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차 진입 금지" 갈등 여전...대책은 대화뿐?

"택배차 진입 금지" 갈등 여전...대책은 대화뿐?

2023.05.22. 오전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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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m 경사길 오르는 기사들…"차량 출입 막혀서"
"높이 낮은 지하주차장, 택배 차량 출입 불가"
지상 출입 막힌 기사들 반발…몇 주째 ’대란’
"마땅한 해결책 없다…주민·택배사 협의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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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아 촉발된 '택배 대란'이 요즘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긴 했지만, 사각지대가 많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건데요.

더욱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택배 기사가 짐이 가득 실린 카트를 끌고 경사진 길을 오릅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동까지 3백 미터 거리를 차량 없이 오가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10년 전쯤부터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고, 지하주차장만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량 높이가 주차장 입구를 넘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 보니 몇 배나 힘이 드는 일을 매번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배 기사 : 차 타고 들어갔을 땐 거의 한 30~40분 정도면 끝나는 시간인데, 이제 손수레를 끌고 이제 왔다 갔다 하면 1시간 반에서 40분에서 50분 정도 소요가 돼요.]

경기 수원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는 몇 주째 '택배 대란'입니다.

이달부터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자 반발한 기사들이 밖에다 택배를 쌓아둔 겁니다.

[택배 기사 : 무조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어떻게든 들어 와라' 이렇게 얘기하면 저희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이들 안전과 차 없는 쾌적한 환경을 위한 조치라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립니다.

[A 씨 / 아파트 주민 : 아이들이 학교에 항상 가 있을 수도 있고 안 가 있을 수 있는 아이들도 있잖아요.…전혀 협상의 여지는 없다.]

[B 씨 / 아파트 주민 : 해결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은 있는데… 의논을 좀 더 해볼 순 있겠죠? 같이.]

지난 2018년 이후 곳곳에서 비슷한 갈등이 이어지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상당수 택배차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한 겁니다.

하지만 이전에 설계된 아파트는 적용받지 않아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국토부는 현재로썬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며 주민들과 택배 기사, 업체 측이 협의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우선 택배 업체 측하고 입주민 간의 협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 정도 입장으로 이해해주시는 게 좋을 것….]

이에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최시영 / 아주대학교 공학대학원 물류시스템학과 겸임교수 : 행정 지도를 통해서 시정을 시키고 궁극적으로 이해 당사자들 간에 의견이 달라서 조정을 해주고 해결해야 될 것은 역시 정부가 나서서….]

특히, 이해 당사자들 간의 직접 대화는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중재자로서 타협점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진형욱
그래픽 : 이지희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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