가 병상 부족이 이송 불가를 저희가 말씀드리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앞서 사망한 10대의 사례를 봐도 치료할 의사가 현재 수술 중이라든가 병상이 없다거나 이런 이유를 여러 병원에서 제시를 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산하 상황실도 있는데 이 상황실의 경우에는 전체 응급실 상황을 파악해서 환자 이송에 도움을 주는 곳이다, 제가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혹시 효과는 없는 걸까요?

[남궁인]
물론 효과는 있고 아주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구급대에서 환자 이송할 병원을 찾다가 없으면 상황실에 문의하고 상황실에서 대신 병원들에 전화를 돌려주는데요. 저도 소방본부에서 3년간 근무를 했는데 그 경험으로 봤을 때는 하루에 구급대에 걸려오는 전화가 보통 한 1000건쯤, 시도 단위로 1000건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상황실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20명에서 30명인데 이걸 모든 신고를 처리를, 일단 모든 병원을 다 알아볼 수 없고 게다가 현장 상황이 이런 경우는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보고 갈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서 가는 게 좀 더 빠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상황실이라는 곳이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100% 해결해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선생님, 다시 핫라인 질문으로 돌아가서요. 이게 권역을 벗어난 지역에서 오는 구급차의 경우에는 핫라인이 잘 가동 안 될 수 있다, 말씀을 하셨잖아요. 핫라인 번호는 전국의 구급차와 공유를 할 수 없는 건가요?

[남궁인]
저희는 공유를 하고 있는데 일부 어쨌든 모든 전 병원의 핫라인 번호가 모조리 공유되는 것 같지는 않고요. 이건 구급대원들의 일이니까. 저희 근방에 있는 분들은 정말 핫라인을 잘 이용하고 계십니다.

[앵커]
어찌 보면 하루에 상황실로 1000건 정도의 전화가 온다는 걸 저희가 가정을 하면 실제로 정말 다급한 응급실에 1000건이 쏟아진다고 하면 그것도 또 업무에, 응급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방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뭔가 현명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도 24시간 상황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 치료가 어려울 경우에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 24시간 상황판이 있는데 이 상황판은 잘 가동이 되고 있는 상황인가요?

[남궁인]
이것도 저희가 응급의료 전달체계 때문에 열심히 만들어놓은 체계입니다. 하지만 이게 모든 응급의료 체계가 24시간 동안 계속 변화합니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기도 하고 갑자기 응급수술에 들어가기도 하고 예기치 못하게 환자가 밀어닥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 상황판에서 저희가 24시간 동안 질환별로 수용 가능한지 여부를 표시하지만 그래도 전화를 해서 한 번은 알아봐야 합니다. 실제로 가능한지. 응급의료체계가 계속 변하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전화를 어쨌든 무조건 해야 하는 시스템이 아직도 남아 있고요, 어쩔 수 없이. 또 이게 코로나19 방역 이후로 훨씬 수월해졌지만 이제 인력 부족이라든지 병실 쏠림으로 인해서 병상이 부족해진다든지 음압실이 부족하다든지 아니면 외상 환자처럼 특수한 처치가 필요한데 수술 중이라든지 등의 이유로 수용이 어려울 때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최근에 저도 응급실을 이용할 일이 있었는데 상황이 말씀 듣고 보니까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시민의 입장에서요. 또 다른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의료진 수 부족, 이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막상 막연히 제가 보기에는 이게 단순히 의사 수가 적은 게 이유인가.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대 인기도 높다는데 의사 되려는 사람은 많다는데 의사 수가 부족한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남궁인]
실제로 저희가 중증응급의료체계를 이야기할 때 상급병원, 그러니까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의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최근 10년간 상급종합병원의 의사가 2000명 늘어날 때 개원 의사 수는 1만 3000명쯤 늘어났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선호하는 직장으로 개원가로 많은 의사들이 선택을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런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의사들의 많은 수가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고 그러다 보면 필수의료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고 뭔가 책임질 것도 많고 환자 이슈 발생 그리고 법적 부담에 방어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점차 필수의료라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이 점차 인기가 떨어지면서 저희 입장으로서는 호출 받을 의사들도 계속 줄어들고 있고요. 그래서 사명감도 필요하지만 이런 중증, 특히 상급병원들의 의사 처우 개선이 늘 나오고 있는 말입니다.

[앵커]
사명감만으로는 이렇게 24시간 항시 대기 상태로 의사들도 사람인데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부분을 짚어주신 것 같아요. 최근에 소아응급환자 문제들이 많이 언급이 되고 있고 최근에는 또 소아과 의사들이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의사들의 처우 개선을 말씀하셨는데 혹시 의료수가와도 연관돼 있는 겁니까?

[남궁인]
물론 의료수가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소아과의 경우, 환자가 많아서 그나마 이것을 벌충하고 있었는데요. 코로나 이후로 그리고 소아환자 자체가 줄다 보니까 환자 수 자체가 줄어서 개원이 불가능하거나 소아과 인기가 확 떨어졌고요.

그런데 소아과는 아주 필수의료이기 때문에 사실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이 정책적인 지원이 못 따라가고 있어서 그런 소아 중증환자가 특히 이렇게 떠도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응급의료기관을 또 구분을 하고 의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하는 게 정부의 발표 내용인데 좀 나아질지. 실제로 그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대책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방송을 통해서 말씀해 주세요.

[남궁인]
사실은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인데 1차, 2차, 3차에서도 늘 비슷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늘 의료전달 체계를 저희가 확립을 하고 또 의료진 처우 개선을 하겠다. 이런 목표인데 아직도 일명 뺑뺑이를 돌고 있는 상황이고 또 필수의료는 갈수록 사람이 없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전공은 늘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개선이 분명히 있어야겠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저희는 생각합니다.

[앵커]
선생님, 끝으로요. 병상도 있어야 하고 이 병을 잘 아는 관련 전공의들도 있어야 하고 그래야 환자를 병원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를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연관을 지을 문제인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소아응급환자의 경우 저도 최근에 경험이 있어서 가봤더니 담당할 전문의가 부족해서 되돌아가는 아기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다 포함해서 응급실 상황을 잘 아는 입장에서 아이도 그렇고 어르신들도 그렇고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 응급실을 방문하려면 어떤 경우에 해야 하는지, 또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제시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남궁인]
사실 기본적으로 저희 응급의료는 국민을 위한 필수의료라서 저희 의료진도 많은 고민을 하고 정책 시스템 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실제로 체감상 나아진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 이 응급의료 체계, 전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어떤 진통 과정 같은 거라서요. 저희는 어쨌든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구급대원에 신고를 해서 그쪽 지시를 잘 따라주심을 부탁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갑자기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에는 먼저 응급실을 찾기보다는 일단 119에 신고를 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남궁인]
119의 전달체계가 어쨌든 프로그램에 들어갈 수가 있으므로 그 현장에 있는 구급대원 말을 잘 듣고 따라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대목동병원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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