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1리터 마셔도 돼" 영국 석학 알고 섭외했나?

"오염수 1리터 마셔도 돼" 영국 석학 알고 섭외했나?

2023.05.16.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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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1리터 마셔도 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5일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연 기자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앨리스 교수의 이날 발언부터 하나하나 정리해 보자.

① 오염수 1리터 발언
"지금 내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 자연적인 수준의 80% 수준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 수백 리터도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② 일본 정부를 신뢰하라
"일본 정부의 정직과 신뢰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을 믿을 수 있나? 왜 못 믿나? 이 경우 신뢰가 작동해야 한다."

③ 안전한 데 왜 방류?
"해양 방류를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비용이 가장 적게 들기 때문이다."

④ 한국 시찰단에 대한 조언
"나흘간의 시찰 기간은 일본에서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기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하면 "후쿠시마 오염수는 마셔도 문제 없다"는 얘기다. 2년 전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로 한 이후 아소 다로 당시 일본 부총리가 했던 말과 같다. 당시 일본 안에서 조차 "그럼 직접 마셔라"라는 반발이 나왔을 정도다.

웨이드 앨리슨 교수는 누구?

논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국내 언론은 '영국 석학' '세계적 석학'이란 타이틀을 줬다. 그는 현재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이자 케블 칼리지의 팰로우이며 40년 이상 물리학 가운데 방사선 분야를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정보) 최근 옥스퍼드 대학교 의료물리 강좌 심화 교과서인 〈Fundamental Physics for Probing and Imaging〉에서 "핵에너지가 없다면 인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며 원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

2009년 발표한 책 제목이다. 원제는 〈Radiation and Reason- The Impact of Science on a Culture of Fear〉. 2021년에는 초판에서 내용이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국내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이때 에필로그에 후쿠시마 사고 내용을 추가했다. 그는 "후쿠시마 초기 사고로 일부 원자로가 파괴되었지만 사람들한테 노출된 방사선은 너무 과장 왜곡되었고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서술했다. 방사선과 원자력이 과장되어 왔다고 꾸준히 주장해 온 인물이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책임보다 쓰나미 대응 실패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저서에서 "방사선에 대한 안전규제의 실패로 죽은 사람은 없는 반면 쓰나미에 대한 일반적 규제의 실패는 1만 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갔다고 했다. 이러면서 "쓰나미에 대한 비판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출처 : 교보문고 책 정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알고 섭외했나?

그의 저서에는 이런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시급하고도 진정한 재앙인 기후 온난화와 싸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방사선 허용한도를 현재(연간 1밀리시버트 )보다 1000배로 올려 핵발전소 건설 비용을 대폭 낮추고, 무탄소 전원인 핵발전소를 빨리 증설하는 것이다" (출처 : 교보문고)

기후 온난화의 해법도 핵발전소에 찾는 철저한 원전주의이다. '영국 석학'과의 기자 간담회를 준비한 국책연구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한국 시찰단 파견을 앞둔 시점이라 국내 여론이 많이 신경 쓰였을 거다. 그래도 이른바 '1리터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논란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분명한 건 '석학'의 권위에 기댔어도 오염수가 안전한가 아닌가는 결국 우리 국민이 느끼는 거다. 여기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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