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 지하차도 '역주행' 차주 "탈출한 건 본능이었다"

궁평 지하차도 '역주행' 차주 "탈출한 건 본능이었다"

2023.07.18. 오전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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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평 지하차도 '역주행' 차주 "탈출한 건 본능이었다"
KBS 9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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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극적인 '역주행'으로 탈출에 성공한 시민이 "만약에 가만히 1분 정도 거기 있었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차도를 역주행하며 주변 차에 대고 "차를 빼라!"고 외쳐 화제가 된 구민철(55)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 씨는 사고가 벌어진 지난 15일 오전 8시30분께 해당 지하차도에 진입했다. 인근 미호강에서 제방이 붕괴하면서 흙탕물이 차도로 밀려든 시점이었다.

구 씨는 "(사고 당시) 앞에 있는 버스가 비상등을 켜길래 (차에서 내려) 앞을 보니 웅덩이가 차 있더라"라고 전했다. 이어서 "(다시) 내 차에 탔을 때는 (물이) 버스 뒷바퀴까지 갔었다"면서 "(역주행하지 않고) 차를 돌렸을 때는 (물이) 제 차를 아마 먹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구 씨의 앞에 있던 버스는 사망자 5명이 나온 747번 급행 버스다.

그는 따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구 씨는 "(탈출한 건) 본능이었다"라며 "제가 1차선으로 역주행했는데, 2차선으로 다른 차들이 붙더라. 창문을 내려서 계속 (차를) 돌리라고 손짓을 하면서 역주행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에서 구 씨는 자동차 창문을 열고 주변 차들을 향해 "물 차. 사장님 빼! 빼!"라고 긴박하게 소리치며 연신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 구 씨의 다급한 외침에 일부 차량은 구 씨 차량을 따라 차를 돌려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15일 사고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9명이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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