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통제하자 "당신이 경찰이야?"…서이초 '학부모 민원 사항' 공개

도로 통제하자 "당신이 경찰이야?"…서이초 '학부모 민원 사항' 공개

2023.07.28.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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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통제하자 "당신이 경찰이야?"…서이초 '학부모 민원 사항' 공개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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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교사가 일부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부모들이 올해 1학기 동안 해당 학교에 제기한 민원 내용이 공개됐다.

27일 JTBC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23학년도 1학기 서이초 학부모 민원 내역'을 바탕으로 "지난 5개월간 교무실에 공식 접수된 민원만 11건이고, 교사 개인이 받은 민원은 셀 수 없이 많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학부모가 '후문 앞 도로가 혼잡하다'고 민원을 넣어 교감과 보안관이 도로 주변을 통제했는데, 8일 뒤 다른 학부모가 '왜 도로를 통제하냐'고 항의했다. 이 학부모는 차에 앉아 "당신이 경찰이냐"며 욕을 하더니 사흘 뒤 교육청에 '통제가 과했다'는 취지의 민원까지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교사가 학생이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아 학부모에게 "교과서를 준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학부모가 "선생님이 교과서를 안 주신 것 같다"며 학교를 찾아왔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민원은 교감의 중재로 마무리됐다.

교사의 교육에 대한 민원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생활과 교과지도, 수행평가에 대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더니 "담임과 면담해 고치겠다"는 교감의 답변을 받고도 나흘 뒤 추가 민원을 넣었다. '6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교감은 또다시 담임을 면담했고, 학부모는 이행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1학기 민원 내역 맨 마지막 줄에는 지난주 학교에서 숨진 교사에게 들어온 민원도 적혀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숨진 교사가 지난해부터 10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업무 어려움을 토로하며 상담을 요청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이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교사는 이번 달에만 상담을 3건 요청했고, 그 가운데 2건이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다치게 한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 내용이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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