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대출' 내부고발했더니 '대기발령'

'셀프 대출' 내부고발했더니 '대기발령'

2023.06.27. 오전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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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이 보도한 지역농협 간부급 직원의 이른바 '셀프 대출'은 대출 감독 업무를 맡은 직원의 내부 고발로 불거졌습니다.

직원은 맡은 역할에 충실했던 건데, 오히려 근무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었다고 대기발령까지 당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역농협의 대출 업무를 책임진 상무가 규정을 위반해가며 부인 명의로 '셀프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은 한 직원의 내부 고발로 알려졌습니다.

대출 감독 업무 담당 직원은 지난 2020년 12월 문제를 파악하고 한 달 뒤 조합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지역농협은 보고 내용을 토대로 나흘 동안 자체 감사를 벌였지만 상무에 대한 징계나 인사 조치 없이, 대출금을 조속히 갚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지역농협이 사건을 은폐한다고 판단한 직원은 '셀프 대출'을 벌인 상무가 계속 대출 업무를 맡으면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것 같다며 상급 기관인 농협중앙회에 보고했습니다.

감사에 나선 중앙회는 규정보다 8억 7천여만 원이 더 대출돼 해당 상무에 대한 형사 고소가 필요하다고 결론 냈습니다.

직원의 내부 고발로 문제가 알려진 셈인데, 정작 이 직원은 지난해 12월 대기발령을 당했습니다.

사유는 농협에 부정적인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근무 분위기를 저해하고 민원인에게 불친절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해당 직원은 부당 대기발령이라며 구제를 신청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직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난 4월, 위원회는 지역농협 측의 조치는 내부 고발에 대한 징벌적 성격으로 보인다며 복직과 함께 밀린 임금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지역농협은 직원을 지노위 결정에 따라 복직시켰지만, 여전히 대기발령은 정당했다는 입장입니다.

[경기 여주시 지역농협 관계자 : 시중에 떠도는 얘기와 같이 그런 내부 제보 때문에 본인한테 불이익한 페널티를 준 그런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셀프 대출' 논란을 일으킨 전직 상무는 지역농협 본점에서 징계도 없이 대출 업무를 맡고 있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했던 대출 감독 담당 직원은 현재 마트에서 물건 정리와 배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그래픽 : 이지희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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