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고침 협의회, MZ노조의 상징인가? 이를 둘러싼 언론들의 보도행태는?

새로고침 협의회, MZ노조의 상징인가? 이를 둘러싼 언론들의 보도행태는?

2023.04.03. 오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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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4월 1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최근엔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이 큰 화두였죠. 대통령이 ‘최대 주 69시간 근무’ 정책에 제동을 걸었는데요. 언론에서는 MZ세대의 반대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MZ노조’라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계속 언급되고 있고요. 오늘은 관련 언론보도 행태를 지적해보신다고요. 먼저 이 새로운 노조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 김언경> 아직 엄밀하게 말하면 아직 노동조합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새로고침이라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로고침은 지난 2월 21일, 9개 기업의 노조가 모여 만들었습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등 기존 양대 노총, 그러니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는 가입하지 않은 제3의 노조들이 뭉친 것입니다. 대략 조합원 수는 8천여 명에 달합니다.

◇ 최휘> 그렇군요. 그런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최근 언론에서 굉장히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 배경은 무엇일까요?

◆ 김언경> 사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꾸준하게 노조와의 갈등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정부가 노동조합의 회계 장부 제출을 요구했고요. 건설노조애 대한 ‘금품 갈취, 채용 강요’ 단속 및 처벌 강화, 양대노총 보조금 사업 배제 등이 이어졌죠. 이런 상황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출범하게 된 것인데요. 새로고침은 이들은 ‘정치 이념 배제’ ‘불법 폭력 시위 배제’ 내걸며 기존 노조와 차별성을 보였기때문인지 정부 여당으로부터 출범 전부터 지지를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2월 23일 고농노동부가 발표한 ‘노동단체 지원사업 개편방안’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개편내용을 보면 먼저 지원대상을 기존 노동조합으로 한정된 지원 자격을 ‘근로자로 구성된 협의체 등’으로 바꾸었습니다. 특히 정부 개편내용 공고에는 “지원사업 예산(‘23년 44억)의 50%(22억)을 신규 참여 기관에 배정하여 근로자협의체, MZ노조 등 새로운 노동단체가 참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회계 관련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단체는 선정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회계장부를 제출하지 않는 양대노총에게는 정부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이죠. 이런 개편방안을 두고 노동계에선 ‘사실상 양대노총에게 주던 지원금을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에 주겠다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 무리가 아닙니다. 게다가 노동부는 3월 초에는 ‘노동조합 지원 사업에 관한 안내문’을 새로고침에에 직접 보낸 바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3월 22일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하면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자율, 공정, 상식, 새로움, 네 가지 방향성 하에서 불공정·불합리한 제도·관행을 타파하고 적법하고 합리적인 투쟁 등 새로운 방식의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변화를 꿈꾸는 미래세대를 위하여 노동개혁 완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자신들의 대화창구로 새로고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여러차례 비췄다는 점, 그리고 이에 주목한 언론인 관련 보도를 매우 많이 내놨다는 점에서 새로고침이 많이 화제가 된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휘> 그런데요. 방금 노동부의 개편안에서 MZ노조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내용이 있다고 하셨어요. 새로고침을 ‘MZ노조’라고 보고 있는 것인가요?

◆ 김언경> 그렇습니다. 제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사이트 ‘빅카인즈’에서 올 1월1일부터 3월 31일까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를 언급한 보도를 검색해보니 총 355건이었는데요. 이중에서 MZ세대라는 표현이 250건, MZ노조라는 표현이 200건에서 등장합니다. 해당 뉴스에 대한 연관어 분석에서도 MZ세대>근로시간개편안>고용노동부>간담회>윤석열대통령>밀레니얼>이정식고용노동부장관>대통령실> 치맥회동순입니다. 실제로 많은 보도에서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MZ노조라는 말이 화제가 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던 근로시간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입니다. 많은 보도에서는 윤대통령의 이런 지시가 ‘MZ노조’의 주69시간 반대 의견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했습니다.

◇ 최휘>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년부터 2012년생)를 묶은 신조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젊은 세대를 통칭하는 이 MZ세대라는 표현이 제가 알기로는 대한민국에서만 쓰고 있을 뿐 아니라 매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MZ노조는 맞을까요?

◆ 김언경> 저는 그게 가장 궁금했습니다. 새로고침은 출범 당시 2030세대 사무직과 연구개발(R&D) 직원 목소리를 대변하는 MZ세대 노동조합의 연합단체”로 소개되었습니다. 또한 언론은 이들을 ‘민주노총과는 다른 깨끗하고 준법적이고 젊고 얌전한 노조’라는 ‘민주노총 대척점, 대안’으로의 이미지만 소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일경제의 2월 20일자 사설 <정치선동·불법쟁의와 결별선언한 MZ노조에 거는 기대>를 보면 “2030세대 사무직과 연구개발(R&D) 직원 목소리를 대변하는 MZ세대 노동조합의 연합단체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21일 출범한다. 참여 노조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와 LG전자 '사람중심 노조' 등 8곳”이다 “MZ 연합노조 출범이 주목을 받는 것은 민주노총, 한국노총이라는 거대 노조와의 확연한 차별화 때문이다. 정치 선동과 불법쟁의 등 양대 노총의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결별하고 조합원 권익 향상 등 노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라고 하거든요. 이런 보도는 매일경제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여러 언론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MZ노조는 파업 불참하고 조합비 회계 공개, 정부 위원회에 참여한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하려는 노동정책의 파트너로 적합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새로고침이 정말 MZ노조인가, 그들에 대해 정말 제대로 취재하고 들여다보는 보도는 매우 부족했습니다. 정부가 그리는 새로고침이 아니라 진짜 새로고침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보도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스브스프리미엄 스프의 전형우 기자가 쓴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MZ 노조’>는 정말 눈에 띄는 보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내용을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새로고침 측은 스스로 ‘MZ노조’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준환 의장은 “LG전자 사무직 노조에는 40대, 50대 조합원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한다. 해당 노조는 사무직이라는 직종으로 모인 것이지 청년 세대의 정체성으로 모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새로고침에 소속된 노조 중 하나인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는 회사의 저성과자 해고에 반발해 대응해 왔다고 합니다. LG전자는 성과 향상 프로그램(PIP)이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직원을 저성과자로 분류해 해고하려 했는데요.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40대 저성과자 조합원의 해고를 막기 위해 법적으로 대응 중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 최휘> MZ노조라고 단정하기 어렵단 말씀인 것 같아요. 우리가 MZ세대를 말할 때,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세대라고 보잖아요. 그렇다면 MZ노조는 더욱 당당하게 자신들의 노동권익을 위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발표 내용은 마치 MZ세대 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찬성하기만 할 것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기도 하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김언경> 아까 말씀드르린 어디에나 스프스프리미엄의 기사에서는 그 점도 매우 잘 지적했는데요. ⌜MZ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변화(신민주, 정흥준)⌟라는 논문을 근거로 들면서 지금 청년 세대는 회사에서 당하는 부당대우로부터 보호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고용 안정이나 임금인상 문제에서도 절박하기 때문에 오히려 노조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2006년의 청년 중 노조에 가입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더니, 4점 만점에 2.88이 나왔었는데, 2019년의 청년은 더 높은 3.29가 나왔다.최근의 청년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노조 가입 의사가 더 높다는 뜻입니다. ‘MZ세대는 노조를 싫어한다’는 생각은 근거없는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새로고침은 어떨가요. 새로고침에 소속된 노조 중 하나인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는 지하철 비정규직 종사자의 정규직화에 비판 목소리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게 이슈화되면서 새로고침 자체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고 공정성을 중요시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인데요. 그런 인식이 사실인지 새로고침에 물었더니 새로고침에서는 “원칙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개선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한 것은 친인척 채용, 부정청탁, 점수조작 같은 불공정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애 대한 비판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죠.

◇ 최휘> 그렇군요. 그렇다면 기존 양대노총과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도 있나요?

◆ 김언경> 스브스프리미엄뉴스에 따르면 새로고침이 민주노총과 손을 잡지 않는다는 기존 언론의 보도행태들도 실제 그들에게 물어보니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새로고침 측은 “일부 언론에서 우리가 양대 노총에 비판적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협의회에 소속된 개별 노조는 당면한 이슈에 따라 기업별로 양대 노총 소속 노조와 우호적이기도, 비우호적이기도 한 상황이지만 새로고침 차원에서는 언제든 양대 노총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새로고침 소속 노조와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손을 잡고 상생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고침은 “양대 노총에 반하겠다는 조직이 아니다”며 “편견 없이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 최휘> 언론보도가 참 많았지만, 정작 새로고침 스스로 내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최휘>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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