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상습 침수' 강남, 미리 알려준다지만 "여전히 불안"

[현장점검] '상습 침수' 강남, 미리 알려준다지만 "여전히 불안"

2023.06.19. 오후 11:2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장마철을 앞두고, YTN이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현장을 찾아 폭우 대비 상황을 점검하는 기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엔 폭우 때마다 물바다가 되는 서울 강남역 거리를 찾았는데요,

올해부터 침수 위험을 미리 알린다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탓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임형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거리가 흙탕물에 잠겨 강처럼 변했습니다.

버스와 승용차는 물속에 그대로 멈춰 섰고, 시민들은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힘겹게 걸어갑니다.

지난해 8월, 시간당 110mm 넘게 폭우가 쏟아졌을 때 서울 강남 한복판의 모습입니다.

특히, 주변보다 10m 이상 낮은 강남역 일대에는 고지대에서 흘러들어온 빗물이 고이기 일쑤라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침수가 5차례나 되풀이됐습니다.

[윤여권 / 경기 의정부시 : 여러 사람들이 죽고, 황당한 일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사실 신경은 쓰여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까.]

서울시는 산사태나 지진처럼, 올해는 침수에도 미리 위험을 알리는 예보와 경보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간당 강우량이 55mm가 넘을 경우 예보가 발령됩니다.

상황이 더 심해지면 경보를 내려서 도로 통행을 막거나 침수 취약 지역 주민의 대피를 돕는 조치를 취하는데, 언제 경보에 들어가는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지역마다 상황과 조건이 달라서, 각 자치구가 CCTV 영상과 현장 점검을 통해 경보 발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집중호우 때도 순식간에 건물 지하와 도로가 물에 잠긴 만큼, 신속히 대응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침수를 본 상황에서 경보를 발령하면 그건 벌써 한 타임이 늦은 거죠. 시간당 150mm가 올 때는 도로 진입을 제한하든가,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 서울 강남 도심에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가 많은 탓에 빗물이 땅에 스며들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서울시도 고인 물이 하천으로 빨리 빠져나가게 하는 대심도 빗물 터널을 지어서, 배수 용량을 시간당 95mm 수준에서 110mm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예산만 9천억여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라, 계획대로 오는 2027년까지 완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결국, 최소 몇 년간은 폭우가 쏟아져도 침수 자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겁니다.

올해도 많은 비가 예고된 만큼 지난해 같은 침수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임형준입니다.




YTN 임형준 (chopinlhj06@ytn.co.kr)
촬영기자;김대경·신홍 그래픽;권보희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