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는 고교 야구선수 20분간 방치...현장 의료진 없었다

피 흘리는 고교 야구선수 20분간 방치...현장 의료진 없었다

2023.06.13.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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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는 고교 야구선수 20분간 방치...현장 의료진 없었다
사진 출처 = K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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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야구선수 2명이 경기 도중 크게 다쳐 쓰러졌지만, 응급조치를 하지 못한 채 20분간 경기장에 방치된 사실이 알려졌다.

12일 KBS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 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부천고의 주말 리그 경기에서 외야 뜬 공을 잡으려던 진영고 좌익수와 유격수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경기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곧바로 그라운드에 들어왔지만, 경기장에 의무적으로 배치돼야 할 응급구조사 등 의료 인력이 없어 부상 선수들을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했다.

구급차 운전기사가 A군의 얼굴의 피를 닦는 등 초동 조치만 취했고, 진영고 체육 교사인 야구부장 B씨가 그의 머리를 드는 등 옆에서 도왔다.

선수들은 결국 119에 이송됐고, 제대로 된 응급조치조차 받지 못하는 사이 20분의 골든 타임이 흘러갔다.

이송된 진영고 A군은 안구골과 턱 등 얼굴 부위 일곱 군데 골절,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인공 뼈 삽입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완전 회복까지 2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그라운드에 물든 피를 닦아내고, A군의 사라진 치아를 찾는 것도 모두 다른 선수들의 몫이었다고 전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의료 인력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에 따르면 주말 리그 경기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되어야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주말리그 운영을 위해 구급차와 간호사 비용으로 하루 4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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