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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에 있는 한 호텔 계단입니다.
난간 사이로 두 돌을 갓 넘긴 아기가 떨어져 숨졌습니다.
두 돌이면 한창 아장아장 걸을 때, 호기심도 많아서 보호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도 순식간에 시야를 벗어날 때입니다.
난간 사이가 너무나 넓습니다.
아이가 손만 살짝 집어넣어도 몸통이 통과하기 쉬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지하층까지 뻥 뚫렸습니다.
경찰은 안전장치가 부족한 난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대구의 유명 관광지, 수성못에 있는 호텔 예식장입니다.
이곳에서 비극이 일어난 건 일요일 낮 1시 50분쯤이었습니다.
예식장 비상계단 3층에서, 두 돌을 겨우 넘긴 아이가 난간 사이로 추락한 겁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고, 경찰이 바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실내 계단에 요구하는 난간 살 간격은 10cm 이하지만, 사고가 난 계단은 간격이 30cm에 가까울 정도로 넓었던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저희가 다 확인하는 중입니다. 지금 호텔 업주도 그렇고, 또 건축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시공사도 설계도대로 (건설) 했는지 여러 가지로 확인 중에 있습니다.]
사고가 난 호텔은 국토부 기준이 생기기 전에 허가받은 건물로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호텔 관계자 : 난간 살 기준은, 넓이 기준은 그때까지는 정해진 게 없었습니다. 정리가 좀 되면은, 경찰 조사가 끝나면 이제 보완을 해야겠죠.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사고 호텔에는 어린이 이용이 많은 키즈카페도 있었던 만큼,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안전장치가 미흡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고도 짚어봅니다.
지난 2월,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에서 6살 남아가 익수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부산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입니다.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심 1.4m의 평범한 곳이요.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생존 수영이라도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습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수영보조 기구, 킥판을 묶는 끈인 '헬퍼'가 철제 사다리에 끼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함께 강습을 받던 8살 형아의 힘으로는 동생을 구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선생님"을 외쳤지만, 수영강사는 아이들이 그저 장난치는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아들을 황망하게 보낸 부모는 눈물을 닦으며 국민께 청원합니다.
30명 이상 등 일정 규모 이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체육시설을 '다중체육시설'로 규정해, 안전의무를 적용해달라는 청원입니다.
안전요원이라도 배치해 사각지대를 줄이자는 취지인데요.
이같은 아이들의 익수사고는 한두 건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2021년 9월에도 물놀이 카페 수영장에서 6세 아이가 숨지는 사고도 있었죠.
카페 측의 해명은 "안전요원 배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 수영장뿐 아니라, 물놀이 카페나 호텔 수영장 등에서는 익수사고가 날 때마다 감시탑의 부재나 안전요원 배치 문제는 늘 쟁점이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됩니다.
제가 확인해보니, 오늘 아침 7시 기준, 2%인 천3백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습니다.
5만 명이 동의해야 소관위원회에 회부됩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충격에 빠뜨린 이른바 '마약음료'입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배포된 이 음료에 1회 투약분의 3배가 넘는 필로폰이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신종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마약과 보이스피싱 조직이 결합했다는 건데요.
마수의 손길이 학생들에게 뻗치는 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가 지하 창고, 물건이 잡다하게 쌓여있는 선반 아래 종잇조각이 붙어 있습니다.
길 모 씨는 이렇게 마약 판매책이 '던지기 수법'을 통해 두고 간 마약을 거둬와서 필로폰 10g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산 우유에 타서 이른바 마약 음료 100병을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모두 9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고, 이 가운데 6명은 어지럼증과 구토 등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 수익을 늘리기 위해 마약을 결합한 신종 범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음료를 받아간 피해자 측이 최대 1억 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고, 범행 관련자 여럿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안동현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 보이스피싱 범죄와 병행됐다는 여러 가지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통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한 두 명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역할 분담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검거한 인원은 모두 7명.
아울러, 피의자들이 이용한 SNS 계정 등도 압수수색 해서, 조직의 실체를 파악할 방침입니다.
[앵커]
문제가 된 마약음료를 보면, ADHD라고 써 있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뜻합니다.
그런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DHD 치료제의 효능이 잘못 알려져 있대요.
집중력이 좋아지는 약이다, 공부 잘하는 약이다, 이렇게요.
보시는 것처럼 유혹도 기승을 부립니다.
아예 약 포장지에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홍보 문구가 들어 있는데,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해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ADHD 치료제가 처방된 건수의 30%가 서울 강남 3구와 노원구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집중된 것도 이런 경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선 ADHD 치료제 이름을 검색하면 오픈카톡이나 텔레그램 방을 내걸고 불법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ADHD 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사고팔면 처벌받지만, 온라인에서 불법 판매 또는 광고한 행위가 지난해 259건, 올해 들어 3월까지만도 40건 적발됐습니다.
문제는 ADHD 환자가 아닌데 치료제를 오남용 하면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치료제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해 환자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데, 오남용 하면 식욕 감소와 두통, 불면증 등을 겪을 수 있고 더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지수혁 /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일반인들이 이 약을 먹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약물 부작용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나고 좀 더 심하게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거든요. 두통, 복통, 식욕 저하, 입마름 등이 있을 수가 있지만 조금 더 심하게 간다면 뇌전증 발작이 올 수도 있고….]
또, 성적향상을 목적으로 ADHD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앵커]
간식 좀 사라, 지인 경조사비 좀 대신 내달라.
부하직원에게 이렇게 압박한 경찰서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요,
서장실에 수백만 원짜리 고급 침대와 운동 기구까지 생겼습니다.
이게 맞나? 싶으시죠?
그래서 경리계장은 거듭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규정에 어긋난다고요.
돌아온 건 근무평가 최하점. 업무 배제. 그리고 인격모독성 폭언이었다고 합니다.
또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감찰 끝에 나온 결론은 피해자에게 "떠나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이었습니다.
조언인지, 종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윤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인 경조사비를 대신 내고 간식도 사비로 준비하라고 직원을 사실상 압박한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예산 집행 과정에서 꼼수를 부려 수백만 원짜리 고급 침대와 운동기구를 서장실에 들인 의혹도 받습니다.
[A 씨 / 영등포경찰서 경리계장 : (영등포서장이) 경리계장이 뭐 하는 사람이냐, 하는 일이 뭐냐, 마인드(마음가짐)가 안 돼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갑질에 시달리다 못한 계장은 진정을 넣었고, 경찰청은 한 달 넘는 감찰 끝에 서장에게 '경찰청장 직권의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경찰서장이 계장에게 개인 돈을 쓰게 하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비인격적 대우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업무 과정에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질책"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아서, 정식 징계는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청 감찰담당 관계자 (지난 14일) : 내가 같이 근무하면서 서장을 괴롭힐 자신이 있다면 복귀를 좀 하시는 게 좋을 거 같고요. 그게 아니라 그냥 툭 털어버리고 새로운 데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느냐….]
경리계장에게 인사이동을 종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감찰 책임자는 서장 인사는 청장이 단행해 절차가 복잡한 만큼, 피해자가 원하면 다른 데로 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거라고 YTN에 해명했습니다.
[영등포경찰서 동료 직원 :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생각을 하고 제 식구 감싸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지도 납득이 잘 안 되고….]
서장의 갑질을 신고한 경리계장은 우울증 때문에 병가에 들어갔습니다.
곧 병가가 종료되지만, 피해자가 떠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며 영등포서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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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있는 한 호텔 계단입니다.
난간 사이로 두 돌을 갓 넘긴 아기가 떨어져 숨졌습니다.
두 돌이면 한창 아장아장 걸을 때, 호기심도 많아서 보호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도 순식간에 시야를 벗어날 때입니다.
난간 사이가 너무나 넓습니다.
아이가 손만 살짝 집어넣어도 몸통이 통과하기 쉬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지하층까지 뻥 뚫렸습니다.
경찰은 안전장치가 부족한 난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대구의 유명 관광지, 수성못에 있는 호텔 예식장입니다.
이곳에서 비극이 일어난 건 일요일 낮 1시 50분쯤이었습니다.
예식장 비상계단 3층에서, 두 돌을 겨우 넘긴 아이가 난간 사이로 추락한 겁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고, 경찰이 바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실내 계단에 요구하는 난간 살 간격은 10cm 이하지만, 사고가 난 계단은 간격이 30cm에 가까울 정도로 넓었던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저희가 다 확인하는 중입니다. 지금 호텔 업주도 그렇고, 또 건축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시공사도 설계도대로 (건설) 했는지 여러 가지로 확인 중에 있습니다.]
사고가 난 호텔은 국토부 기준이 생기기 전에 허가받은 건물로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호텔 관계자 : 난간 살 기준은, 넓이 기준은 그때까지는 정해진 게 없었습니다. 정리가 좀 되면은, 경찰 조사가 끝나면 이제 보완을 해야겠죠.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사고 호텔에는 어린이 이용이 많은 키즈카페도 있었던 만큼,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안전장치가 미흡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고도 짚어봅니다.
지난 2월,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에서 6살 남아가 익수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부산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입니다.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심 1.4m의 평범한 곳이요.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생존 수영이라도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습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수영보조 기구, 킥판을 묶는 끈인 '헬퍼'가 철제 사다리에 끼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함께 강습을 받던 8살 형아의 힘으로는 동생을 구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선생님"을 외쳤지만, 수영강사는 아이들이 그저 장난치는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아들을 황망하게 보낸 부모는 눈물을 닦으며 국민께 청원합니다.
30명 이상 등 일정 규모 이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체육시설을 '다중체육시설'로 규정해, 안전의무를 적용해달라는 청원입니다.
안전요원이라도 배치해 사각지대를 줄이자는 취지인데요.
이같은 아이들의 익수사고는 한두 건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2021년 9월에도 물놀이 카페 수영장에서 6세 아이가 숨지는 사고도 있었죠.
카페 측의 해명은 "안전요원 배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 수영장뿐 아니라, 물놀이 카페나 호텔 수영장 등에서는 익수사고가 날 때마다 감시탑의 부재나 안전요원 배치 문제는 늘 쟁점이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됩니다.
제가 확인해보니, 오늘 아침 7시 기준, 2%인 천3백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습니다.
5만 명이 동의해야 소관위원회에 회부됩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충격에 빠뜨린 이른바 '마약음료'입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배포된 이 음료에 1회 투약분의 3배가 넘는 필로폰이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신종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마약과 보이스피싱 조직이 결합했다는 건데요.
마수의 손길이 학생들에게 뻗치는 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가 지하 창고, 물건이 잡다하게 쌓여있는 선반 아래 종잇조각이 붙어 있습니다.
길 모 씨는 이렇게 마약 판매책이 '던지기 수법'을 통해 두고 간 마약을 거둬와서 필로폰 10g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산 우유에 타서 이른바 마약 음료 100병을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모두 9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고, 이 가운데 6명은 어지럼증과 구토 등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 수익을 늘리기 위해 마약을 결합한 신종 범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음료를 받아간 피해자 측이 최대 1억 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고, 범행 관련자 여럿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안동현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 보이스피싱 범죄와 병행됐다는 여러 가지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통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한 두 명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역할 분담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검거한 인원은 모두 7명.
아울러, 피의자들이 이용한 SNS 계정 등도 압수수색 해서, 조직의 실체를 파악할 방침입니다.
[앵커]
문제가 된 마약음료를 보면, ADHD라고 써 있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뜻합니다.
그런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DHD 치료제의 효능이 잘못 알려져 있대요.
집중력이 좋아지는 약이다, 공부 잘하는 약이다, 이렇게요.
보시는 것처럼 유혹도 기승을 부립니다.
아예 약 포장지에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홍보 문구가 들어 있는데,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해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ADHD 치료제가 처방된 건수의 30%가 서울 강남 3구와 노원구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집중된 것도 이런 경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선 ADHD 치료제 이름을 검색하면 오픈카톡이나 텔레그램 방을 내걸고 불법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ADHD 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사고팔면 처벌받지만, 온라인에서 불법 판매 또는 광고한 행위가 지난해 259건, 올해 들어 3월까지만도 40건 적발됐습니다.
문제는 ADHD 환자가 아닌데 치료제를 오남용 하면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치료제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해 환자의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데, 오남용 하면 식욕 감소와 두통, 불면증 등을 겪을 수 있고 더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지수혁 /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일반인들이 이 약을 먹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약물 부작용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나고 좀 더 심하게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거든요. 두통, 복통, 식욕 저하, 입마름 등이 있을 수가 있지만 조금 더 심하게 간다면 뇌전증 발작이 올 수도 있고….]
또, 성적향상을 목적으로 ADHD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앵커]
간식 좀 사라, 지인 경조사비 좀 대신 내달라.
부하직원에게 이렇게 압박한 경찰서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요,
서장실에 수백만 원짜리 고급 침대와 운동 기구까지 생겼습니다.
이게 맞나? 싶으시죠?
그래서 경리계장은 거듭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규정에 어긋난다고요.
돌아온 건 근무평가 최하점. 업무 배제. 그리고 인격모독성 폭언이었다고 합니다.
또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감찰 끝에 나온 결론은 피해자에게 "떠나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이었습니다.
조언인지, 종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윤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인 경조사비를 대신 내고 간식도 사비로 준비하라고 직원을 사실상 압박한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예산 집행 과정에서 꼼수를 부려 수백만 원짜리 고급 침대와 운동기구를 서장실에 들인 의혹도 받습니다.
[A 씨 / 영등포경찰서 경리계장 : (영등포서장이) 경리계장이 뭐 하는 사람이냐, 하는 일이 뭐냐, 마인드(마음가짐)가 안 돼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갑질에 시달리다 못한 계장은 진정을 넣었고, 경찰청은 한 달 넘는 감찰 끝에 서장에게 '경찰청장 직권의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경찰서장이 계장에게 개인 돈을 쓰게 하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비인격적 대우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업무 과정에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질책"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아서, 정식 징계는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청 감찰담당 관계자 (지난 14일) : 내가 같이 근무하면서 서장을 괴롭힐 자신이 있다면 복귀를 좀 하시는 게 좋을 거 같고요. 그게 아니라 그냥 툭 털어버리고 새로운 데서 시작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느냐….]
경리계장에게 인사이동을 종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감찰 책임자는 서장 인사는 청장이 단행해 절차가 복잡한 만큼, 피해자가 원하면 다른 데로 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거라고 YTN에 해명했습니다.
[영등포경찰서 동료 직원 :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생각을 하고 제 식구 감싸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지도 납득이 잘 안 되고….]
서장의 갑질을 신고한 경리계장은 우울증 때문에 병가에 들어갔습니다.
곧 병가가 종료되지만, 피해자가 떠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며 영등포서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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