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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상가 건물 주차장 출입구에 일주일 동안 차량을 세워 통행을 가로막은 이른바 '알박기'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서로 관리비를 받으려는 건물 관리단 사이 다툼이 문제의 발단이었는데요.
서울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벌써 넉 달째 애꿎은 주민들이 10층이 넘는 집까지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사연인지 임예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1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한여름에 비상계단을 오르내립니다.
바로 건물 12층부터 14층 사이에 사는 오피스텔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은 벌써 넉 달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까지 바로 가지 못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합니다.
오피스텔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운행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낮에는 11층까지 운영하는 상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지만, 상가가 문 닫는 저녁 6시부터 오전 9시 사이에는 사실상 1층부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13층 주민 : 노인분들도 계셔서 넘어지신 분도 있고 다리가 안 좋으신데 여기 부여잡고 왔다 갔다 하시는 분도 있고. 택배는 1층에 그냥 상가들 왔다 갔다 하는 곳에 놔서 어떤 분은 훼손된 상황도 있었고….]
[이현미 / 13층 주민 : 저는 심지어 저번 달에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주말에 열이 나는데, 주말엔 엘리베이터가 안 열려요. 그래서 병원도 못 가고….]
문제의 발단은 바로 '관리비'입니다.
그동안 건물에는 상가와 오피스텔이 각각 관리단을 꾸려왔는데, 올해 초 바뀐 상가관리인이 건물 전체에 대한 관리권을 주장하면서 어색한 동거가 깨진 겁니다.
주민들은 기존과 같이 오피스텔 관리단에 관리비를 내자, 상가관리인이 지난 4월부터 1층과 오피스텔을 오가는 엘리베이터 가동을 임의로 중단했다고 말합니다.
오피스텔 관리단도 상가관리인의 자격을 문제 삼아 관리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경순 / 오피스텔 관리단 총무 : 6개월 만에 관리인 자리에서 박탈을 당한 사람입니다. 그런 전력도 있는 사람이에요. 거의 8억여 원의 미납 관리비가 있는 회사입니다.]
최근 법원도 주민들이 당장 겪는 불편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가동 중단을 풀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상가관리인은 안전점검을 이유로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서명교 / 상가 관리단 관리인 : 변경된 케이블을 원상 복구하는 과정에서 지금 엘리베이터 사용을 중지시키고 수리를 하려는 과정에 있습니다. 관리비 미납이라든가 그런 관계하고는 전혀 무관하다는….]
이에 주민들은 관리비 미납으로 엘리베이터를 멈춘다는 통보 외에는 어떤 안내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미 경찰 고소도 여럿 접수돼 있지만, 오피스텔 관리권을 둘러싼 상가관리인과 오피스텔관리단의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 공권력도 섣불리 개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
앞서 최근 인천에서 벌어진 '주차장 알박기'도 건물에서 관리단 사이의 관리비 다툼이 화근이 되는 등 갈등의 불씨는 곳곳에 잠재해있습니다.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피해는 오롯이 애꿎은 주민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 윤지원
그래픽 : 김효진, 이원희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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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가 건물 주차장 출입구에 일주일 동안 차량을 세워 통행을 가로막은 이른바 '알박기'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서로 관리비를 받으려는 건물 관리단 사이 다툼이 문제의 발단이었는데요.
서울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벌써 넉 달째 애꿎은 주민들이 10층이 넘는 집까지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사연인지 임예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1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한여름에 비상계단을 오르내립니다.
바로 건물 12층부터 14층 사이에 사는 오피스텔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은 벌써 넉 달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까지 바로 가지 못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합니다.
오피스텔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운행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낮에는 11층까지 운영하는 상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지만, 상가가 문 닫는 저녁 6시부터 오전 9시 사이에는 사실상 1층부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13층 주민 : 노인분들도 계셔서 넘어지신 분도 있고 다리가 안 좋으신데 여기 부여잡고 왔다 갔다 하시는 분도 있고. 택배는 1층에 그냥 상가들 왔다 갔다 하는 곳에 놔서 어떤 분은 훼손된 상황도 있었고….]
[이현미 / 13층 주민 : 저는 심지어 저번 달에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주말에 열이 나는데, 주말엔 엘리베이터가 안 열려요. 그래서 병원도 못 가고….]
문제의 발단은 바로 '관리비'입니다.
그동안 건물에는 상가와 오피스텔이 각각 관리단을 꾸려왔는데, 올해 초 바뀐 상가관리인이 건물 전체에 대한 관리권을 주장하면서 어색한 동거가 깨진 겁니다.
주민들은 기존과 같이 오피스텔 관리단에 관리비를 내자, 상가관리인이 지난 4월부터 1층과 오피스텔을 오가는 엘리베이터 가동을 임의로 중단했다고 말합니다.
오피스텔 관리단도 상가관리인의 자격을 문제 삼아 관리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경순 / 오피스텔 관리단 총무 : 6개월 만에 관리인 자리에서 박탈을 당한 사람입니다. 그런 전력도 있는 사람이에요. 거의 8억여 원의 미납 관리비가 있는 회사입니다.]
최근 법원도 주민들이 당장 겪는 불편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가동 중단을 풀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상가관리인은 안전점검을 이유로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서명교 / 상가 관리단 관리인 : 변경된 케이블을 원상 복구하는 과정에서 지금 엘리베이터 사용을 중지시키고 수리를 하려는 과정에 있습니다. 관리비 미납이라든가 그런 관계하고는 전혀 무관하다는….]
이에 주민들은 관리비 미납으로 엘리베이터를 멈춘다는 통보 외에는 어떤 안내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미 경찰 고소도 여럿 접수돼 있지만, 오피스텔 관리권을 둘러싼 상가관리인과 오피스텔관리단의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 공권력도 섣불리 개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
앞서 최근 인천에서 벌어진 '주차장 알박기'도 건물에서 관리단 사이의 관리비 다툼이 화근이 되는 등 갈등의 불씨는 곳곳에 잠재해있습니다.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피해는 오롯이 애꿎은 주민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 윤지원
그래픽 : 김효진, 이원희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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