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판사 "벗겨진 청바지, 저절로 안 풀리는 구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판사 "벗겨진 청바지, 저절로 안 풀리는 구조"

2023.05.18. 오전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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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에서 가해자의 성범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정 검증이 이뤄진 가운데 재판부는 벗겨진 피해자의 청바지가 저절로 풀릴 수 없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17일 부산고법 형사 2-1부(최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네 번째 공판에서 피해자 청바지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CCTV에 드러나지 않은 7분 동안 A씨가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이번 검증의 핵심이었다. A씨는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세 번째 공판에서 사건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은 "바지 지퍼가 절반 이상 내려가 맨살이 많이 보이는 상태였다"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A씨 변호인을 비롯해 피해자와 피해자 변호인 등과 함께 청바지를 직접 검증했다. 해당 바지는 하이웨이스트(허리가 배꼽을 가리는 바지)로, 지퍼를 올린 다음에 벨트 역할을 하는 끈을 왼쪽으로 젖히고 금속 재질의 단추 2개로 잠그는 특이한 구조다. 최 부장판사는 30분에 가까운 검증 끝에 "저절로 풀릴 수 없는 구조"라며 "검증 조서에 기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청바지 자체가 최소한의 범죄 동기와 그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DNA 검출 결과가 나오면 성범죄 연루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소장 변경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 1층에서 피해자를 뒤쫓아가 발차기로 여러 차례 머리를 폭행해 쓰러뜨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CCTV에는 A씨는 쓰러진 피해자를 CCTV 사각지대로 옮기고, 7분 뒤 혼자 오피스텔 입구를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뇌신경 손상을 입어 한때 다리가 마비됐으며, 기억상실 장애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사건 초반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피해자 옷에 대한 DNA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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