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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이었을 수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었다고 판단됩니다."
서울시 재난 문자로 '대혼란'을 겪은 이후 오세훈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핵심은 "과잉 대응이지 오발령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선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 가지 가능성이 다 있습니다. 오발령의 가능성, 과잉 대응이었을 가능성, 혹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적극 행정을 했을 가능성."
한발 물러서서 오발령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고 했지만 어쨌든 오세훈 시장의 입장은 "오발령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경계경보 발령 자체는 옳았고 대응 측면에서만 과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실무자 선에서의 '과잉 대응'을 말합니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재난문자 발송 전후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6시 27분 - 북한 우주발사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
6시 29분 - 합동참모본부, 북한 위성 발사 사실 전파
6시 30분 - 행정안전부, 옹진군 방면 경보 내용 전국 지자체에 내용 공유
6시 32분 -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및 사이렌 실시
6시 41분 -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재난 문자 발송
7시 03분 - 행안부, 서울시 경보 오발령 문자 발송
7시 25분 - 서울시, 경계경보 해제 문자 발송
우리 군이 먼저 발사를 인지하고 이를 행안부가 지자체에 전파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자체에 대한 경계경보 발령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해상으로 쏘는 게 아닌 서해상으로 궤적을 그렸던 만큼 서울 지역에 위협이 될 거라 생각되진 않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행안부가 서울시 재난 문자 내용을 오발령으로 규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 발령"
행안부가 군의 요청을 받고 지자체에 공유한 내용입니다. '경보 미수신 지역'이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이 좀 걸리긴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울시에서 주장하는대로 이를 전국의 다른 지자체도 포함된 걸로 이해하려면 행안부에서 앞 부분을 "현재 시각 전국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이렇게 바꿔 보냈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실제 보낸 재난문자 내용입니다. 무엇보다 '왜 경계경보를 발령하는지'가 없습니다.
'대피할 준비'라는 표현도 문제입니다. 당장 대피하란 건지 곧 대피해야 하니 짐부터 싸라는건지가 모호합니다.
심지어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안 적혀 있습니다.
게다가 '어린이' '노약자'까지 언급하면서 긴박함을 더했습니다.
이 정도면 과잉 대응이 아니라 발령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오키나와현은 서울시보다 조금 빠른 6시 30분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문자 내용이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정부 공식 발표'이고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점, 그리고 어디로 대피하라는 게 분명합니다.
내용은 길지 않지만 필요한 내용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키나와현은 북한 발사체 비행 예상 경로에 있었습니다.
오세훈 시장 입장에선 과잉 대응을 해서라도 대비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고된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관련 재난 문자 소리를 아침 알람 대신 듣고 공포감에 휩싸여야 했던 서울 시민들의 입장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영문도 모른 채 말입니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YTN 배인수 (insu@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서울시 재난 문자로 '대혼란'을 겪은 이후 오세훈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핵심은 "과잉 대응이지 오발령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선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 가지 가능성이 다 있습니다. 오발령의 가능성, 과잉 대응이었을 가능성, 혹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적극 행정을 했을 가능성."
한발 물러서서 오발령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고 했지만 어쨌든 오세훈 시장의 입장은 "오발령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경계경보 발령 자체는 옳았고 대응 측면에서만 과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실무자 선에서의 '과잉 대응'을 말합니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재난문자 발송 전후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6시 27분 - 북한 우주발사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
6시 29분 - 합동참모본부, 북한 위성 발사 사실 전파
6시 30분 - 행정안전부, 옹진군 방면 경보 내용 전국 지자체에 내용 공유
6시 32분 -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및 사이렌 실시
6시 41분 -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재난 문자 발송
7시 03분 - 행안부, 서울시 경보 오발령 문자 발송
7시 25분 - 서울시, 경계경보 해제 문자 발송
우리 군이 먼저 발사를 인지하고 이를 행안부가 지자체에 전파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자체에 대한 경계경보 발령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해상으로 쏘는 게 아닌 서해상으로 궤적을 그렸던 만큼 서울 지역에 위협이 될 거라 생각되진 않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행안부가 서울시 재난 문자 내용을 오발령으로 규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 발령"
행안부가 군의 요청을 받고 지자체에 공유한 내용입니다. '경보 미수신 지역'이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이 좀 걸리긴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울시에서 주장하는대로 이를 전국의 다른 지자체도 포함된 걸로 이해하려면 행안부에서 앞 부분을 "현재 시각 전국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이렇게 바꿔 보냈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실제 보낸 재난문자 내용입니다. 무엇보다 '왜 경계경보를 발령하는지'가 없습니다.
'대피할 준비'라는 표현도 문제입니다. 당장 대피하란 건지 곧 대피해야 하니 짐부터 싸라는건지가 모호합니다.
심지어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안 적혀 있습니다.
게다가 '어린이' '노약자'까지 언급하면서 긴박함을 더했습니다.
이 정도면 과잉 대응이 아니라 발령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오키나와현은 서울시보다 조금 빠른 6시 30분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문자 내용이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정부 공식 발표'이고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점, 그리고 어디로 대피하라는 게 분명합니다.
내용은 길지 않지만 필요한 내용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키나와현은 북한 발사체 비행 예상 경로에 있었습니다.
오세훈 시장 입장에선 과잉 대응을 해서라도 대비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고된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관련 재난 문자 소리를 아침 알람 대신 듣고 공포감에 휩싸여야 했던 서울 시민들의 입장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영문도 모른 채 말입니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YTN 배인수 (ins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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