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려고 무단이탈? 간호장교 첫 단독 인터뷰 "악의적 제보·軍에 실망"

BTS 보려고 무단이탈? 간호장교 첫 단독 인터뷰 "악의적 제보·軍에 실망"

2023.06.21. 오후 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BTS 보려고 무단이탈? 간호장교 첫 단독 인터뷰 "악의적 제보·軍에 실망"
기사와 관계 없는 이미지 [출처 = YTN]
AD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 씨를 보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는 의혹을 받은 간호장교 A 씨(20대·여)가 YT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진 보러 간 것 아냐, 업무 협조 요청 받아서 간 것"

A 씨는 21일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5사단 방문은 해당 부대 간호장교로부터 예방접종 업무 협조 요청을 받아서 간 것이었으며 진 씨를 보기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니다. 약품 교류 또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라고 해명하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A 씨는 "예방접종을 할 때 보통 신교대에서 1~2시간 사이에 200~300명에게 주사해야 한다. 5사단 전체에 간호장교가 3명뿐이어서 애초에 인력이 부족했고, 마침 사단 전체가 전투 휴무여서 사단 의무대에도 협조 요청을 하기 어려웠다"라며 "저희(간호장교)에게는 업무 협조가 당연한 거였다. 의무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라 서로 도와야 했고, 선배들도 유선으로 협조했다고 들었다. 선의로 한 행동을 제보자가 왜곡했다"라고 주장했다.

"진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도 없었다"

또한 A 씨는 당시 장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진 씨를 구별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방접종 행위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1시간 동안 200여 명을 접종하는 상황에서 얼굴을 볼 여력은 없었다. 다만 보통은 주사를 맞고 바로 돌아서서 가는데, 접종 도중에 누군가 특이행동을 하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접종이 끝난 뒤 5사단 간호장교와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소리를 지른 사람이) 진이었던 거 같은데'라는 말을 들었다. 이 또한 추측이었을 뿐 실제로 진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주일 전에도, 당일에도 의무반에 알렸다"

A 씨는 "저는 5사단 방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방문 일주일 전과 당일에도 의무반에 알렸다. 군의관님께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도 갖고 있다. 의무반은 근무 여건상 응급대기도 나가야 하고 사단 의무대에 물품 수령하러 갈 때도 많은데, 대대장님께 일일이 보고를 하고 간 적이 없었다. 왜 이번 건만 무단이탈이라고 하는지 의아했다. 부대원 입장에서 위에서 잘못했다고 하니까 잘못한 줄만 알았다"라고 말했다.

"약 빌려주는데 참모총장 보고? 말도 안 돼"

약품 무단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옆 부대에 약 빌려주는데 참모총장에 보고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예외 상황이 있는 것인데, 징계대상사실에 말이 안 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육군 규정에 보면 의무장비나 물자를 관리하는 담당자 1순위가 간호장교로 돼 있다”라며 “담당자인 제 판단 하에 오메졸(제산제) 2통을 빌려줬고, 이후 의무반장님께 보고하고 전산에 입력해 근거까지 남겼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A 씨는 무단이탈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당초 감찰 조사에서는 '지휘관인 대대장에게 보고를 안 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추후 변호사와 변론 준비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의 1차 지휘관은 의무반장(군의관)이며, 5사단 협조 요청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의무반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으므로 무단이탈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들은 뒤 상황을 다시 살폈다.

"명확한 근거 담긴 사실확인서까지 제출했는데..."
의무반장 (군의관)의 진술이 담긴 사실확인서, 의무장비·물자 관리·감독에 대한 육군 규정 [김경호 변호사 제공]

이 같은 내용들이 담긴 증거들을 제출하고 조사 결과를 기다리던 A 씨는 갑작스러운 징계위원회 취소와 수사 의뢰 결정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관련 증거들을 이미 제출한 상태였고, 법무부에서 의무반장님에게만 확인해도 무단이탈과 무단유출이 아예 성립되지 않는데,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 내용을 보니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았다. 변호사님도 의아해하며 징계장교님(군법무관)에 연락해 '1차 지휘관인 의무반장을 조사했느냐'라고 물었더니 ‘조사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의무반장님은 조사를 받은 적도 연락을 받은 것도 없다고 했다. 이에 다시 물으니 ‘대대장님을 조사했다’고 말이 바뀌었다. 명확한 근거가 담긴 사실확인서까지 제출했는데 갑자기 징계위를 취소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

A 씨는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을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수사 의뢰까지 간 것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하며 "법무관님들이 전문가니까 조사하면 간단히 해결될 거라고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1차 지휘관이 의무반장인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왜 대대장에게 보고를 안 했냐고 하고, 나중에는 의무반장을 조사했다고 거짓말까지 하니 더 이상 신뢰가 가지 않는다.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라고 토로했다.

향후 대처와 관련해 A 씨는 "악의적인 제보 하나만으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위에서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당한 부분이 있어서 변호인이 징계위원회에 알리니까 오히려 수사 의뢰를 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으니까 이렇게 되는구나, 적극적으로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된다고 깨달았다”라며 “증거도 최대한 모았다. 우선 변호사님과 수사 진행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추후에 제보자와 최초 보도한 기자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의사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한 매체는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간호장교 A 씨가 부대 승인 없이 진 씨를 보기 위해 그가 복무 중인 5사단 부대를 방문, 진 씨에게 유행성 출혈열 2차 예방접종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A 씨의 근무지 무단이탈 및 의약품 무단 유출 의혹이 제기됐고, "간호장교라는 지위를 이용한 스토킹"이라며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A 씨는 앞서 3월 군에 접수된 민원으로 1차 감찰 조사, 2차 법무 조사를 마치고 최종 결과 및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전달받았다. 당시 군 당국이 통보한 징계대상사실에는 '근무시간 중 지휘관의 허가 없이 근무지 이탈', '참모총장 승인 없이 군수품인 의약품 오메졸캡슐 2통을 다른 사단 신교대로 무단 유출' 등이 있었다. 그런데 하루 전 징계위를 취소하고 군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YTN 최보란 (ran613@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