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 서 있는 노인들 폭행한 30대 男 "기억에 없다" 주장

횡단보도에 서 있는 노인들 폭행한 30대 男 "기억에 없다" 주장

2023.07.26.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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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을 폭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고 KBS가 보도했다.

25일, 제주동부경찰서는 폭행 및 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낮 제주시 화북동의 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80대 남성의 머리 등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두세 차례 때려 쓰러트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16일에도 제주시 도련동 제주축산농협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70대 여성을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해 지난 20일 A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A씨는 "기억이 없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한 것으로 보고, 사전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9일 제주시 건입동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도 주차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폭행하고, 12일에는 국립제주박물관 버스정류장 인근에 서 있던 20대 관광객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폭행한 것이 드러났다.

앞서 노인 폭행 사건 피해자의 가족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할아버지가 횡단보도에 가만히 서 계시다가 안경이 날아갈 만큼 얼굴과 머리를 여러 번 맞았다"면서 "머리를 너무 맞아 정신을 잃을 것 같아 고가의 보호안경도 찾지 못하고 왔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가족은 "할아버지의 머리를 그렇게 두들겨 팬 이유는 횡단보도에 서 있어서 그랬다고 한다"라며 "(할아버지께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나가기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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