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허세 문화 때문"...출산 기피하는 진짜 이유? [Y녹취록]

"인스타 허세 문화 때문"...출산 기피하는 진짜 이유? [Y녹취록]

2023.06.19. 오전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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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정지우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얼마 전에 일타강사로 유명한 수학강사 정승제 씨가 온라인에서 이런 문화에 대해서 질타한 게 있는데 저희가 관련 영상을 준비했거든요. 이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정승제 / 수학 유명 강사 (유튜브 '정승제사생팬') :우리 때는 막 폐품 가져오라 그러고 막 그랬거든요. 왜? 국가가 못 사니까. 그때는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없었어. 무슨 오마카세 진짜. 인스타, 오마카세, 골프? 상상도 못 하는 일이지 정말. 페라리 우리나라에 한 대도 없었다. (그때는) 다 못 살았는데 아기는 많이 낳았거든? 근데 지금은 다 잘 사는데 왜 아기를 안 낳을까? 그게 인스타 때문이라니까. 남들이 나보다 형편이 좋은 걸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인스타.]

◇앵커>SNS 속의 허영심을 질타하는 영상이었어요. 그런데 SNS라는 게 모든 일거수 일투속이 다 올라가는 게 아니라 특정인이 무언가 기억하고 싶은 찰나의 순간만 찍어서 짧은 영상으로 올리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실제로 SNS를 통해서 비춰지는 부분들이 청년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친다라는 비판입니다. 그러니까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경제 수준이 훨씬 좋아져도 오히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건 SNS 때문이다라는 주장입니다. 동의하십니까?

◆정지우>사실 저 같은 경우도 벌써 5~6년 전에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라는 책을 써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인스타그램은 다들 자기 인생의 가장 화려하고 값비싼 순간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청년들 사이에 굉장히 심한 상대적 박탈감 같은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취지로 계속해서 글도 써오고 이야기도 해 오고 있는데요.

물론 인스타그램 중심의 전시 문화, 특히 전시라는 게 다른 게 아니라 각자의 가장 값비싼 순간을 전시하는 그런 문화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에서의 서열을 드러내는 문화들이 너무나 노골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죠.

이런 것들이 상대적 박탈감, 요즘 말로 상박감이라고 하는데 이런 상박감들을 조장하고 있다, 이런 말에는 저도 상당히 동의하고 있는데 물론 이런 것만 가지고 이것이 저출산, 결혼하지 않는 것의 원인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면은 있지만 어쨌든 그런 문화가 상당히 청년 세대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앵커>그럼 반대로 이런 SNS에 피드를 올리는 분들 보면 내가 내 돈으로 열심히 벌어서 나를 위한 선물을 해 주고 내 돈으로 나의 인생을 즐기는 것인데 이거 한 장 올렸다고 해서 내가 왜 지탄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라고 항변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어떤 말씀 해 주고 싶으세요?

◆정지우>물론 우리가 자기 스스로의 소비 생활을 타인들에게 드러내고, 이런 것들은 당연히 문제가 안 될 수 있죠.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타인들이 소비하는 것을, 그 화려한 소비를 보고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되게 박탈감과 불안함과 도태되는 마음 같은 것들을 느껴서 강박적으로 그것들을 모두가 좇기 시작한다면 그거는 그 사람, 최초에 그걸 전시한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사회 문화 전반의 문제적인 현상으로 끌려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데 사회의 다양한 좋은 기준들이 있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꼭 아주 비싼 프러포즈가 아니더라도 되게 독창적인 재미있는 프러포즈... 이런 사회라면 그런 사회가 전부 똑같이 몇백만 원의 호텔 패키지에 다 같이 강박적으로 몰리고 있고 거기서 굉장히 불안감과 강박을 느끼고 있다면 그 사회 문화 현상 자체가 문제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면이 있다. 특정인을 비판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 문화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거죠.



대담 발췌 : 김서영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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