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숨진 초등학교 학부모 "아이들 위해 근조 화환 잠시 멈춰달라"

교사 숨진 초등학교 학부모 "아이들 위해 근조 화환 잠시 멈춰달라"

2023.07.20.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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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학부모가 "근조 화환을 보내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20일 서초구 맘카페 게시판에 자신을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의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똑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으로 국화꽃을 놓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학교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슬픈 일이 생긴 곳인 동시에 또한 어린이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A씨는 "곧 방학이고, 학교와 부모들이 간단하게 정리해 상황을 잘 설명한다면 아이들도 조금은 이해할지 모르겠다. 부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큰 슬픔과 대의가 먼저니까 작은 슬픔은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해결책 때문에 우리 모두 유소년기 트라우마를 한두 개씩 안고 살기 시작한 거 아니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서 "근조 화환을 멈춰달라는 게 애도를 멈추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진실 규명해야 하는 사건을 아이들에게 트라우마 없이 잘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해당 글은 "아이들도 선생님에 대한 추모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아이들이 받았을 충격이 걱정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 누리꾼은 "부모와 학교가 함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화하고, 또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1학년 담임교사 B씨(23)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지난해 3월 임용된 신규 교사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교원단체는 "B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특정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초등학교 교장은 "(B씨가 맡은) 학급에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며 "모든 교직원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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