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고 싶어서"...바쁜 일상 속 '멍 때리기' 대회

"잠시 쉬고 싶어서"...바쁜 일상 속 '멍 때리기' 대회

2023.05.22. 오전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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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1일) 서울 도심에서는 얼마나 오래 멍하게 있는지 겨뤄보는 이색적인 대회가 열렸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숨을 돌리고 싶어하는 시민분들이 한강 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혔는데요.

현장에 임형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파란 매트 위에 앉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하늘을 바라보거나,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도 있고, 바닥에 머리를 떨구고 있는 사람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은 한강 멍 때리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입니다.

[박정은 / 서울 묵동 : 멍 때리기 대회 나와서 이번 기회에 리프레시를 한번 시키고, 회사 가서는 이제 멍 때리는 일 좀 줄여보려고….]

바나나 모양 탈을 쓰거나 안전모를 쓴 사람들까지, 이번 멍 때리기 대회에는 남녀노소 70팀이 참여했습니다.

참가 신청을 한 팀만 무려 3천160팀으로 사전 경쟁률은 45:1에 달했습니다.

[윤세만 /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 일상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이 바쁘고, 그리고 여유들이 없고 심리적으로 이러다 보니까 스스로를 한번 찾아보자,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 찾아보자.]

시간이 지나자 포기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생겼습니다.

"어, 저분들 주무시는 거 아니야 하면 우리 시민분들이 제보하셔도 됩니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멍 때리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행사장 한편에는 세탁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시민들은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합니다.

15분 마다 심박수를 재, 멍 때리기에 푹 빠져있지 않은 참가자는 바로 탈락하는데 최종 우승자는 시민 투표까지 더해 정해졌습니다.

[정성인 / 최종 우승자 : 제가 이제 연기를 하면서 다른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는데 이제 손님들이 많이 훅 들어갔다가 훅 빠졌을 때쯤에 이제 좀 비는 시간이 있어요. 그럴 때 멍을 굉장히 잘 때리고요.]

잠시 숨을 고르고,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던 일요일 오후,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시민들은 휴식의 중요성을 느끼며 다시 에너지를 충전했습니다.

YTN 임형준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YTN 임형준 (chopinlhj0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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