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없었다...해병대 '무리한 수색' 비판 [앵커리포트]

구명조끼도 없었다...해병대 '무리한 수색' 비판 [앵커리포트]

2023.07.20.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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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또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끝내 숨진 겁니다.

해병대 1사단 소속 스무 살 일병이던 A 씨는 그제부터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인근 수색에 투입됐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전 9시쯤.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습니다.

곧바로 수색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해병대와 육군, 소방대원 수백 명이 늦은 밤까지 투입됐습니다.

해병대와 육군 50사단은 삼강주막에서 선몽대까지 20km 구간을, 소방당국은 선몽대에서 보문교까지 12.2km 구간을 수색했고,

A 씨는 어젯밤 11시 10분쯤 내성천 고평대교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사고가 난 내성천은 전날 투입된 장갑차조차 5분 만에 철수할 만큼 유속이 빠른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A 씨는 구명조끼를 비롯한 어떠한 구호 장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없었던 셈입니다.

대신 장병들은 '인간 띠'를 만들어 실종자를 수색했습니다.

'로프' 없이 사람과 사람이 일렬로 띠를 만들어 물속을 걸어 다니는 수색 방법인데요.

한 주민은 내성천이 보통 강과 달라 계곡처럼 갑자기 아래로 빠지는 구조인데 왜 가운데까지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해병대 1사단 측은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건 공개된 사실이라며,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고 지반이 갑자기 무너질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유족은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맨몸으로 급류에 떠민 건 살인과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종 장병 부모 : 그 구명조끼 얼마나 한다고 구명조끼도 안 입히고 수색을 시키느냐고.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이게?]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병대는 결국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이유 등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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