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우울증 갤러리 부작용...폐지만이 답일까?

[뉴스라이더] 우울증 갤러리 부작용...폐지만이 답일까?

2023.05.02. 오전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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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울증을 앓던 자녀를비극적인 사고로 잃은 부모들도 있습니다. 최근에는서울 강남에서 10대 여학생이 투신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우울증 커뮤니티에서 활동했었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기력이 없고우울해하는 자녀를 보면서속 끓이는 부모님들 많으실 거예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데 그냥 믿어주고 기다려야 하나.아니면 온라인에라도 SNS에라도 감정을 쏟아놓게 해야 하나. 그도 아니라면강제로라도 끌고 나가 바깥 공기를 마시게 해야 하나. 온라인 커뮤니티가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현실에서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을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지금 바로 함께하시죠.

[앵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백종우]
안녕하십니까?

[앵커]
제가 앞서 우울증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사실 우울증은 청소년들만 겪는 것은 아니고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우울한 감정을 겪어보고 또 이게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그런데 의학적으로는 이게 우울장애라고 해서 장애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백종우]
기본적으로 우울감은 정상적 감정입니다. 누구나 느끼고 또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도움도 되고요. 그런데 우울증은 생물학적 요인, 심리사회적 요인이 있는 뇌질환이고 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기준이 있고 장애로 불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최근에 보면 10대 청소년들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 이런 기사들이 봤습니다. 그런데 저의 10대를 생각해 보면 저도 10대 때는 우울했던 감정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 우울한 10대들이 많아진 이유가 있을까요?

[백종우]
이 시기 자체가 그런 특성도 있는데 원래 선진국이 될수록 역설적으로 산업화되고 핵가족화되면서 혈연, 지연, 학연의 힘이 약화되면서 우울증이 많이 생깁니다. 선진국일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지고요. 그래서 치료 인원은 거꾸로 늘어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2016년에 2만 6000명 정도 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치료를 받았는데 그게 2021년쯤에는 5만 8000명이 되거든요. 2배가 훨씬 넘게 증가했는데 순기능도 있습니다. 이전에 편견과 차별을 걱정하다가 실제 10대들이 치료를 받게 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실제 이렇게 많은 청소년들이 우울하다. 그리고 최근 한 5년 동안 10만 명당 자살율은 10대에서 40% 이상이 증가했기 때문에 심각성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가볍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나도 그랬어라고 말씀하시던가. 청소년기니까 이건 자연스러운 성장통이야 말하면서 그냥 치부하기 쉬운데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줄 필요가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의 경우는 정확히 이 질환에 대해서 인지도 조금 약하고 정확히 알기도 좀 어렵고요.

그래서 엄마, 아빠에 털어놓거나 아니면 주변에 털어놓기보다는 나름의 창구를 찾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온라인 커뮤니티 혹은 친구들과 같이 이용하는 SNS 이런 부분들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 이건 괜찮다고 봐야 될까요?

[백종우]
우울증이 생기면 의욕이 저하되고 학업능력도 떨어질 수 있고 또 청소년들은 우울하다고 못하고 짜증을 내고 때로는 전과 다른 행동을 하거든요. 그러면 부모님들은 여기에 화를 내기 쉽죠. 그러면 안 그래도 우울증이 생기면 아무도 나를 알아줄 수가 없구나, 믿을 사람이 없구나. 가족도 못 믿겠다. 이럴수록 SNS 같은 걸 통해서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게 되는 심리는 사실 전혀 이상한 게 아니죠.

[앵커]
그럼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저희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네요. 그렇다면 그런 SNS를 찾아가서 관련한 글을 읽거나 내가 글을 써서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거나, 이런 부분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좀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인가요?

[백종우]
SNS나 그런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누군가의 지지를 받거나 했을 때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습니다. 분명히 위로받은 친구들도 보고 있고 또 동병상련이죠. 나랑 비슷한 사람이 역시 나를 이해할 수 있구나. 그래서 이걸 해외에서는 동료상담가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멘탈헬스코리아라고 피어스페셜리스트라고 부릅니다. 청소년동료상담가. 우울증을 겪고 이겨내본 친구들이 비슷한 친구를 돕는 거죠. 이런 순기능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실제로 어른들의 경우에는 말 좀 하라고 얘기를 하고 울고 싶으면 울어야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들이 있는 거잖아요. 런데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이런 대면 대화가 어려울 경우 그냥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순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백종우]
특히 자살을 생각할 때는 끝까지 살아야겠다는 마음과 죽고 싶다는 마음이 끝까지 싸우거든요. 이걸 양가감정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때 사람을 찾습니다. 그때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가 살아낼 수 있거든요. 누군가를 찾는데 아무래도 부모나 기성세대보다는 비슷한 사람들을 찾는 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앵커]
그런데 교수님, 감정이라는 게 어쨌든 공유하는 상대방이 있으면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래서 우울증도 전염이 된다, 이런 말도 들어서 이런 감정을 또래들과 공유하는 게 좋은 기능인지에 대해서 의문입니다.

[백종우]
물론 그런 부분을 부모님들이 걱정하실 수 있죠. 우울증은 감염병처럼 전염병은 아니지만 우울한 기분은 전염됩니다. 같이 있으면 같이 우울해질 수 있는 부작용도 분명히 있죠. 그래서 이럴 때 오히려 좀 건강하고 검증된 내용, 그리고 교육받은 동료상담가들의 지원이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한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 혹시 최근에 이슈가 된 우울증갤러리 들어가 보신 적 있으세요? 저도 오늘 아침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뭔가 좀 방송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난스러운 글들, 상스러운 글들 이런 표현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다수가 모여 있는 익명적인 공간에 청소년들이 가서 진지하게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는다고 해서 우울한 감정이 해소될까,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어요.

[백종우]
그런 게 사실 SNS의 역기능이죠. 그런데 그 역기능이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보고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댓글로 언어적인 폭력을 경험하거나 했을 때 실제로 만나서 당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자살률을 심각하게 올릴 수 있다는 보고들이 최근에 계속 늘고 있고요. 실제 진료시간에서도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것이 오히려 위로받으러 갔다가 거꾸로 상처받은 이야기들을 적지 않게 듣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앵커]
이게 청소년들한테 상처가 되는 걸 넘어서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최근에 있었던 강남 투신 사건이라든지 아니면 성범죄에 또 연루가 돼서 청소년들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어서요.

[백종우]
이게 우울증 커뮤니티나 SNS의 최악의 부작용인 것 같습니다. 결국 위기 상태에 빠져 있으면 절망하죠. 또 청소년이나 초기 성인기에 부모님과 관계가 갈등이 심할 때, 또 집을 나와 있거나 상당히 취약한 상태가 되는 거죠.

이걸 이용한 범죄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보고돼 왔는데 이게 2017년에 일본에서는 한 연쇄살인범이 9명의 10대, 20대를 동반자살을 모집한다고 유인해서 살인한 사건이 벌어져서 일본에서 커다란 충격이 일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이게 앞에 말씀드린 대로 이런 청소년이 위기 상태에 있을 때 굉장히 취약한데 범죄에 이용하려면 너무 쉬운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해 주고 신뢰를 쌓다가 나중에는 여기에 대출 사기라든지 성범죄 또 심지어 이렇게 살인 사건까지. 도움을 찾으러 간 취약한 사람들을 범죄에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이 분명 있다, 이걸 알 필요는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마음이 건강할 때는, 또 정신이 건강할 때는 그런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지만 한순간에 틈이 생기면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더군다나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더 무방비로 이런 환경에 노출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실제로 더 큰 건 맞는지 이 부분도 좀 확인을 해 볼게요.

[백종우]
맞습니다. 실제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위기에 빠진 사람들이 굉장히 장기간의 연구에도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다가 또는 뛰어내렸다가 구조된 사람을 수십 년을 추적해 봤더니 대부분이 건강하게 살았답니다.

일반인보다는 조금 낮지만.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그 옆에 누가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때 범죄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더 절망하고 세상이 살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겠습니까? 그런데 이때 정말 도움을 주려는 검증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 역할이 청소년한테는 더 클 수 있고. 이걸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청소년전화 1388로 전화하실 수 있고요. 또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모바일 많이 이용하니까 모바일 상담도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다 들어줄 개 어플이 있어요. 이 어플로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저희가 우울증 갤러리 얘기를 나누고 있어서요. 이게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서 교수님도 동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백종우]
물론 폐쇄하는 건 법에 따라서 관계기관이 결정할 일인 것 같은데 저도 가보니까 최소한은 운영 기준이 너무 부족하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신 자살예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든가 또 동반자살을 모집하는 거나 이런 것들은 바로 삭제한다든가 이건 우리나라 자살예방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합법적인 운영방식이거든요.

이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하면 상당히 심각하고 이런 범죄가 계속 일어나서 그 피해를 본 분들이 여러 사람이 호소하고 있다면 매우 중하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방송 보시면서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 굉장히 주의해서 보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받아는 들이지만 만약에 보통을 벗어난 심각한 증상을 아이가 겪을 경우에 그러면 어른들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전문가를 찾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 보면 좋겠습니까?

[백종우]
아이들의 마음이 보내는 경고신호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는 것은 우울하다. 그래서 죽고 싶다. 그래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문제해결 능력이 저하되니까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겠죠. 이런 아픈 마음이 있는데 이거를 남이 보기에는 또 부모님이 잘못 보면 의지가 부족하다, 너 게을러졌다. 그러면 아픈 아이를 나쁜 학생으로 보고 화를 내게 되겠죠.

[앵커]
그러면 아이도 마음을 닫을 것 같아요.

[백종우]
그러면 더 마음을 닫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때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서 보고 듣고 말하기와 같은 생명지킴이 교육들을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부모님들도 받으실 수 있고 선생님들도 의무적으로 받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보내는 아픈 마음을 놓치지 않고 나쁜 사람으로 몰지 않는 것만 해도 그 삶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식이 나쁜 길로 빠지기 원하겠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런 처방을 알려드렸지만 실제로 교수님이 진료를 보실 때 어떻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진단을 내려줬더니 아이가 좀 더 마음의 문을 열고 부모와 대화를 하더라, 이런 케이스가 있으면 짧게 한두 가지만이라도 알려주세요, 구체적으로.

[백종우]
그런 거죠. 사실 물론 우울증은 심할수록 약물치료도 중요하고 생물학적 치료를 해야 되지만 특히 초반에 이게 우울증이라는 것을 진단받고 알기만 해도 아, 내가 아픈 거였구나.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아, 이게 이렇게 아이가 안 좋았고 거기서 공감을 하는 대화만으로도 반은 좋아질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실제 청소년, 특히 저 같으면 청년, 초기 성인기에 있는 분들을 볼 때 차마 말하지 못하던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도 치유는 시작되고. 이 일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마음이 있다면 그 방법만 제대로 우리가 배운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조언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울한 감정을 갖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모두 주위의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을게요. 지금까지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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